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 한방을 융합하는 참된 약사 조래경 선생님
엊그제 주말, 히마리의 혀가 전체적으로 빨갛고, 혀 끝에는 혓바늘이 돋았다. 얼마 전에도 그랬는데 같은 증상이 또 나타났다. 혀가 아파서 좋아하는 딸기, 웨하스도 먹지 못하겠다고 한다. 소아과 병원 선생님은 “입에 바이러스가 침투했고, 과로해서 그런 것 같다"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하신단다.
뭔가 2% 부족하다. 오랜만에 서울 염창동 보생약국의 조래경 약사님께 전화를 드려 히마리의 증상에 대해 여쭤보았다. 약사님은 설명을 잠깐 들으시더니 "심장에 열이 많고, 여러 가지 하고 싶은 것이 많은 활동량이 많은 아이"라고 하신다. "이런 증세는 없느냐?"라고 혀 이외의 증상에 대해서도 물어보시는데, 마치 히마리를 눈앞에 두고 진맥을 하며 말씀하시는 것 같다. 이후에 히마리의 혀 사진도 보내 드렸다.
'얼굴 붉어짐, 코가 자주 막히고, 더위를 많이 타고, 찬 음식 선호'하는 등등 히마리에게 나타나는 증상들이 심장, 몸에 열이 많아서 나타나는 것인 모양이다. 설날부터 입춘까지 심해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좋아진다고 한다. 구운 것은 괜찮지만 돈카츠나 기름에 튀긴 음식을 먹이지 말 것, 가능한 잠을 많이 재울 것,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 등 이야기를 많이 들어줄 것 등의 처방도 알려 주신다. 변도 잘 관찰해야 하는데, 매일 변을 보지 않으면 열이 빠져나오지 못해 증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는데 너무 고맙다.
조 약사님과의 인연은 10년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天仁이 염창동에 살았을 때였는데 어느 주말, 약을 사러 들렀다가 약국에서 한약도 조제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 손님이 많지 않아 한방약을 취급하게 된 이런저런 말씀을 듣게 되었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양방이 증상에 직접 접근하여 모든 병을 치료는 하지만 한계도 있다. 한방은 시간은 걸리지만 병의 근본을 치료해 준다. 서로 장단점이 있기에 협진, 융합하면 좋다"던 말씀은 매우 공감이 갔다.
조 약사님은 진맥도 하지만 특이하게 혀를 보고 몸 상태를 진단하신다. 당시 天仁은 천안에 있는 회사를 M&A하고, 6개월 정도 매일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있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해외영업도 담당하며 2 개 회사에 적을 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몸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고, 약사님께 보약을 한제 지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랬는데, 깜짝 놀랄만한 답을 주시는 것이 아닌가.
"먼저 살부터 빼고 오세요. 지금 비싼 보약을 드셔봐야 아무 효과도 볼 수 없어요."
환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이런저런 비싼 약을 먼저 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 약사님은 영업을 하시려고 하는 분이 아닌 '진정한 약사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말씀대로 스포츠센터에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하여 6개월 후에나 다시 보약에 대해 다시 의논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도 손님들과 과도한 식사, 음주로 여러 문제들이 생겼지만, 수시로 조언을 듣고 많이 좋아졌다.
당시 한방, 단식으로 알레르기를 치료한 경험도 있다. 天仁은 어렸을 때부터 화학조미료, 밀가루 등 일부 음식에 대해 알레르기가 있었다. 밀가루 음식이면서 화학조미료를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진 자장면, 짬뽕, 만두는 좋아하면서도 먹지 못했다. 아나필락시 쇼크도 몇 번 경험했기에 응급 상황에 대비하여, 사무실, 집, 자동차 캐비닛, 출장 가방 등 곳곳에 항히스타민제를 보관하고 있었다. 그래서, 알레르기의 경우, 항히스타민제, 양약이 급한 불은 빨리 꺼 주지만 병 자체를 치유하지는 못한다는 인식이 남아있다.
天仁은 자연계의 식물을 원료로 만드는 한약이 '자연의 은혜를 받은 천혜天恵의 약’이라고 생각한다. 제약 기술의 발달로 생약의 약효를 잘 추출하고, 먹고 보관하기 쉬운 약이 늘어나는 것은 매우 반길 일이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한방병원이 많지 않다. 일본의 한방은 한반도를 통해 전래되었다. 5세기에 신라의사 김무金武가 윤공천황允恭天皇을 치료했고, 6세기에 지총이 의약서를 가져온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1868년 메이지 유신 때 서양의학 중심으로 의료체계가 개편되면서 한의학은 쇠퇴했다.
이후 20C에는 일부 한의사, 약재 판매상에 의해 민간 차원에서 명맥을 유지해 왔는데, 1976년에야 의료보험이 적용되게 되었다. 학문적 차원에서는 의과대학에서 한방의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요코하마 横浜 약과대학薬科大学 한방약학과 漢方薬学科 등 약재를 연구하는 대학이 여러 곳 있다. 도쿄東京 신오오쿠보新大久保에서 장금 정골원(대장금 한의원)을 운영 중인 우 원장님에 따르면 “일본은 한약재는 매우 발달해 있지만, 많이 먹지 않고, 모르다 보니 공기 좋은 산속에 질 좋은 한약재 재료가 지천에 널려있다”라고 귀띔한다.
히마리와의 인연이 서울의 조 약사님과도 닿았다. 약사님께 들은 말씀은 히마리 엄마께도 전했더니 아주 고마워하고, 기뻐한다. 히마리 엄마도 한방에 관심이 많고, 전에 한방약, 생약을 먹은 적이 있다고 한다. 서울로 이사 가면 아이도 아이지만 본인도 꼭 한방 진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한다. 한방도, 보생약국도 좋은 인연이 되어 히마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