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하늘을 뒤덮은 가을구름
그 사이에 얼굴을 내민
얼룩구름을 만났습니다
한 번은 우연인가 싶어서
가볍게 흘려보낸 그 얼룩구름이
창밖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창문을 열어봐도 닦아봐도
가을구름에 섞이지 않는
얼룩구름 그대로입니다
두 눈을 감아도 비벼봐도
사라지지 않는 얼룩구름이
부릉부릉 켜진 엔진 소리에 멀어집니다
한참을 달려
얼룩 하나 없는
어느 가을구름 아래 멈춰 섭니다
얼룩구름 머물던 하늘이
티끌 하나 없던 하늘보다
좋아집니다
이렇게 얼룩구름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