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얻는 열쇠는 버리는 것
한해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새해를 준비하는 연말대청소를 한다. 일본의 연말대청소 '오오소지(大掃除, おおそうじ)'는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행복과 풍년을 가지고 새해에 찾아오시는 ‘년신(年神, としがみ)을 맞이하기 위한 의식'이라는 배경을 가진 전통적인 행사다.
일본의 연말대청소는 연말에 집안의 그을음과 먼지를 털어내는 '스스하라이(煤払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에도 시대 때는 12월 13일을 '스스하라이의 날'로 정해, 이때부터 대청소를 시작하는 것이 길하다고 여겼다. 거꾸로, 12월 29일은 피한다. 29(二九)의 일본어 발음 니쥬구가 '이중고'를 뜻하는 '니쥬구(二重苦)'를 연상시키니 불길한 날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성하게 새해를 준비하는 연말대청소에 적당하지 않은 날인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 12월의 편한 날에 대청소를 한다. 쓰레기 분리 수거일이나 직장의 종무식에 맞춘다.
대청소를 준비하자니 올해 베스트셀러였던 가와하라 다쿠미(川原卓巳)의 책 『인생은 버리는 것, 자유롭게 살기 위한 47가지 비결(人生は、捨て. 自由に生きるための47の秘訣)』이 떠오른다. 그가 말하는 버리는 대상은 '물건'만이 아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 피곤한 인간관계, 사용하지 않는 물건, 정보, 고정관념도 포함된다. 그는 물건·정보·관계·돈·고정관념이라는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본질이 아닌 것을 제거하면 삶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정해진다'라고 말한다. '자유를 얻는 열쇠는 버리는 것' 것이 책의 핵심 메시지였다. 버리지 못하는 것은 '과거에의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원인이라고 하니 공감이 된다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 ‘과도한 소유는 사고력을 흐린다, '언젠가 쓸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자, 공간을 차지하는 물건은 마음도 차지한다, 최소한의 소유로 최대의 자유 얻기' 등의 저자 생각을 보면 물건의 소유에 대에 고민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또, '정보보다 관찰력 키우기를 강조하는 과도한 정보의 홍수에서 벗어나는 비결, 나를 성장시키는 관계만 남기는 인간관계의 정리 방법, 돈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라는 돈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는 비결, 완벽주의 버리기, '해야 한다'는 의무감 줄이기를 강조하는 '마음의 고정관념을 버리는 방법', '인생의 모든 면을 다시 돌아보고 버리고, 비우자는 것'등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요즘 읽고 있는 불교 경전 금강경도 '집착을 버리라'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법[現象]은 공(空) 하니, 모든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없고, 인연에 따라 잠시 나타날 뿐이라는 가르침이다. 무아(無我), ‘나’라는 실체도 없고, ‘중생’, ‘수명’ 같은 개념조차 실체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과거나 미래의 시간에 대한 집착도 버리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물라고 한다. 이 몸도 언젠가는 버려야 하거늘, 재물·명예뿐 아니라 가르침[法] 자체에 대한 집착도 버려야 하는 이유다. 연말대청소를 하면서 더 내려놓기, 더 비우기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