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엔츠 호수, 인터라켄 - 스위스
산책은 여행 중 재충전을 해주는 여유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여행 느낌을 물씬 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인터라켄의 브리엔츠 호수다. 인터라켄을 가운데 둔 브리엔츠 호수와 튠 호수. 두 호수 모드 유람 페리가 있다. 편의성이나 시간 절약 측면에서는 페리를 타는 게 좋겠으나, 브리엔츠 호수만큼은 걸어서 돌아보는 게 그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브리엔츠 호수는 말이 호수지 그 넓이는 어지간한 행정구역보다 넓다. 그 때문에 걸어서 전체를 돌아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나 역시 시간적 한계 때문에 중반까지만 걸어갔다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힐링'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일정에 여유를 가지고 길을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
브리엔츠 호수를 보다 보면 다양한 소설 속 첫 장면 묘사가 떠오른다.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광경을 글로 표현하고픈 욕구가 샘솟는다. 그래서 이 알프스 산맥 중심으로 여러 동화와 이야기들이 시작된 걸지도? 브리엔츠 호수를 곁에 두고 산책하다 보면 내가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옆에 파트라슈까지 있으면 더욱 완벽하다.
브리엔츠 호수를 걷기 전에는 샌드위치와 음료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여건이 된다면 작은 돗자리도 챙겨도 좋다. 중간중간 호수 옆길에 벤치가 있긴 하지만, 운치 좋은 곳에 돗자리 하나 깔고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며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게 얼마나 맛있던지. 먼 길 심부름을 떠나는 동화 속 주인공이 어머니에게 받은 요깃거리를 중간에 쉬면서 먹는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 간간히 저 멀리서 들리는 동물 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앉아있으면 정말이지, 그림 한 폭이 따로 없다.
산책하며 떠오르는 것들을 이 호수와 함께 마음 속에 담아보도록 한다. 생각뿐이었던 것들이 소중한 추억이 되는 기적을 경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