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by 슬로우

거리는 서로의 어깨에

팔을 걸친 사람들로 가득하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늘 한 사람의 그림자다


축가처럼 흘러나오는 음악

청첩장은 연말의 폭죽처럼 쏟아진다


나는 봉투에 이름을 적으며

내 이름이 빠진 자리를 문득 들여다본다


언제쯤 나의 자리는 차오를까


아니 어쩌면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내 곁을 걷는다


집으로 돌아와 혼자 먹는 저녁

처음엔 눈물이 국처럼 뜨거웠으나

이제는 고요가 국물처럼 식어

나를 다독인다


사람들 사이의 빈자리는

아픔이자 안식이다


나는 그 모순 위에 앉아

오늘도 나를 견디고 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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