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찰나
'엄마 내 얼굴 가까이에 와서 웃어봐'
본가로 향하는 차 뒷좌석에서 나는 아이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활짝 웃었다.
'엄마 왜 이렇게 자글자글 주름이 생기지?'
'근육을 움직이니까 얼굴 표정은 근육을 움직이면서 만들어 내는 거야 자주 사용하는 근육은 얼굴에 남아있게 되거든. 화난 표정을 많이 지으면 얼굴에 화남이 남아있고 자주 웃으면 얼굴에 웃음이 묻어있지. 엄마는 어때? 화난 주름이 남아있어? 웃는 주름이 남아있어?'
'엄마. 엄마는 예쁜 주름만 남아있어. 얼마나 사랑스러운데'
아이의 말에 늘 천덕꾸러기였던 나의 얼굴 주름들이 한순간 미의 척도에 끼어드는 순간이었다.
미간을 찡그리는 버릇이 있었다. 변명을 하자면 라식수술을 하기 전까지 시력이 좋지 않아 렌즈나 안경의 도움 없이는 앞이 잘 보이지 않으니 책을 가까이 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찡그려졌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내 미간의 주름은 사실 탐탁지 않은 일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지 못하는 예민함과 자주 기분이 상하는 성격 탓에 얼굴을 찌푸려서 생긴 주름이라는걸...
원체 겁이 많아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아갈 일이 없을게 자명하다.
결국 이미 생긴 주름과 생겨날 주름들은 나와 운명 공동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쭉 함께할 주름들을 그나마 인자한 쪽으로 가꾸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요즘은 의식적으로 자주 웃고 미소 지으려고 한다.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웃음은 윤활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일촉즉발 울고불고의 상황이 시작되려는 순간 일단 웃음이 터지면 나는 잔소리가 줄고 아이는 떼가 준다.
아이가 엄마 하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불러올 때면 나는 비장하고도 우스운 표정으로 부름에 답한다. 아이는 우는지 웃는지 일그러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아이의 짜증은 사그러든다. 나 역시 웃긴표정을 하느라 열심인 내가 우스워서 웃기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고, 웃으면 복이 오고, 웃음이 보약이라니 이렇게 좋은데 웃어야 한다.
열 번의 잔소리보다 한 번의 웃는 얼굴이 아이의 마음을 움직였다.
#테리지노가 사는 집 새벽에 마이아사우라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