오늘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EU의 반독점 규제법 압박에 못이긴 애플이 타사 NFC 결제 방식을 경쟁사들의 앱에도 개방하겠다고 EU에 제안했고 EU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하네요. 이러한 변경사항을 애플은 오는 25일까지 변경사항을 이행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빠르면 이달 말부터 EU의 아이폰으로 삼성페이나 구글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이 기사를 바탕으로 앞으로 애플의 행보와 그로 인해 우리나라는 어떤 영향을 받을지 뇌피셜을 굴려보겠습니다.
EU는 2020년부터 조사를 시작해 2022년에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잠정적으로 결정한 후 심층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디지털 시장법이 시행됨에 따라 애플이 제1타겟이 되어 어마어마한 과징금 폭탄을 받아들었죠. 그로 인해 애플은 타사의 NFC 기능 접근을 개방했고 IOS에서 제3자 앱마켓을 출시하는 것까지 허용했습니다. 폐쇄적이었던 애플의 울타리가 사실상 완벽하게 무너진 것이죠.
지금까지는 애플에서는 애플페이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탭앤고 기능에 대한 접근 제한을 풀면서 아이폰에서도 삼성페이나 구글페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갤럭시는 이전부터 삼성페이와 구글페이를 모두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이제 아이폰에서도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죠.
애플은 그동안 사용자의 보안을 이유로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해왔는데 이제 그것도 옛날 얘기가 되는 날이 머지 않은 듯합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EU 지역에 한해서이긴 하지만 전 세계 아이폰에도 적용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애플이 탭앤고 기능을 개방하고 삼성이 이를 받아들여 아이폰에 실제 삼성페이가 탑재되더라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쓰는 삼성페이처럼 쓸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삼성페이는 MST 방식과 NFC 방식 모두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이폰에는 MST 결제 모듈이 탑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애플페이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면서 꽤 많은 곳에서 NFC 결제 방식을 지원하게 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MST 결제 방식이 강세죠. 쉽게 설명하면 삼성페이는 우리나라에서 쓰는 어떤 카드 단말기에서 결제가 가능하지만 애플페이는 NFC 마크가 찍혀 있는 단말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애플페이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애플페이는 우리나라에서 생각보다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고작 애플페이 하나 때문에 잘 쓰고 있는 카드 단말기를 굳이 NFC를 지원하는 단말기로 바꿀 이유도 없고, 그 비용은 사업주가 온전히 다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죠.
각 카드사에서 NFC 결제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단말기를 교체하는 데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아이폰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우리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애플의 탭앤고 개방이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때의 얘기겠지만 그렇게만 된다면 생각보다 아이폰으로 교통카드를 결제할 수 있게 되는 날이 빨리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교통카드의 대부분은 NFC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티머니는 작년 하반기에 이미 아이폰에서 티머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과 꾸준히 논의하였고 필드 테스트까지 완료한 상태죠. 그러나 애플과의 수수료 협상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애플페이로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이 우리나라 아이폰의 탭앤고 기능을 개방한다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좀 더 빠르게 아이폰에서도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감히 예상해봅니다. 티머니와 애플 간의 수수료 문제가 비단 이러한 문제에만 얽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수많은 협상 테이블 중 하나를 치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으로 볼 수는 있죠.
실제로 티머니는 티머니페이를 운영하고 있고 티머니가 적극적으로 애플을 공략해 티머니페이에 대해 탭앤고 기능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한다면 아주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의 티머니페이는 아이폰에 티머니 스티커카드를 붙여 충전식으로만 사용할 수 있죠. 이 뇌피셜이 현실이 된다면 더 이상 귀찮은 스티커 따위는 붙이지 않아도 될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이렇게 EU가 풀어놓은 독에 애플이 두손 두발 다 들고 있는 현재 상황에, 추후 우리나라에 미치게 될 영향까지 뇌피셜로 한번 풀어봤습니다. 처음 그 기사를 보자마자 ‘아이폰에서 삼성페이? 그럼 교통카드는?’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그리 멀지만은 않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갤럭시폰과 갤럭시워치를 사용했을 때 교통카드를 편하게 쓸 수 있다는 게 특히 좋았었는데 하루 빨리 아이폰에서도 그런 날이 오기만을 오늘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