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봄이 왔습니다. 외투 없이 상쾌한 걸음으로 밖으로 나가니 여러 사람들이 꽃다발을 들고 나니는 모습이 보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정성스럽게 포장한 풍성한 꽃다발도 있고 집안에 봄을 장식하기 위해 준비한 한단의 꽃도 있습니다. 꽃을 쥐고 있는 손들이 부러워 저도 질 수 없어 계획에 없던 프리지아를 사서 손에 들고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세상에 노랑꽃은 많지만 프리지아는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통통한 꽃망울에 멀리서도 존재를 맡을 수 있는 싱그러운 향 때문이지요. 어릴 적 하굣길에 트럭 한가득 프리지아를 가득 채운 꽃장수가 프리지아를 팔던 기억이 납니다. 매년 그 가득한 프리지아의 유혹을 지나칠 수 없어 부모님이 주신 용돈으로 꽃다발을 집으로 들고 갔었지요. 요즘엔 싱싱한 꽃이 택배 배송도 되는 편리한 시대라 꽃 접근성이 좋다고 할 수 있는 편이지만 우연히 마주치는 프리지아 트럭을 보고 반가웠던 추억이 그립기도 합니다.
"당신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프리지아를 보니 불현듯 용기가 차오릅니다. 프리지아만 있다면 언제든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만 있을 것 같아서요. 무언가를 제대로 하겠다는 다짐이 얼마나 쉽게 휘발되는지 지치고 무뎌진 순간에 초심을 다시 떠올리는 것조차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책상에 놓인 프리지아를 보면서 다시 나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받습니다. 마치 달리기 시합에서 총소리가 울리듯 조용히 웃으며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리지아와 우리집 고양이 파브르를 수채화로 그려보았어요. 노랑색 점 몇개로 이쁜 프리지아가 만들어져서 마음에 싱긋 미소가 지어집니다. 고양이 과학자 파브르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