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딜리 서커스, 런던 - 영국
아이들은 놀이동산에 열광한다. 재밌는 놀이기구, 맛있는 군것질거리, 거리에 보이는 예쁜 인형들,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걸 한자리에 모아둔 놀이동산은 즐거움의 종합선물세트다. 사실 어른들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들 어린 시절에 좋아하던 것들인데 나이 조금 들었다고 싫어질리가 없다. 그냥 조금 무뎌졌을 뿐이다.
런던의 대표적인 광장 피카딜리 서커스는 나에게 놀이동산 같은 곳이었다. 내가 즐기는 모든 것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던 곳. 사실 한국의 강남, 홍대, 등등의 장소와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광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회전 목마 때문인지, 그곳은 나한테 여느 장소와는 다르게 '놀이 동산'으로 기억되고 있다.
피카딜리 서커스에서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그저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해도 된다. 광장 근처에 있는 각종 가게에서 쇼핑도 할 수 있다. 최신 광고들이 나오는 광고판을 보며 요즘 어떤 아이템이 최신인지 감상할 수도 있다.
길을 좀 걷다보면 찰리와 초콜렛 공장을 연상케 하는 엠엔엠 월드도 보인다. 이 안에서 오색빛 초콜렛들을 보며 달콤한 기분에 빠져들 수도 있다.
길을 조금 더 걷다보면 뮤지컬 극장들이 환영해준다. 길가에 있는 티켓 판매대에서 내가 원하는 뮤지컬들을 골라 표를 구매하고 바로 관람할 수 있다. 극장들이 한곳에 모여있어서 방방곡곡 찾아다니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쉽게 내 취향의 뮤지컬 혹은 연극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만약 피카딜리 서커스가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곳이었다면, 정말 일주일 내내 이곳에서의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은 별로라고 하지만 딱 내 취향은 피쉬 앤 칩스를 먹고 영국식 커피를 즐긴다. 근처 옷가게에 들어가 실컷 쇼핑을 하고 당이 땡기면 엠엔엠 월드에 가서 아름다운 초콜렛들을 사먹는다. 살짝 포만감이 오면 뮤지컬이나 연극을 관람한다. 그러다보면 이미 밤이 다가와있다. 그때부터는 살짝 추워진 거리를 걸으며 네온 사인에 비친 사람들을 구경한다. 이것만큼 신나는 도심 속의 놀이동산이 어디있을까?
피카딜리 서커스는 도시적인 감성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들러야하는 곳이다. 이국적이고 아름답고 낭만적이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