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돌이

by 다람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해사하고 산뜻한 여대생 무리들이 옆 테이블에 앉았다. 청아한 목소리로 종달새처럼 도란도란 떠드는데 그 중 어느 누군가가 문득 뜬금없이 “꿈돌이가 뭐야?”라는 질문을 던졌다. “응? 처음 듣는데, 꿈돌이가 뭐야?” 그들의 화제는 순식간에 생경한 ‘꿈돌이’로 옮겨졌다.

나는 묵묵히 못 들은 척 밥을 목구멍으로 넘기는데 입이 몹시 근질거렸다.

“이 꼬맹이들아. 꿈돌이는 대전 엑스포 마스코트야!”


그저 말없이 속으로 되뇌였다.


꿈돌이를 찾아 스마트폰 검색 삼매경에 빠져 있던 그녀들은 결국은 꿈돌이의 실체를 밝혀냈고 대전에서 엑스포도 열렸었다는 사실에 매우 신기해하고 있었다.


“와! 옛날엔 이런 것도 있었네”


나 역시 그들이 너무 신기했다. 1993년 대전 엑스포를 모르는 세대가 있다는 사실을 내 눈으로 처음으로 본 것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내 인생 선배들이 서태지를 모르는 세대가 등장했을 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심정이 이랬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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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꿈돌이로 여전히 이야기 꽃을 피웠다. 채 소녀티를 벗지 못한 순수한 아가씨들이었다.

“이 젊은 것들아! 내가 꿈돌이만 아는 줄 아냐? 88올림픽 호돌이도 안다. 니들은 모르지? 이 애송이들아.”

나는 소리없는 아우성을 외쳤다.


문득 감당할 수 없을만큼 내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녀들의 젊음이 부럽다 못해 서글퍼져서 금세 숙연해졌다.


그녀들에게 88올림픽 호돌이란 내게 그저 ‘반공의 왕’ <똘이장군>같은 인상과도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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