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홀릭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138 day
가끔 문태준 시인의 산문집을 1-2쪽씩 읽는다. 문태준 시인을 떠올리면 그저 마음이 포근해진다. 그의 시어, 그의 글, 그의 미소, 그의 눈빛이 떠오르면 그저 마음이 촤악 가라앉는다.
recipe 214. 문태준 ‘바람이 불면 바람부는 나무가 되지요’
그런 시인이 참 좋아서 사게 된 산문집 '바람이 불면 바람부는 나무가 되지요'. 그의 책 제목처럼 우리의 삶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억지로 부여잡는다고, 거세게 달려든다고, 차갑게 매정해진다고 선선하게 부는 바람에 치맛자락이 칼같이 서있을 수는 없다. 바람이 불면 바람에 나부끼는 삶, 해가 들면 햇살을 머금고 싱그러워지는 삶, 그런 삶의 갖갖은 부분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삶은 고통이 아니라 매순간이 촉복일지도 모른다. 살아있음이 그저 기적일 뿐이다.
recipe 215. 김종삼 '어부'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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