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학교 day5

해녀박물관으로 가는 길

by 여름의 속도
2015.5~2015.8 제주살이의 마지막을 불태웠던 해녀학교에서의 모든 기록입니다. 그날그날의 일을 그냥 두면 금세 잊힐까 페이스북에 가볍게 남겼었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휘발되지 않도록 조금씩 손보면서 다시 옮겨옵니다.

해녀학교는 학교다. 월초마다 야외활동도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동쪽의 해녀박물관을 먼저 들렀다 학교로 가는 일정. 우리 조 조장님은 (제주) 함덕이 고향이라 하시더라. 어머니가 물질하셨다고... 가는 길에 썰을 풀어주셔서 얘길 좀 많이 들었는데 함덕은 원래 기름진 바다로 해녀들끼리 모아둔 돈도 많음. 그래서 어촌계 들어가려면 돈도 필요하고(천만 원 이상?? 별도로 수협에도 조합비 백만 원 내야 됨.) 모든 해녀들의 승낙이 필요하다. 만장일치제. 해녀들이 만약 "젊은애들 필요 읎다, 우리끼리 할 거다" 이러면 해녀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음. 그런 걸 조금씩 균열 내보고 싶은 게 해녀학교인 거 같은데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해녀박물관으로 가는 버스가 화북 공업단지를 지나갔다. 신제주와 함께 박정희가 조성했다고 했다. 개발 많이 해줬다고 도민들이 꽤나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음.

제주에는 오메기술이 있다. 전통주며 크게 보면 막걸리 종류다. "레알" 오메기술을 먹으려면 성읍 민속마을로 가야 한다. 원래 할머니가 하시고 있었는데 아마도 명인 자리를 물려받은 모양. 바로 그 오메기술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광해군 시절 인목대비 어머니인 노 씨 부인이 제주에 유배와 서는 먹고살려고 술주정 버리는걸 모아 두고 만들게 된 게 조껍데기 막걸리라고. 지금도 성불오름 맞은편에 비석이 있다고 함. 전주의 모주도 같은 맥락이라고 하는데...(노 씨 부인과 관련). 드라마 화정이 인목대비 딸 얘기라고 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제주어 한마디. 잘난 척하는 걸 보고 "아이고 뺄래기똥. 촐람생이야~"라고 한다고. 시장가서는 다음과 같이 말해봅니다 "삼촌~아이고 즘싸게줍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드디어 해녀박물관에 도착했다. 박물관의 해설사 분도 열정이 넘치시는 게 특유의 분위기가 흐른다. 동그란 안경, 말간 얼굴, 빛나는 눈동자. 아래는 그분의 설명 중 인상 깊었던 부분.

도에서 어촌계에 바다를 임대하는 형식으로 운영한다.

예전엔 허가증 발급해주기도 했다고.

고무옷 이후로 잠수병을 비롯하여 여러 병이 생겼다고. 오래 물질할 수 있게 되어서인데, 압력은 물론, 연철 때문에 요통도. 게다가 4시간 이상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자원고갈도 심해졌다고.

추운 거만 아니면 소중이(천으로 만든 예전 물질 옷)가 더 편하다는 기술이 있었다. 실용적인 옷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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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일정. 밥 먹고 학교로 가서 옷 갈아 입고 바로 물질을 시작했다. 지난번과 달리 시야가 너무 좋아서 신남. 사람들은 군소도 잡고, 군소 아닌 것도 잡고. 둘의 차이는 보라색 물이 찍 나오냐 안 나오냐란다. 나는 도무지 구별이 안 간다. 제법 큰 고기도 많이 보이고 바닥에 손도 닿고 해녀 삼촌한테 칭찬도 듣고 그랬다. 그리고 탈진.... 몰래 미리 나와서 씻고 쉬어버림 헉헉. 다들 체력도 좋다.

뒤풀이까지 하고 드디어 안 끝날 것 같은 일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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