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뛰어간다
빈 의자에 앉아 떨어지는 빗소리
불어오는 바람소리
추르르 륵르 르르 떨어지는 물소리
귓가에 가득하네
어두운 처마 아래 벤치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의 목소리
가녀린 우산 하나가 유난히 외로우나
오랜 흑백 사진처럼 아름다워
서둘러 발길을 돌린다
아뿔싸 한 걸음 앞에서
뛰어가는 청개구리
다행이라 생각하며 걷다 보니
나란히 뛰어간다
나보다 먼저 사랑의 소리를 들었을까
그래서 개굴개굴 소리 없었을까
다시 멀리서 개구리가 운다
비 내리는 날 다시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