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컬 카페거리를 걷다.
나카자키쵸 카페거리
내가 가본 일본 동네 중에 가장 차분했다.
관광객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던 로컬이었다.
매서운 더위에 나른한 여름날의 오후.
오사카의 습기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마치 비속을 헤매고 있는 기분이었다.
더운 날씨에 카페에서 빙수를 먹고자 이동했다.
일본여행의 큰 테마가 체험이었기 때문에 나는 일본의 여름을 상징하는 것들 중 하나인 빙수를 먹어보기로 했다.
나카자키쵸 카페거리에는 빙수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가게를 선뜻 선택하지 못했다.
그 거리자체가 좋았었기에 계속해서 거리를 활보했다.
카페거리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30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는 규모였지만 2시간이 넘게 계속 걸었던 거 같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모여있는 일본 특유의 감성이 좋았다.
미니어처 세계에 들어온 느낌.
어지러워 질정도로 걷다가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느낌이 들었던 가게에 들어가 가장 특이해 보이는 빙수를 주문해 보았다.
요구르트 맛 빙수였는데 빙수의 색이 특이해서 맛이 너무 궁금했었다.
우유를 이용해 만든 베이스, 요구르트맛과 딸기맛 시럽이 생각보다 잘 어우러졌다.
살짝 나는 시큼한 맛이 더워서 오락가락하는 내 정신을 꽉 잡아주었다.
시원한 가게에 가만히 앉아서 빙수를 먹고 있는 시간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울리는 가게의 도어벨.
창문으로 보이는 주민들의 모습.
그 자체가 행복했던 거 같다.
상큼한 오사카의 빙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