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모스크, 이스탄불 - 터키
어느 영역에서든 1위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그것이 내 마음속의 순위라면 더더욱. 그러나 1위를 하는 데 있어서 생각보다 모든 것이 완벽한 게 요구되지는 않는다. 아주 사소한 이유 하나만으로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준 갈비찜이 평생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되기도 한다. 분명 다른 맛있는 음식들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음식이 인생 요리가 되기도 한다.
여행지도 마찬가지다. 아주 사소한 한 장소에서의 기억이 그 여행지를 부동의 인생 여행지로 만든다. 블루 모스크 앞에서 보낸 밤이 내 인생 여행지 0순위를 항상 이스탄불로 기억되게 하듯이 말이다.
이스탄불은 어딘지 모르게 아련함이 녹아있는 도시다. 정확히 말하면 술탄아흐멧 광장에서 바라본 블루 모스크의 야경이 너무 아련해서, 그 도시 자체가 아련하게 기억된다. 내 인생 첫 배낭여행에서 맞이한 첫 번째 밤에 본 풍경이라 그런 걸지도 모른다. 처음은 소중한 법이니까. 어쩌면 그 순간의 분위기가 너무 낭만적인 것도, 내 여행의 첫날밤이라 그럴지도.
조금 더 주관적으로 생각하면 누가 이 광경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까 싶다. 형형색색 색을 달리하며 고요하게 솟아오르는 분수, 그리고 뒤로 보이는 은은하게 빛나는 이국 향이 짙은 거대 사원. 장담하건대 이곳에 있는 것만큼 '내가 타국 땅에 있구나'라는 걸 실감하게 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나는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사진으로 무조건 위의 야경을 소개한다. 다른 매력적인 곳들도 충분히 많지만, 내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이스탄불의 분위기를 모두 담은 곳은 저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렇게 여행 글을 쓰는 것도 여기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이 공간을 사랑했기에 이스탄불을 사랑하게 됐고, 이스탄불이라는 첫 여행지를 사랑하기 됐기에 그 후의 모든 여행들을 사랑할 수 있었고, 그랬기에 이렇게 글로써 그 시절을 추억하는 중이니까.
앞으로 얼마나 더 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수십수백 개의 도시를 여행한다고 해도 내 마음의 인생 여행지는 항상 이스탄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왔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함께 이 장면을 보면서 사랑을 속삭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