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모자
아이가 모자를 잃어버렸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게 말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는데 아이가 크게 낙심하고 눈물까지 글썽인다. 엄청나게 소중한 모자라면서 말이다.
나는 전혀 몰랐다. 여러 개의 모자중에 오늘 잃어버린 모자를 그렇게 소중하게 여길 줄을… 놀랍게도 아이는 그 모자를 어디서 언제 어떤 기분으로 샀는지 나에게 상세하게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무조건 모자를 찾아주어야겠다는 의지가 샘솟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나온 곳들에 전화를 걸고, 타고 다닌 택시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모자를 다시 찾을 수 없었다.
새 모자를 사기로 하며 마음을 위로했다.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나면 그것이 소중해지는 걸까? 다시는 볼 수 없거나 이제는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추억들이 생생해지는 걸까?
그리고는 새로운 추억으로 위로 받는 것이 삶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