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를 채취하면 가시가 마구 움직인다.
2015.5~2015.8 제주살이의 마지막을 불태웠던 해녀학교에서의 모든 기록입니다. 그날그날의 일을 그냥 두면 금세 잊힐까 페이스북에 가볍게 남겼었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휘발되지 않도록 조금씩 손보면서 다시 옮겨옵니다.
이것은 우리끼리 비밀. 물질을 하도하고 났더니 입이 너무 짜서 바로 먹기 싫어서 성게를 하나 쟁여왔다. 성게는 망태기 그물 사이사이에 껴서 꺼내기가 거시기하더라-장갑을 다시 끼고 가시를 다 부러뜨려서 구출! 몰래 가져오기 힘들구먼. 심장이 덜컹덜컹했네.
해녀 선생님이 주워오라고 바닥에서 뒤집어주신 소라를 하나 주웠고, 다른 하나는 풀숲을 더듬다, 나머지 하나는 바위 사이를 굳이 들여보다 찾았다. 성게는 원랜 호맹이(호미)로 채취하는데 그냥 돌멩이로 파서 가져옴. 숨 딸려 죽는 줄. 보말도 먹는 거 안 먹는 거 따로 있더라. 보랏빛이 안 먹는 거라는 듯-군소와 반대. 이거 다 어떻게 아는 거지. 소문에는 다음 주가 심사인데 소라를 10개 이상 잡아야 상군이래. 아마도 떨어지겠구먼. (해녀는 상군, 중군, 하 군으로 나뉜다. 여기서 말하는 상군은 학교에서 임의로 나눈 반. 진짜 해녀의 상군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교는 참 이것저것 시키는 게 많다. 곧 우리끼리 여는 학교 축제가 있는데 거기서 우리 모두 합창을 한단다. 근데 지휘자님이 목소리가 작다고만. 아뇨. 너무 옥타브가 하나 낮잖아요. 가만히 있어야지. 합창 안 하던 사람들을 데리고 4성부를 하겠다니 정말.... 우리 조 바이올리니스트 언니가 자꾸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