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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Feb 16. 2021

자가격리 7일째, 심신은 건강하신가요?

인간은 어느 누구도 고독하지 않다.

자가격리 7일째, 보건소로부터 심리상태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해 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주된 내용은 격리 중 느낄 수 있는 고독감, 불안에서 파생될 수 있는 우울증, 심리 상태에 관한 것들이다. 심리 방역을 위한 시의적절한 설문조사인 것 같아 설문에 적극적으로 답해 드렸다. 비교적 잘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일주일간 외출하지 못하고 좁은 공간 내에서 생활하다 보니 다소 예민해진 것 같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상토주무(桑土綢繆), 미리 알고 준비하면, 걱정이 없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자가격리 때 예상되는 어려움이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했다. 출입국 행정 처리 문제부터 시작하여 긴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자가격리 때 생길 수도 있을 불안, 스트레스로 부터 심신의 건강을 어떻게 유지,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로 생각되었다.

일본도 긴급사태가 연장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입국 절차가 강화되고 있다. 먼저 일본 법무성과 주일본 한국대사관에 출입국에 문제가 없는지,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했다. 긴급사태 선언으로, 재입국 시 상륙 허가 조건으로 한국인은 필요 없었던 PCR 검사 증명을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 발급 비용이 15만 원이나 든다는 부산의 증명서 발급처에 소요기간, 검사시간 등도 확인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자가격리 대상자 행동요령도 미리 숙지했고, 한국의 관할 보건소에 전화해 자가격리 기간 중 PCR 검사 등 궁금한 사항도 확인하고, 새로운 정보도 얻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해외입국 자가 격리자 경험담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PCR 검사 증명 서류는 여권처럼 해외여행의 필수 서류가 되지 않을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유대가 약한 사람은 사회적 유대가 강한 사람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이 50% 높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다. 만약 10년 전에 격리를 했더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IT의 발달에 따라 지금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와도 비대면으로 연결할 수 있는 도구가 많이 생겼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코로나 이후, 일본에서도 라인, 줌, 웨어 바이 등의 도구로 언택트, 비접촉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격리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정보수집, 비즈니스는 물론 개인적인 유대(紐帶) 관계 형성에 별 어려움은 없다.

경험으로 볼 때, 월요병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주말에 등산, 도보 등의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마음에도 똑같이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가격리 중에도 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신체 활동량을 늘릴까를 먼저 생각했다. 도구나 장비 없이 내 몸을 사용해 한정된 공간 안에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생각했다. 팔 굽혀 펴기, 스쿼트, 런지와 걷기가 먼저 떠 올랐다. 결과적으로는 걷기를 가장 많이 하고 있고, 거실과 방을 돌며 하루 1만 보 가까이 걷고 있는데 많이 도움이 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먹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한국을 떠난 지 오래되어 인터넷 구매가 쉽지 않다. 가족들의 도움으로 김치, 생선, 야채류, 통조림 등을 미리 준비했다. 지자체에서 지급해 준 구운 김, 레토르토 식품도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 운동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일 년 만에 먹는 맛난 한국음식을 과식할 위험이 커 가급적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자 노력 중이다.

생각보다 일주일이 빨리 지나갔다. 이메일로 업무도 처리하지만,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보지 못했던 드라마도 보면서 지낸다. 내일은 화상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오늘은 회의 준비에 바쁠 것 같다. 문제없이 자가격리를 잘 끝내면 이렇게 방해받지 않고, 여유 있었던 시간들이 아쉬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