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뇌뉘, 이스탄불 - 터키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문득 있다. 그럴 때마다 어느 바다로 갈지 고민하고, 그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내가 바다를 찾아간다. 하지만 에미뇌뉘에서는 바다가 나를 찾아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바다가 있는 줄도 모른 채 이스탄불의 거리를 걷다가,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오며 눈앞에 푸른 강이 펼쳐진다. 조금 더 자세히 들였다고, 그것이 바다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에미뇌뉘의 바다는 참 여러모로 신기하다.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감상이 달라진다. 이 바다의 이름은 금각만인데, 에미뇌뉘에서 보는 것과 그 옆에 있는 톱카프 궁전에서 보는 것, 그리고 유람선을 탄 상태로 보는 것이 모두 다르다.
에미뇌뉘에서는 바다 옆에 놓인 북적이는 항구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사람들은 바쁘게 거리를 오가며, 바다 근처에서는 알 수 없는 터키 언어로 큰 소리를 외쳐대는 건장한 청년들을 볼 수 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다가오고 이는 여행자의 마음을 한껏 고양시킨다.
톱카프 궁전에서 바라본 바다는 청량함을 선사해준다. 지도 상으로는 삼면이 육지로 둘러싸인 답답한 공간인데, 어쩐지 보고 있자면 가슴이 탁 트이는 상쾌함이 밀려들어온다. 그 위를 유유적 적하 게 가로지르는 배들을 보고 있자면, 얼른 그 위에 올라타 이 바다의 청량함 속에 온몸을 담그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그 너머로 보이는 다른 대륙의 땅들 위로 어떤 것들이 있을지 호기심까지 불러일으킨다.
그 욕망을 실현시키고자 유람선에 올라탄다. 땅에 있을 때는 잘 들리지 않았던 파도와 갈매기들 소리가 반겨준다. 어디를 둘러봐도 시원한 풍경이 자리 잡고 있다. 그 광경을 사진에 잡고자 렌즈를 갖다 댄다. 우연찮게 렌즈 안으로 들어오는 갈매기들의 날갯짓은 사진을 더 역동적이고 생명력 있게 만들어준다. 몇 년이 흘러 그 사진을 보면, 그 힘찬 날갯짓 덕분인지 그날의 추억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