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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Dec 07. 2020

JOB1. 섹시한 독일의 데이터 분석가 - 얼마벌어 편

독일 데이터분석가는 연봉이 어떻게 되나요?

독일에서 데이터분석가로 일하기 위한 지원서 작성 중 덜컥 걸렸던 것은 희망연봉 기입이었다. 모든 회사가 요구한 것은 아니었으나 희망연봉을 같이 보내달라고 분명히 요구하는 자리에는 대강의 숫자라도 넣어서 보내야하는 것이 구직자의 숙명이었다.


독일 구직시장에서 나의 가치는 얼마일까?


수학/통계/인포매틱 전공도 아니고, 그럴싸한 경력도 없는 주니어 데이터분석가의 시장가치를 매기는 건 참으로 민망하고도 어려운 일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은 구글에 검색해보는 수 밖에. (당시(2018/2019 겨울) 검색한 결과의 정확한 정보가 남아있지 않기에 현재(2020년 12월) 기준으로 쓰지만 그 사이에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어 보인다.)



(1) 글래스도어 (https://www.glassdoor.de/Geh%C3%A4lter/data-analyst-gehalt-SRCH_KO0,12.htm)

에 따르면 독일 184명의 독일 데이터분석가의 평균 연봉은 세전 53.387유로.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높은 연봉의 독일 대기업(BMW, Bosch 등)부터 작은 중소기업까지 포함되어 있다.


출처: glassdoor



53.387유로를 한화로 계산하면 7000만원 정도(환율: 2020년 12월 7일 기준 1유로=1313원)인데 한 가지 꼭 짚어야 할 점은 독일에서는 (싱글 기준) 이 중 40%가 근로소득세 및 4대보험으로 제해지므로 한국의 연봉과 비교시 독일 세전 연봉 자체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세후 월급으로 치자면 연 4200만원, 월 300만원정도가 되겠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월급이다(독일이 돈을 벌러 오는 나라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개인차가 있겠지만- 복지 및 소비 환경 자체가 다르기에 저 정도로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2) 다른 잡 포털인 stepstone(https://www.stepstone.de/gehalt/Datenanalyst-in.html)은 그보다 조금 낮은 49.200유로(6450만원)를 데이터 분석가의 세전 평균 연봉이라 내 놓았다.

출처: stepstone.de





(3) 다른 출처인 gehalt.de에서는 평균이 아닌 중간값의 통계를 보여주는데 여기서 말하는 독일 데이터분석가의 연봉은 63.428유로(한화 8320만원, 세후 월 416만원)로 glassdoor와 비교하면 약 만 유로나 차이가 난다. 특히 하위 25%의 컷포인트(53.289유로)가 글래스도어의 전체 평균 연봉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출처: gehalt.de


중요한 점은 위의 세 곳 모두 경력과는 상관없는 모든 표본에 대한 통계라는 점이다. 내가 찾는 주니어급 희망연봉을 위해서는 좀 더 자세한 정보를 볼 필요가 있다.


경력에 따른 연봉 정보를 찾아보았다. (2년 전과 다를 수 있음)


출처: gehalt.de


3년차까지 세전 55.926유로 (7340만원)

3-6년 경력자는 세전 57.983유로 (7613만원)

7-9년 경력자는 세전 60.804유로 (7983만원)

9년 이상 경력자는 세전 71.558유로 (9395만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기서 내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60%뿐이다.



gehalt.de의 중간값(median)이 63.428유로라는 사실로 보면 이 통계에는 대부분 몇 년 이상의 경력자의 봉급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내가 희망연봉으로 쓰기에는 너무 높다.




결과적으로 그 당시 나는 나의 시장가치를 회사 인지도 및 규모에 따라 50.000유로에서 52.000유로 정도로 판단했다. 그 전 직장(연구소/대학교)에서의 임금이 독일 공무원 단체 협약인 TV-L 100%의 레벨 13이었는데 2년차 그 당시 연봉이 50.000유로가 조금 넘었으니 초보 데이터분석가는 그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았다. 게다가 직무 무관 독일 석사 졸업자들의 신입 평균 연봉인 46.709유로(https://www.absolventa.de/karriereguide/arbeitsentgelt/einstiegsgehalt , https://karrierebibel.de/einstiegsgehalt/#:~:text=Immerhin%20ist%20der%20Arbeitsmarkt%20in,oder%203736%2C33%20Euro%20monatlich.)(2년전에는 이보다 다소 낮았을 듯 하다)보다는 나의 희망연봉이 몇 천유로 높은 값이었다는 데에 만족하기로 했다. 본래 뽑아주는 데 들어가는 게 목표였으니.



그러나 실제 면접장에서 연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나서 보니 회사의 업종, 규모에 따라 연봉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박사 후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사람이 나의 최저 희망연봉인 50.000유로 언저리를 받는다며 내가 쓴 만큼은 못 준다는 회사가 있는 반면 희망연봉을 물어보지도 않고 먼저 gehalt.de의 3-6년 경력자 연봉인 50.000유로 후반대 연봉을 제안한 회사도 있었다. 잘 나가는 대기업이어도 짠 회사가 있었고 작은 규모라도 두둑히 챙겨주는 회사가 있었다. 말 그대로 케바케.



최종 입사를 결정한 회사는 나의 최대 희망 연봉을 훌-쩍 넘긴 연봉으로 나를 채용했고 1년이 지난 후 임금이 한 번 더 올라 내 소비패턴으로 먹고 살기에 충분한 월급을 받고 있다.



100% 운이라고 할만큼 나의 실력을 무시할 건 아니지만

100% 내 실력이라고 할만큼 운이 안 따라준 것도 아니다.



미국의 데이터분석가 연봉과 비교하면 아무개는 너무 적다고 불평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내 힘으로 독일에서 데이터분석가로 전업에 성공해 예상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내 가치를 인정받으며 일하는 지금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다음 숙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을 계속해서 지향하며 사는 것이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나는 그 때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었던 경험이 나를 다시 일으켜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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