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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ep 18. 2018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데에 있어 영어의 중요성

영어, 중요하지요. 하지만 한국어 잘 한다고 친구 사귀기가 늘상 쉽나요?

발리 우붓-순례자의 길-피렌체-시칠리아의 6개월 동안 만난 친구들의 국적을 살펴보자면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아시아부터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스코틀랜드, 폴란드, 체코, 스페인, 스웨덴, 핀란드, 영국, 러시아(유라시아)의 유럽에 이어

호주, 뉴질랜드의 오세아니아,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에 이르는 남미까지 다양했다.



이 친구들이 다 영어를 잘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NO.
ABSOLUTELY NO.


스페인에서 도난 당한 내 휴대폰을 함께 찾아준 스페인 친구 A는 아주 간단한 영어 단어도 모르는 친구였다. 하지만 그와 나는 그가 몇 달 후 나에게

"Sunny 너가 관심 있으면, 혹시 내 호스텔에서 몇 달간 일할 의향이 있니?"

라고 물어왔을 정도로 믿음 있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거절하긴 했어도).  

비밀은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Google Translator라는 이름의 또 다른 친구! A와 이야기하려면 그 친구를 한 단계 거쳐야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 유쾌하고도 천사 같은 사람과 친구가 됐는데 이런 불편함 쯤이야! 이제는 다행히도 내가 이탈리아어를 조금 할 줄 알아서 꽤나 비슷한 스페인어를 중간 친구 없이도 이해할 때가 종종 있다.


피렌체 언어 교환 모임에서 만난 이탈리안 친구 T는 스페인 친구 A보다 아주 조금 잘하는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던 친구였다. 그 당시 나의 이탈리아어 또한 아장아장 베이비 수준이었지만 우리는 '요리'라는 공통점을 찾아 그 짧은 이탈리아어로도 몇 시간이고 이탈리안 음식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고, Parmigiana di Melanzane(팔미지아나 디 멜란자네)라는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가지 라자냐 요리를 함께 만들어 먹기도 했다.


길리 트라왕안 섬에서 프라이빗 고부기(거북이) 스노쿨링을 시켜준 인도네시안 삼 형제 중 둘째 H도 문장이기보다는 영어 단어로만 얘기를 했지만 나에게 잊지 못할 바다의 기억을 선물해 준 아주 고마운 친구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외국에서 친구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정말로 영어가 그 이유일까?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한국에서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게 늘 쉬웠을까?



물론 다양한 사람들과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하려면 언어 능력(해외 여행의 경우 이 언어가 영어라는 걸 반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행 중에 정말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아주 심각하게 정치나 사회 현상에 관해 토론할 친구를 찾는 게 아니라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누구나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교과서 영어의 힘을 믿으세요!) 다가가면 된다.


(미소와 함께^^) Hello! I am Sunny from South Korea. You? Where are you from?

로 시작해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왔다.



혹시 더 대화하다가 모르는 표현이나 단어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잠깐만! 미안한데 나 너 말이 잘 이해가 안가서 인터넷에서 잠시만 찾아볼게"하면 된다. 어디 중요한 자리에 나가서 연설을 하는 것도 아니니 약간 실수를 해도 괜찮다. 그것 또한 대화의 일부인 셈이고 또 그것이 언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약 상대방이 그걸 가지고 트집을 잡는다면 그 사람은 친구로 안 삼는게 좋고.


언어는 의사소통의 여러가지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언어 이외에 눈빛도 있고 바디랭귀지도 있고 정 안되면 A와 나 사이처럼 번역기라는 기술의 힘을 빌릴 수도 있다. 친구와 마음을 나눈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라는사실!


피렌체 언어 교환 모임에서 본 미국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섞이지 않고 혼자 테이블에 앉아만 있었다. 반면 한  일본 친구는 짧은 이탈리아어라도 이 사람 저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갔다.


그 미국 친구가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영어 연설을 잘한다 한들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겠는가.



다시 돌아온 중요한 그 말,

마음을 열고 다가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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