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 참 어렵다
#
아이를 갖기전에는 임신과정이 두려웠다.
난임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결혼을 하고 여유있게 신혼생활을 즐기다 아이를 갖아야지 하는 결혼전 생각을 신혼몇달만에 접었다.
운이좋게 임신을 하였을때는 출산의 고통이 두려워
아이를 낳으러 가는 하루전날까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출산후기들을 읽고 또 읽으며 두려움에 떨었었다.
아이를 출산한 후에는 잠못자는 육아가 힘들고 외로워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면서도 울고 아이를 재우려 앉고 흔들면서도 울었다.
그러면서 아이가 혼자서 먹고 잘수있을만큼 빨리 크길 바라고 바랐다.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힘든일도 두려운일도 없을것이라 생각했다.
#
그러나 큰아이가 열살이 된 지금까지도 난 오히려 먹고 재우느라 몸이 피곤했던 그때의 시간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때가 있다.
아이가 크니 몸이 피곤할일은 덜었지만 마음이 피곤할일이 늘었다.
아이가 안고오는 고민과 걱정들이 고스란히 내마음안에 옮겨져 아이가 자는 늦은시간에도 무거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
얌전한 아이.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
있는듯 없는듯 존재감이 없는 아이 그래서 어쩜 손이 덜가고 눈길이 덜 가는 아이.
큰아이는 어린이집부터 학교까지 그런 아이였다.
얌전하게 말썽한번 부리지 않는 아이였고 친구와의 말다툼이나 고자질한번 없을만큼 낯을 가리는 아이라 늘 친구를 사귀는 것이 인생 최대의 과제인 아이였다.
집에서는 하루종일 재잘되기도 하고 웃긴표정을 지으며 춤을 출정도로 발랄한 아이인데 학교에서는 친구에게 말한마디 걸기 어려워 쉬는시간에도 혼자서 자리에 앉아 책을보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
"거절당할까봐 무서워."
"연습할때는 잘되는데 실천이 잘안돼."
아이도 본인의 문제를 알고있기에 늘 수없이 연습하고 공책가득 적으며 생각하는데 막상 먼저 가서 같이놀자 같이하자 나도껴줘라는 말을 하는게 어려운가 보다.
처음이 어려운거지 한번 하면 두번은 덜어렵다 라고 유치원때부터 수차례 얘기도 해보고 심리상담센터도 가보고 연기학원도 보내보고 또래친구랑 노는 자리에도 가보았지만 나아질것같다가도 다시 제자리인것같은 그런 기분.
"나는 친한 친구가 없어."
"속상해 나만 놀 친구가 없어서."
아이의 고민과 걱정을 듣다보면 고스란히 내마음에 들어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거야.
나도 그랬어 그땐."
남편은 본인도 그때는 그랬는데 좀더 학년이 들어서 조금씩 바뀌었다며 우리아이도 그럴거라 하는데 아이의 속상한 마음에 이미 공감이 되어버린 나는 남편의 말이 전혀 위로가 안된다.
내가 사회성이 없는걸 닮아서 그런건가
아님 아이가 어릴때에 사회성 발달을 위해 뭔가 더 노력을 했었어야 했나
다른아이들은 다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는것 같은데
저절로 좋아지는것같은데 왜 우리아이만 그런걸까
아이의 고민이 내마음에 콕 박혀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