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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태 Jan 20. 2021

MZ세대형 '과몰입 마케팅', 소셜캠페인 3단계 방법

세계관 설정•플레이그라운드 제공•자발적인 공유와 확산 유도



망붕(망상분자)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를 기억하시나요? 가상 결혼이라는 컨셉 하에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하고, 출연한 커플들이 진짜 사귈 것이라는 ‘망붕렌즈’를 끼고는 했었죠. ‘망붕’이란 ‘망상 분자’의 줄임말로, 쉽게 발음하기 위해 쓰여진 말입니다. 사실 당시의 망붕은 비판적이고, 자조적인 표현으로 쓰여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망붕이 MZ세대 사이에서는 하나의 놀이로 정착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바로 유쾌한 과몰입러들의 등장 덕분인데요. 비록 자신이 팬이 아니더라도, 많은 MZ세대들이 하나의 콘텐츠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몰입 콘텐츠를 만들어 노는 모습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MZ세대 소비자는 왜 과몰입을 즐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이 놀 수 있는 세계관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계관은 참 무궁무진하죠. 더군다나 소비자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아예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내기도 합니다. 이렇듯 확장 가능성이 있는 세계관에 자신이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 MZ세대에게는 상당히 특별하게 작용합니다.




과몰입을 즐겨하는 MZ세대


해리포터 그레이트홀 ASMR 실시간 스트리밍 /  YouTube 'Tigger ASMR'


MZ세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원본을 재가공한 콘텐츠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단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해리포터는 과몰입 덕후가 특히나 많습니다. 일상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세계관이라는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잠시나마 현생을 잊고 마치 자신이 호그와트 학생인 듯 행동하며 흥미를 느끼는 것이죠. 해당 공부 ASMR 영상은 호그와트 교내 홀에서 자습하는 느낌을 주는 콘텐츠로, 매우 실감나는 사운드를 구현합니다. 여타 해리포터 ASMR과는 달리, 24시간 실시간 스트리밍이기 때문에 항시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어 몰입도가 훨씬 높습니다. 구독자들은 ‘그리핀도르’와 같은 기숙사를 통해 자신을 소개하는데요. 이는 자신에게 fit한 컨셉을 설정한다는 재미요소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험기간이 아니더라도 늘 1천여 명이 넘는 시청 수를 보이죠.


넷플릭스 하이틴 고인물이 추천해주는 플레이리스트 / YouTube '때껄룩 ᴛᴀᴋᴇ ᴀ ʟᴏᴏᴋ'


이제 유튜버가 올린 영상을 단순히 시청만 하는 구독자들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MZ세대는 댓글을 달며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콘셉트나 테마에 맞는 곡을 모아 올리는 유튜버 ‘때껄룩’의 영상은 늘 구독자들로 북적입니다. 이들은 플레이리스트에 따라 과몰입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댓글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댓글놀이는 아예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 잡아 레전드 댓글들만 모아두는 채널도 생겼습니다. 300만을 웃도는 조회수를 보유할 다수의 취향을 저격했고, 원본 콘텐츠가 아닌 댓글 모음 콘텐츠만 찾아보는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과몰입을 마케팅까지 연결하는 방법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과몰입으로 나타낸 MZ세대들은 도리어 연예인이나 기업이 자신처럼 과몰입하는 것을 보고 열광합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브랜드가 친숙해 보이는 효과를 낳는 것이죠. 이렇듯 과몰입을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MZ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MZ세대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과몰입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소비자의 플레이그라운드에 동참하자"


왓챠 '루모스' 검색 화면


왓챠는 국내 OTT 플랫폼 중 가장 발 빠르게 <해리포터> 시리즈를 서비스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공감대를 자극하여, 시리즈 공개 이후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죠. 이때 왓챠가 몸소 보여준 과몰입은 새로운 구독자를 가입시키는 동시에 기존 구독자에게는 브랜드 충성심을 높이는 또 하나의 통로로 자리잡았습니다. ‘왓챠는 해리포터에 진심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플랫폼 곳곳에 각종 이스터 에그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앱 시작화면부터 해리포터 분위기가 나는 왓챠 로고를 띄우고, ‘볼드모트’를 검색하면 ‘이름을 말해서는 안돼!’라는 문구로 전환합니다. 즉, 소비자들이 해리포터 시리즈에 과몰입되어 2차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서비스 공급자인 왓챠는 해리포터에 과몰입을 서비스 기획까지 연결했습니다.


한편 ‘Lysn(리슨)’은 팬들이 최애와 프라이빗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Bubble(버블)’ 유료구독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아이돌의 SNS 계정에 남기는 댓글과는 달리, 횟수가 제한되지만 나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합니다. 또한 아이돌과 팬이 소통하는 유료 메시지 서비스의 시초인 ‘UFO타운’보다 프라이빗하게 메신저로 소통하는 느낌을 줍니다. 진짜 남자친구랑 연락하는 것처럼요. 팬들은 버블을 통해 아이돌과 소통하며 특별함을 느끼고, 그들에게 더욱 과몰입하죠. 결국 아이돌과의 유사연애 욕구를 가지는 팬들에게는 버블 서비스가 최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SM엔터테인먼트가 론칭한 버블은 2020년 2분기에만 42억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네이버의 동영상 플랫폼 ‘V LIVE(브이라이브)’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진정성 있는 과몰입을 보여주자"


YouTube '피식대학'


앞서 말했듯 세계관은 MZ세대를 끌어들이고, 소비자들은 세계관 속 캐릭터를 해석해가며 몰입도를 한층 더 높여갑니다. 이것이 바로 탄탄한 서사를 갖춘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MZ세대는 실감나는 경험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졌죠. 우리는 그들이 선호하는 과몰입에서도 이런 형태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상기 이미지는 최근 유튜브에서 MZ세대의 유머코드를 제대로 저격한 ‘피식대학’의 시리즈 'B대면데이트'입니다. 여기 출연하는 유튜버들은 영상 설명란에 본인들의 실제 SNS계정을 올리지 않고, 자신들이 맡은 캐릭터의 SNS를 걸어 놓았습니다. 마치 가상의 등장인물이 나와 같은 현실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실감 나죠. 특히 ‘최준’의 팔로워는 1만이 넘습니다. 이제 구독자들은 직접 콘텐츠에 참여해 캐릭터와 소통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은 카페 사장 캐릭터인 최준을 태그 하기도 하고, 한 구독자는 래퍼 캐릭터인 ‘임플란티드 키드’에게 자신을 디스한 곡을 내려달라며 장난 섞인 댓글을 남기곤 했습니다. 즉, 그들은 MZ세대로 하여금 새로운 놀이의 장을 제시했죠.




브랜드와 소비자를 잇는 과몰입 3단계



앞서 살펴본 B대면 데이트에 빗대어서 소비자들이 과몰입하는 3단계를 다뤄볼게요. (1) 피식대학은 4명의 B급 캐릭터와 비대면으로 소개팅한다는 세계관으로 B대면 데이트를 기획했습니다. (2) 구독자로 하여금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를 마련했죠. 구독자가 개별 캐릭터들에 집중하도록 콘텐츠를 시리즈화 했고, 과몰입할 수 있게 별도의 SNS를 개설했습니다. (3) '박막례할머니'와 '기우쌤'과 같은 유명 유튜버들이 해당 콘텐츠에 참여하며, 화제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에 구독자들은 2차 콘텐츠에 댓글을 달며 또 다른 판을 확장해 나가고 있죠. 잘 놀기로 소문난 MZ세대. 그들의 콘텐츠 소비는 매우 적극적입니다. 이들은 콘텐츠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재가공하고 널리 확산하기까지 하죠. 그러니 MZ세대가 맘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마련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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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기억하세요

1. 온라인 속 판을 짜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에게 과몰입 콘텐츠가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2. 소비자는 오히려 브랜드가 과몰입하거나 부추기는 모습을 보며 친숙함을 느끼고 이는 브랜드 우호까지 연결할 수 있다.

3. 브랜드는 소비자의 니즈를 자극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마련하여 그들을 사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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