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나를 찍은 사진
날짜: 2025년 3월 23일 일요일 9시 4분
시간: 10분 17초
장소: 마포새빛문화숲
글 쓰는 사람: 뒷모습만 찍으면 어떤 표정인지 궁금해진다고 나한테 말해줬잖아. 근데 또 반대로 뒷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 표정도 있다고 폴라존 카메라 사장님이 말해주셨어.
사진 찍는 사람: 맞아, 비슷한 것 같아. 약간 시각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사진들을 보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해 줘. 우리의 하루가,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소중한 거야. 그래서 나는 그냥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에 더 의미를 둬. 기록 그 자체에. 만약에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이 흔들리게 나왔어. 그럼 그것조차도 그냥 좋은 거야. 그 순간에 내가 사진을 찍었던 행위 자체가, 그 흔들림마저도 다 기록의 일부가 되는 거지. 그래서 난 그냥 찍어.
에두아르 부바 사진가의 '뒷모습'이라는 사진집은 책 제목 그대로 정말 뒷모습 사진들만 담은 사진집이다. 폴라존 카메라 사장님 가게의 책꽂이에 이 사진집이 꽂혀있는 것을 보고 도서관에서 가서 바로 빌렸다. 혼자 마포새빛문화숲에 가서 이 사진집을 다 읽고 왔다. '사진 찍는 나'를 사진 찍는 사람이 찍었을 때, 나의 뒷모습에서 어떤 표정을 봤을까. 궁금했을까? 아니면 나의 뒷모습만 보고도 내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알고 있었을까. 사진은 결국 궁금해하는 행위가 아닐까.
글 쓰는 사람이 제일 자주 가는 공원. 우리나라 최초의 발전소인 당인리발전소가 있던 자리라서 과거에는 '당인리발전소 문화공원'이라고 불렀는데 이후 '마포새빛문화숲'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21년에 만들어진 공원이다.
사진 찍는 사람: @ted_opic
글 쓰는 사람: @thesall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