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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학교 서울 Jan 29. 2019

지능적인 사람은 더 외로울까?

Are Intelligent People More Lonely?

이 말은 낭만적인 문화에서 고립이 지니는 독특한 매력을 무시한, 매우 비열하고 비민주적인 생각처럼 들린다. 지능적인 사람에 대해 은근히 우월감을 느끼고 사교성이라는 미덕이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기 위한.


그러므로 여기서 말하는 지능의 의미부터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지능은 우리가 흔히 영리한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지능이 의미하는 것은 감성 지능으로, 사회의 모든 단층과 구석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감성 지능은 자기 정직과 자기 관찰의 능력을 뜻한다. 즉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남보다 흥미롭기는 하지만 쉽게 인정받기는 어려운 면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의식을 통과하는 수많은 아름답고 독특하고 심오한 경험과 감각을 알아채는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 평범한 사람은 어떠해야 하는가의 안정적인 개념을 고수한다. 그러기 위해서 진심으로 느끼고 원하고 생각하는 것을 상당히 – 가장 풍성한 부분까지 – 배제해버린다. 자신의 더욱 관대하고, 더욱 거칠고, 더욱 불안하고, 더욱 무서운 면을 모두 편집해버리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외피만을 남긴 채 그게 진짜 우리의 모습인 척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의 진짜 모습과 멀어지게 만드는 요소들을 떨쳐내지 못하고 매 순간 정신의 지평을 가로지르며 우리 마음을 흔드는 경이로운 것들을 놓치고 만다. 우리 마음속 대부분의 것들을 제대로 느끼지도 보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흘려 보내 버린다. 어찌 보면 불면증은 우리가 낮 동안 제대로 알아채지 못한 것들의 복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감성 지능은 외부의 적을 쳐부수기 위한 게 아니라 남다르거나 미쳐가는 것을 향한 두려움을 완파하기 위한 일종의 용기이다. 어떤 종류의 지능적인 사람은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을 열심히 전달하는 실력 있는 기자이다. 혹은 에머슨의 말처럼 ‘우리가 무시해버린 생각들을 천재들의 마음속에서 다시금 발견한다.’ 


자기 정직과 자기 관찰에 헌신하는 사람은 이해 받지 못하고 타인의 짜증과 검열 혹은 지루함을 만날 가능성이 평균 이상이다. 그들의 생각은 – 정치나 건축, 가정생활, 또는 성생활에 관한 생각일 수 있다 – 허용된 것보다 더 위협적이거나 더 강렬하거나 혹은 더 완곡하거나 더 부드럽게 들린다.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당연히 외롭다. 자기 정직과 자기 관찰에 헌신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그러므로 살아 있다는 게 정말로 어떤 느낌인지 누군가와 서신을 교환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감성 지능적인 사람들이 느끼는 단절감을 해소하기에 적합한 자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예술이다. 예술작품은 인류의 비밀일기다. 일반적인 사회적 맥락 속에서는 말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의 기록이다. 인류는 예술작품과 관객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친밀하고 정직한 교감의 장을 예술에서 찾았다. 세계의 도서관과 영화관, 미술관은 일반적인 상호작용에서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감각과 우리가 외로움에 처했을 때 말해야 하고 또 청중으로서 듣고 싶은 것들을 담고 있는 저장소다. 


그러므로 감성 지능적인 사람들은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흔히 예술이라는 근사한 말로 부르는, 한 공간에 없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법은 꽤 쉽게 찾아낸다. 


우리는 그동안 우정의 개념을 지나치게 편협하게 생각했다.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는 250년 전 죽었을지도 모르며, 이 친구는 물감 자국이나 오보격 시를 통해 우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외로움이 덮쳐올 때를 대비해 예술을 더욱 쉽고 널리 이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사회는 예술이 덜 필요한 사회, 즉 평범한 순간을 더 많이 공유할 줄 알게 되고 외로움에서 벗어날 더욱 직접적이고 믿을 만한 길을 발견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번역: 이주혜 클래스 리더

편집: 인생학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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