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이 만개했어요. 집 근처에 서울식물원이 있는데 매년 4월 이맘대가 되면 수선화와 튤립이 가득 피어있답니다. 산책 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마음이 한가득 벅차오릅니다. 따뜻한 햇살에 반사된 다양한 색색의 튤립이 너무나 이뻐요. 정원에 피어있는 선명하고 밝은 빛깔의 튤립을 핸드폰에 담아보려고 해도 어딘가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이 햇살과 바람, 주변 사람들의 웃음 까지는 카메라에 잘 담기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이 오면 저는 스코틀랜드 밴드 트래비스 Travis의 Flowers in the window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어요. 트래비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이 노래 또한 듣는 것만으로 끝없이 이어진 꽃밭을 걷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요. 어쿠스틱 기반의 노래인데 밴조 기타와 어우러져서 멜로디가 따뜻하고 맑고 밝은 노래입니다. 후렴구 가사도 듣고 있자면 너무 귀엽고 아름답습니다.
Wow, look at you now, flowers in the window
It's such a lovely day and I'm glad you feel the same
와, 지금 당신을 봐요, 창가에 핀 꽃 같아요
정말 아름다운 날이네요, 당신도 같은 마음이라니 기뻐요
'Cause to stand up out in the crowd, you are one in a million, and I love you so
Let's watch the flowers grow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빛나니까요, 당신은 백만 중에 단 하나,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함께 꽃이 자라는 걸 지켜봐요
얼마 전 저의 4개월 아기의 발을 잡고 흔들면서 이 노래를 흥얼거렸는데 너무 감상에 빠져든 나머지 눈물이 찔끔 날 뻔했어요, 참 주책이죠? 저는 비록 창밖에 꽃이 보이는 집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부디 우리 아기와 고양이들이 경쾌하게 자라는 것을 보면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튤립을 좋아하지만 한 번도 집에 튤립 꽃을 들이진 못했습니다. 튤립은 고양이에게 매우 위험한 꽃이기 때문이에요. 꽃병에 담긴 물이나 꽃을 살짝 맛보기만 해도 독성이 전달되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서라도 튤립은 집에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튤립도 좋고 우리 집 고양이도 너무 귀여워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 아쉽지만 상상으로라도 함께 있는 그림을 그려볼 수밖에요. 잘 어울리지 않나요? 튤립도, 고양이도 너무 사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