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항구에서

에미뇌뉘, 이스탄불 - 터키

by 스토리텔러

뼛속까지 시원한 바다 #2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문득 있다. 그럴 때마다 어느 바다로 갈지 고민하고, 그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내가 바다를 찾아간다. 하지만 에미뇌뉘에서는 바다가 나를 찾아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바다가 있는 줄도 모른 채 이스탄불의 거리를 걷다가,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오며 눈앞에 푸른 강이 펼쳐진다. 조금 더 자세히 들였다고, 그것이 바다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SAM_0388.JPG 사람들로 가득한 에미뇌뉘 거리


에미뇌뉘의 바다는 참 여러모로 신기하다.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감상이 달라진다. 이 바다의 이름은 금각만인데, 에미뇌뉘에서 보는 것과 그 옆에 있는 톱카프 궁전에서 보는 것, 그리고 유람선을 탄 상태로 보는 것이 모두 다르다.


에미뇌뉘에서는 바다 옆에 놓인 북적이는 항구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사람들은 바쁘게 거리를 오가며, 바다 근처에서는 알 수 없는 터키 언어로 큰 소리를 외쳐대는 건장한 청년들을 볼 수 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다가오고 이는 여행자의 마음을 한껏 고양시킨다.


서지구 동지구.JPG 톱카프 궁전 끝자락에서 바라본 금각만의 바다


톱카프 궁전에서 바라본 바다는 청량함을 선사해준다. 지도 상으로는 삼면이 육지로 둘러싸인 답답한 공간인데, 어쩐지 보고 있자면 가슴이 탁 트이는 상쾌함이 밀려들어온다. 그 위를 유유적 적하 게 가로지르는 배들을 보고 있자면, 얼른 그 위에 올라타 이 바다의 청량함 속에 온몸을 담그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그 너머로 보이는 다른 대륙의 땅들 위로 어떤 것들이 있을지 호기심까지 불러일으킨다.


이스탄불 공관.JPG 유람선 위에서 바라본 바다


그 욕망을 실현시키고자 유람선에 올라탄다. 땅에 있을 때는 잘 들리지 않았던 파도와 갈매기들 소리가 반겨준다. 어디를 둘러봐도 시원한 풍경이 자리 잡고 있다. 그 광경을 사진에 잡고자 렌즈를 갖다 댄다. 우연찮게 렌즈 안으로 들어오는 갈매기들의 날갯짓은 사진을 더 역동적이고 생명력 있게 만들어준다. 몇 년이 흘러 그 사진을 보면, 그 힘찬 날갯짓 덕분인지 그날의 추억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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