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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태 Jan 29. 2021

'자기계발'에 빠진 MZ세대를 공략하는 10가지 마케팅

MZ세대에게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핵심 전략 3단계


2021년은 여느 해보다 굳센 각오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2020년을 코로나19에게 빼앗겼으니, 이번 해는 단단한 루틴을 세우면서 ‘일상력’을 기르겠다고요.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거리두기와 집콕생활을 실천했습니다. 학생들은 온라인 등교에 적응했고, 회사원들은 재택근무가 일상이 됐죠. 홀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감이 확산했습니다. 하지만 MZ세대의 움직임은 달랐습니다. 무기력증을 떨쳐내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탐닉하며 자기관리에 힘썼죠.




운동으로 나를 보여주기


MZ세대는 자신의 일상을 SNS에 업로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이 세대에게 소셜 프로필은 자신을 소개하고 타인을 알아가는 명함이자 포트폴리오인데요. 어떤 콘텐츠를 업로드하는지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각종 해시태그로 이를 공유합니다. 요즘처럼 불안한 시국엔 이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나기도 합니다. 지금 가장 핫한 소재이자 '나'라는 자아와 건강과 활기를 이어주는 매개체, 운동입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등린이' 검색 결과


① 등산 : '등산을 요즘 친구들이 즐겨한다고?' 라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지난해 프립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등산은 MZ세대 여가 액티비티 카테고리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39%)을 차지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안전한 야외 활동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아재 운동'이라는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거든요. 고정관념을 탈피한 등산복이 그 증거인데요. MZ세대는 기능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존 브랜드 대신, 세련된 애슬레저룩에 스트리트 브랜드 아우터를 걸칩니다. 정상 속 인증샷에서 건강하고 힙한 내 모습이 드러나도록요.


② 러닝크루 : MZ세대는 운동을 하면서도 관계의 확장을 꾀합니다.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느슨하게라도 함께 하려 하죠. 이러한 니즈를 바탕으로 러닝크루가 생겨났습니다. 단순히 ‘달린다’는 행위보다 ‘어떤 크루에 소속되어 운동을 하느냐’가 중요한 화두가 된 건데요. 운동 시작 전 크루원의 리뷰를 검색하기도 하고, 들어가고 싶은 크루의 계정을 팔로우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등산, 다이빙, 서핑 등 다양한 운동으로 규모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③ 홈트 : 건강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실내 운동시설 이용은 어려워졌습니다. 헬스장 대신 운동 유튜버의 코칭에 따라 '확찐자'에 대비하는 움직이 늘게 됐죠. 홈트레이닝을 뜻하는 '홈트' 검색량은 2020년 한해 4배 가까이(네이버 키워드 기준) 급증했으며, 여름철 실내 운동 기구 판매량은 동년 대비 20% 가량 증가(G마켓 판매 기준)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피트니스앱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고, 틱톡은 랜덤 미션에 따라 운동을 즐기는 '10초홈트레이닝' 스티커를 제작해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루틴을 짜며 나를 '가꾸기'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에 매료된 MZ세대는 최대한 쉬운 루틴을 만들어 스스로를 가꾸는 힘을 기릅니다. 처음부터 거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대신 작은 습관을 들이며, 성취감은 더 크게 좌절감은 더 적게 느끼는 것이죠. MZ세대형 티끌 모아 태산이 아닐까요?


(좌) 트위터 '운동 타래' 예시, (우)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다꾸스타그램' 검색 결과


④ 비건데이 : 과거 MZ세대 사이에서 마이크로 트렌드로 여겨졌던 비건(Vegan, 채식주의자)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나의비거니즘일기’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3만여 개가 넘는 비건 식단이 줄지어져 나옵니다. 하지만 이들이 비건에 도전하는 방식은 달라요. ‘나 오늘부터 비건!’ 이 아니라, ‘이번 주는 하루만 비건데이!’, ‘비건 말고 플렉시테리언(육식을 육식을 허용하는 채식 단계)으로 시작!’하며 사소한 루틴부터 만들어 나갑니다.


⑤ 집밥스타그램 : 막상 배달을 시키고 나면 건강하지 못한 한끼를 채웠다고 후회하는 ‘배달 맛’에 벗어나고자 하는 MZ세대가 늘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만큼, 직접 집밥을 만들며 건강을 챙기고 정서적 안정을 꾀합니다. 실제 트위터에서는 건강한 재료로 만든 요리의 레시피를 공유하는 ‘트위터 레시피’가 인기 태그인데요. 편리함이 최우선됐던 간편식 시장에서도 저칼로리, 곡물가공, 과채가공, 맞춤형 등 프리미엄을 표방한 제품이 늘고 있습니다.


⑥  운동타래 : MZ세대는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오하운(오늘하루운동)’을 남기는 것보다 세세하고 간단한 '운동타래'로요. 타래란 트윗 하나 아래로 달린 여러 개의 트윗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자신만의 기록을 남기기에 용이하죠. 매일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운동타래는 오늘의 동기 부여가 됩니다.


⑦ 저널링 루틴 : Z세대에게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는 이미 오랜 트렌드입니다. 여기에 기세를 더해, 규격화된 다이어리에서 벗어나 무(蕪)의 상태에서 시작되는 ‘불렛저널’(Bullet-journal)이 뜨고 있습니다. 넘버링이나 인덱스 등의 형식 없이 온전히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죠. 자유롭게 항목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목표에 맞춘 일정을 짜기에 적합합니다.



힐링을 통해 나에게 '집중하기'


MZ세대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는데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쉴새없이 무언가를 해내야 했던 압박이 줄고, 사색을 즐길 정도의 여유를 얻었거든요. MBTI를 통해 나를 정의하기고, 첫인상 테스트로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며 재미를 느꼈고요.


유튜브 '주파수' 검색 결과


⑧ 명상 : 명상의 진입장벽이 낮아졌습니다. MZ세대에게 명상이란 깊은 산 속에서의 수행이 아닌, 고요히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힐링입니다. 수요에 맞춰 공급도 진화했습니다. 넷플릭스는 기존 콘텐츠와는 사뭇 다른 ‘헤드스페이스 : 명상이 필요할 때’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자극적인 화면 대신 귀여운 비주얼 요소와 평온한 내레이션으로 호응을 얻었습니다. SK텔레콤·현대자동차 등 기업도 모바일 명상 앱 ‘마보’와 손잡고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한 바 있습니다.


⑨ 자기 공감 : MZ세대에겐 자신이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대면할 용기가 있습니다. 부정적이고 창피한 감정이라도 기록을 통해 남기고 되새기려 노력하죠. iOS 유료 앱 1위 '무다'(MOODA)는 이들의 특성을 잘 활용한 플랫폼입니다.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정으로 지정, 매월의 감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죠. 심리상담 앱 트로스트 등의 기획 의도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⑩ 오디오 콘텐츠 : 자극적인 시각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MZ세대가 오디오 콘텐츠에 빠졌습니다. 특히 Z세대는 '보는' 유튜브를 라디오처럼 '듣고' 있는데요. 이 덕에 학업 집중력을 높이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은 물론,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는 '주파수 영상'까지 쏟아지고 있습니다. 2019년 많은 브랜디드 콘텐츠가 ASMR로 화제를 얻었던 걸 생각하면, 오디오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주목할 법합니다.




MZ세대에게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려면



• 워너비 브랜드가 돼라


MZ세대는 브랜드의 팬을 자처합니다. 제품 자체가 주는 효용보다는 상징적 가치에 초점을 두거든요. 자신이 지닌 가치관을 브랜드에 투영하기도 하고, 브랜드가 가지는 이미지를 내재화하고 싶어하기도 하죠. '등린이'와 '홈트족'이 사랑하는 나이키를 볼까요. 나이키는 제품 홍보에 주력하지 않습니다. 슬로건과 메시지로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죠. 최근에는 '니이키 런 클럽' 출시와 애플과의 협력으로 도회적이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고요. MZ세대가 레깅스에 박힌 나이키 로고를 한껏 드러내는 이유가 여기있습니다. 제품을 구매하면서 얻은 '나이키즘'(Nikism)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죠.


• 일상력을 충전해라


만일 브랜드가 MZ세대의 ‘일상력’을 충전하는 기폭제가 된다면 어떨까요?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리워드를 제공하며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는 겁니다. 최근 누적 참가 건수 158만을 달성한 목표 달성 앱 ‘챌린저스’를 볼까요. 챌린저스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달성하고 싶은 목표에 예치금을 넣어 참여하고, 목표 달성 시 환급과 동시에 상금까지 받습니다. 이보다 더 작은 모티브라도 좋습니다. MZ세대는 소소한 성취감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전부 자기계발으로 여기니까요!


• 무자극이라는 자극으로 접근해라


무자극의 자극이라니, 아이러니한가요. 경쟁 사회 속 MZ세대는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휴식을 취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고요하면서도 편안한 환경을 브랜드가 마련해 주는 거죠. 이는 입고, 쓰고, 바르는 모든 소비재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뷰티 브랜드 이솝(Aesop)은 화려한 그래픽이나 미사여구로 점철된 문구로 소비자를 유혹하지 않습니다. 창업 25주년을 맞아 이솝이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콘텐츠는 다름 아닌 '각국의 추천 서점 25곳'을 선정한 목록이었습니다. 고객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행복을 느낀다면, 피부에도 좋을 것이라는 의도에서 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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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기억하세요

1.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우울감이 확산되자 다양한 경험 탐닉하기 위해 나선 MZ세대.

2. 이들은 운동으로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고, 데일리 루틴을 짜며 스스로를 가꾸는 동시에 내면에 집중하려 노력함

3. MZ세대의 니즈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은 대세감을 확립하고 신뢰도를 높임. 더 나아가 셀링 포인트를 자극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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