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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관계와 머릿속의 계산기

by 김성훈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갈등과 이해관계를 마주합니다. 때때로 사소한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마음을 다치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감정이 복잡하게 얽히는 것일까요? 그 답은 우리 머릿속의 ‘계산기’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해줬는데, 돌아오는 건 이것뿐인가?”

“이만큼 노력했으니 당연히 대가를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들은 마치 손익 계산서처럼 우리의 마음을 흔들기도 합니다. 기대가 못 미칠 때 분노와 서운함이 쌓이고, 그것으로 관계가 멀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계산을 잠시 멈추면, 우리는 훨씬 더 편안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부부 관계에서 “왜 나만 희생해야 하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서로의 노고를 인정하고 고마움을 표현해 보세요. 부모 자식 간에도 “너를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데”라는 말 대신, 아이가 존재해 주는 것 자체에 대한 감사와 존중을 전해 보세요. 친구 사이나 가까운 동료 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베풀었다고 생각한 부분을 잊고, 상대가 나에게 준 도움이나 감사했던 순간을 기억하는 습관을 길러보는 것입니다.


배려와 존중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길에서 마주친 사람에게 건네는 짧은 인사, 함께 하는 동료에게 보내는 따뜻한 눈길, 대화 중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는 습관이 모두 배려의 표현입니다. 이 같은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고, 결국 갈등 대신 이해와 배려가 형성되는 관계를 만들어 냅니다.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너무 많이 ‘생각’하고, 충분히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머릿속 계산에 매달려 손익만을 따집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따뜻한 느낌’에서 옵니다. 더불어, 사상가 알버트 슈바이처는 “행복은 주는 사람의 것이면서 동시에 받는 사람의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주고받음에 관한 계산 대신 서로를 살피고 배려할 때, 진짜 행복이 움트는 것이지요.


계산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결코 내가 손해를 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사와 존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훨씬 더 평온한 감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행복은 결국 내 안에서 시작되고, 그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져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 작은 일상에 담긴 고마움을 놓치지 마십시오. 상대의 미소 뒤에 숨은 노력과 진심을 느껴보세요. 갈등과 분노 대신, 배려와 존중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따뜻한 마음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잔잔한 행복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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