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by 더선생

취해서 하는 말이지만 내 인생의 목표는 평범한 삶이다. 나에게 내 인생에게 나의 가족에게 평범은 너무나도 어려웠고 나는 항상 평범한 삶을 원했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 나는 항상 노력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평범한 저들과 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너무나도 많았다. 아주 작은 부분, 예를 들어 앞머리가 있고 없고에서부터 아주 큰 부분, 예를 들어 아빠가 돈을 벌고 안 벌고까지 있었다. 나는 내가 바꿀 수 있는 한에서 나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서. 거짓말하지 않고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어서. 이제서야 나는 좀 평범한 삶에 속한다. 퇴근길에 통장 잔고를 보지 않고도 식빵 하나쯤 살 수 있고, 편의점의 매대 앞에서 서서 5분 넘게 천원짜리 초코우유와 천백원짜리 초코우유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삶. 현관문이 열릴 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고 집에서 편한 옷을 입을 수 있는 삶. 더 이상 나의 삶을 숨기기위해 거짓말하지 않아도 되는 삶. 거짓말을 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되는 삶, 어색한 미소를 띤 채 사랑하는 사람들을 속이지 않아도 되는 삶. 이 작은 삶을 이루기 위해 나는 계속해서 달렸고, 달리지 않는 매순간에 들숨 대신 죄책감을 내뱉곤 했다. 드디어 도착한 평범한 삶. 요즘에서야 평범한 27살의 삶을 사는 느낌이 든다. 평범한 삶을 살고 평범한 연애를 한다. 작은 평범함들이 내게 큰 행복을 준다. 이제서야 생각한다. 나는 평범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특별했던 것은 아닐까. 평범함도 평범하지 않음도 내겐 모두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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