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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ep 16. 2018

가끔은 혼자 떠나보기

홀로 시간 보내는 법 배우기

지난 6개월 동안 스스로 성장함과 동시에 그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혼자였기 때문이다.


혼자였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물어보지 않고 가고 싶을 때 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하고(응? 그런 적이...), 놀고 싶을 때 노는 것의 자유를 오롯이 만끽할 수 있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아무리 친한 친구, 연인 혹은 가족 사이라도 같이 있게 되면 내가 혼자 있는 것만큼 자유롭진 않다) 그저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여행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혼자였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은 내 인생 진짜 어떡하지 부류의 이모 저모의 생각에 괴로워하다가도 또 어느 날은 너무나도 내 인생이 짜릿하리만큼 기대되서 첫 눈 오는 날의 강아지처럼 마냥 신나있기도 하고, 혹은 그냥 멍- 때리는 상태로 하루 종일 있는 날도 있는가하면 바지런히 도서관에서 가서 지성을 쌓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그것도 아니라면 아침에 눈 떠서 저녁 때까지 먹부림만 하다 들어와서는 "내일은 뭐 먹지?" 하면서 흐뭇하게 배 두들기며 잠들기도 하는 날도 있었다.

자유도로 따지면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을 누렸던 것이 지난 여행이었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 살면서 수도 없이 겪을 혼자만의 시간의 중요성과 그 시간에 대한 내 책임감은 내가 혼행을 통해 배운 것이었다.


가끔 누군가가 그리워지거나 혹은 하루 종일 말 한 마디 못해 입에서 폴폴 단내가 날 때 쯔음이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된다. 다행히도 혼행족은 혼행족끼리 잘 통한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대화를 할 사람이 필요해 까페를 찾았는데 둘이 앉아 있는 사람과 혼자 있는 사람 중 누구한테 말을 거는 것이 더 쉽겠는가. 그렇게 나는 홀로 다니며 남녀노소 막론하고 작업(?)을 종종 받았고, 또 내가 작업(?)을 걸기도 했다.


어떨 때는 나와 직업군이나 성격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하루만에 죽이 척척 맞는 친구가 되는가 하면 어떨 때는 모국어인 한국어로 얘기하더라도 대화가 1도 안 통하는 고구마를 만나 "그냥 집에나 있을 걸"하며 돌아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배울 점은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점을 찾아 배우면 되는 것이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나는 다른 사람한테 저렇게 행동하지 말아야지"를 되새기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독서만큼이나) 중요한 이유는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들음으로써 몰랐던 다채로운 세상의 가능성을 알게 되고 폭넓게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홀로 여행을 다니면 다른 여행객이나 로컬 사람들과 새 만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친구,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도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같이 있을 때는 깨닫기 어렵지만 혼자 떠났을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고 가끔씩은 용기내어 혼자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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