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이 열려있는지의 여부
혼자라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문이다. 나는 첫 여행지인 발리로 떠나기 전 나에게 약속했다.
마음을 열고 새로운 것을 해 보자
새로운 나를 포함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준비가 된 상태로 여행을 하게 되면 내가 생각치도 못한 엄청난 만남을 갖거나 지금과의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가는 지역의 유적지나 관광지에 가는 것에 관심이 있고 중요도를 두는 사람이라면 그것 또한 가치 있는 여행이다. 하지만 남들이 다 가니까, 다 해보니까 해 보자식의 여행보다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본인만의 새롭고 특별한 여행을 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발리 우붓에 있을 때 요가 티쳐 트레이닝 이외에
발리 최고의 요가 페스티벌인 Bali Spirit Festival에 가서 Didgeridoo(디저리두)라는 악기의 소리를 접하고 새벽까지 흥에 취해 춤추다 오고
인도네시안 쿠킹 클래스에 참가해 Tempeh, Kurkuma 등 새로운 식재료에 대해 배우고
공을 이용하는 요가나 Acro Yoga, 그리고 물 위에서 하는 요가(Sup Yoga) 등 다양한 요가를 접해 보고
우붓에서 제일 큰 규모의 요가원인 Yoga Barn에서 요가가 아닌 살사 수업을 들어보기도 했다.
피렌체에 7주에 있으면서는 떠날 때까지 두오모에 한 번을 올라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대신
피렌체에 가게 된 가장 큰 이유인 이탈리안 언어와 요리 수업을 들었고
내가 사랑하는 토스카나 지역 곳곳(Pisa, Siena, San Gimignano 등 유명한 지역 이외에도 등산하기에 좋은 Fiesole와 Settignano, Chianti 와이너리와 숨겨진 작고 예쁜 골목의 마을 Montefioralle, 피렌체를 내려다 보며 토스카나 와인 테이스팅을 했던 Carmignano, 여름을 즐긴 해변가 Castiglioncello, S. Vincenzzo)을 가보고
세계 최대의 푸드 테마 파크(이탈리안 음식을 위한 디즈니랜드)이자 내가 작년에 TV에서 처음 보자마자 "저기 가야겠다!"고 다짐했던 볼로냐 근교에 위치한 FICO Eataly World에 다녀오고
친구 M과 모터바이크를 타고 피렌체 주변(Monte morello, Monte Senario)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내 플랫메이트인 S를 따라 Careggi라는 곳에 가 쿤달리니 명상(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을 하는가 하면
피렌체의 Cascine 공원에서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는 야외 요가 수업에도 참가해보고
나만 알고 싶던 피렌체의 보물처럼 숨겨진 도서관 Biblioteca Marucelliana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도 있었고
독실한 카톨릭 국가 이탈리아에서 피렌체 불교 모임에 참가해 이탈리안 사람들의 불교에 대한 믿음을 느껴보기도 했다.
바다가 아름다운 시칠리아에서의 한 달 동안에는
팔레르모 친구가 알려 준 관광객 적고 조용한 해변인 Capo Gallo,
Capo Gallo 등대(등대 주위에는 누드비치도 있다지..)를 돌아 서쪽에 위치한 Avamposto,
Altavilla milicia 등의 보석같은 해변들에서 뜨거운 시칠리아의 여름을 즐겼고,
트라파니 지역에 위치한 Kitesurfing 하는 곳의 파티에 가서 부둣가에 앉아 밤 카이트서핑을 하는 멋진 사람들의 묘기를 보며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팔레르미탄 친구가 추천해 준 Enoteca에 가서 그가 손수 손으로 적어준 시칠리안 와인 리스트를 참고하며 테이스팅을 하기도 했다.
밖에 나가 사람 만나는 걸 무서워했으면 이런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나도 조금 보수적이였고 의심이 많았던 터라 경험의 기회가 오더라도 주저하고 망설였다. 하지만 내가 마음의 문을 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니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이 생기고 생각치도 못한 곳들에서 나만의 특별한 순간들이 펼쳐졌다.
이 것이 내가 피렌체의 두오모에 올라가지 않았어도 후회가 되지 않는 이유이자 혼자 떠났더라도 충분히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