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며 ‘아내, 자식, 골프’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만큼 세상에는 쉽게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모든 일이 내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삶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합격과 만점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보지만, 실제로 만점을 받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뜻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 예술 경연, 학교 입시 등에서 ‘주변 환경을 배제하고 오로지 내 뜻대로 이끌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완벽한 준비와 철저한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이상 쉬운 일이 아니다.

마라톤 선수를 생각해 본다. 선수들은 세계 기록을 단축하고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매일 훈련을 열심히 한다. 그런데 정작 경기 중에 가장 괴로웠던 적은 경쟁 선수의 추격이나 기록 압박이 아니라, 운동화 속 작은 모래 한 톨이었다고 한다.

주변의 거대한 장애물보다도, 사소해 보이는 문제 하나가 이렇듯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회사나 가정, 혹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뜻대로만 일이 진행된다면, 그건 분명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상황일 것이다.

각자의 생각과 상황이 제각각이기에, 무리하게 내 뜻을 관철하려 들면 설사 뜻대로 되는 것처럼 보여도 주변 사람들은 잠시 동조해 줄 뿐, 실제로 그것이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상대방이 상처를 받거나 신뢰 관계가 손상될 우려가 크다.

예를 들어, 조직 내에서 팀장인 사람이 모든 의사결정을 ‘내 뜻대로’만 강행한다면, 팀원들은 수동적으로 변하거나 반발하게 된다.

결국 성과가 나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협업 결과가 아니라, 억지로 맞춰진 ‘고집의 산물’ 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양보와 이해, 그리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일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관계 발전의 핵심이다.

더 나아가 어느 한 사람이 세상을 전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새로운 첨단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조차 “세상이 내 뜻대로 되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긴 노력과 인내 끝에 목표를 달성했을 뿐, 세상 전부가 그들의 의지대로 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뜻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비정상’도 아니고, 남의 뜻을 억지로 바꿨다고 해서 ‘정상’도 아니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즉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오히려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모든 일이 내 뜻대로 술술 풀린다면, 그게 정말 정상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가지각색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현실에서 내 뜻대로 완벽히 돌아가는 일이란 애초에 존재하기 어렵다. 한편으로는 바로 그 불완전함과 변수가 인생을 조금 더 다채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삶을 지혜롭게 사는 길이다.

뜻을 관철하기 위해 무리하기보다는, 함께 대화하고 의견을 조율하면서 일치점을 찾아가야 한다.

그러한 경험이 쌓여 갈 때, 비록 전부가 내 뜻대로 되지는 않더라도, 보다 성숙하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어제 생각한 결과이다. 우리의 내일은 오늘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세상은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