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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영 May 07. 2017

2. 좌충우돌 '우리'의 집 구하기 대작전 (1)

집 구하기,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하나

결혼, 그리고 결혼준비를 기록하려고 지난 날들을 돌아보니 가장 큰 우여곡절이 있었던 부분은 '집'이었다. 각자의 공간을 살던 두 사람이 이제 함께 생활을 보내게 될 바로 그 공간, 집.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지을 돈은 없었다.


원래부터 화려한 집에 살았던 적도 없었고, 반짝반짝한 새 집을 기대한 것도 결코 아니었다. 그저 버스를 타고 지나가며 눈으로 훑었던 저 수 많은 집들, 중 내 집 한 칸은 있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이었을 뿐.


그렇게 마주한 우리의 집구하기 미션. 첫 시작을 꿈꾸던 우리의 이상은 달콤했지만 마주한 현실은 생각보다도 빡빡했다. 




막연히 집을 구하자고만 하고, 그 뒤에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던 날들에 접한 반가운 기사가 있었다. 바로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인 "미스터홈즈"에서 신혼부부에게 맞춤형 신혼집을 찾아주는 '신혼집 컨시어지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기사였다. (기사 : http://www.venturesquare.net/742324 ) 


스타트업에 다녔던 경험 덕분인지 우리는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이 반가웠다. 기사를 본 후 곧바로 전화해 방문상담 예약 후 상담을 받았다. 왠지 일이 술술 풀릴것만 같은 말도안되는 자신감이 생겼다. 


미스터홈즈 팀장님이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주셨다. 


"신혼 집은 어디로 구하실 생각이세요?" 

"아 저 그게.."


"신혼 집 예산은 얼마로 생각하고 계세요?"

"그게 그러니까.."


"신혼 집 구할때 꼭 필요한 조건들이 있나요?" 

"음 그게 말이죠.." 


 우리와 몇 번 말을 섞어보시더니 이내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라는 것을 간파하셨다. 정말이지 우리는 아무것도 기준이 잡혀있지 않은 백지상태였다. 다행히 친절한 미스터홈즈 팀장님께서는 백지상태의 우리의 머리속에 몇 가지 기준을 잡아주셨다. 


1. 지역 

우선 집을 '어디에' 얻을 것인지가 가장 우선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우리는 막연하게 '집값이 싼' 동네들을 돌아다녀볼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출퇴근 거리가 길어진다던지, 교통편이 불편한 것들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얘기를 하다보니 두 사람의 직장에서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으면서(혹은 특정인의 직장과 매우 가깝거나)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 최적의 입지 조건이겠구나 싶었다. 


물론 이렇게 이상적인 집들은 수요도 많기 때문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게 함정이다..


집을 구하는건 결국 돈과의 싸움이다..


2. 예산 

사실 예산이 지역보다 우선이 될 때도 많다. 둘이 모아둔, 혹은 각자의 집에서 도움받거나 은행의 대출을 껴서 최대로 확보할 수 있는 예산의 범위가 정해지면 둘이 살 수 있는 지역들이 추려진다. (정확히는 도저히 꿈도 꾸지못할 지역과 집 타입이 걸러지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곳은 같은 예산이라도 입주할 수 있는 집의 평수가 작아지게 되고, 외곽으로 벗어날수록, 지은지 오래됐을수록 집의 가격이 내려간다. 


집 구하는건 이상과 '예산' 사이의 타협이라는 점을 여기서 몸으로 깨달았다. 


3. 입주 형태 

집을 구할 때 집의 대가를 어떻게 치르냐는 것 역시 중요한 포인트다. 돈이 많으면 넓고 좋은 집을 자가로 구입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금수저가 아니고 일개 월급쟁이들이기 때문에 주거생활에 들어갈 돈을 최대한 아껴야만 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은 돈을 보증금 삼아 얼마 나와있지 않은 전세 매물을 끊임없이 찾고 또 찾느냐, 아니면 상대적으로 매물이 많은 월세까지도 고려하느냐에 따라 집 구하기의 난이도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늘 그렇듯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길은 경쟁률이 세고 넓고 좋은 길을 가기 위해선 그만큼 대가를 치르는 법. 월세만 잘 아껴도 월 고정지출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웬만하면 전세로 들어가고 싶었다. 


3-1. 전세자금대출 - especially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전세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높은 전세자금의 장애물이 또 나타났다. 왜 우리 수중에 돈이 이것밖에 없는지 한탄하며 펑펑 돈을 썼던 과거의 나를 원망하게 되는 시점이다. (그렇지만 펑펑 돈을 쓴 것도 아니라는게 함정... 그 많던 내 월급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다행히 나라와 금융권에서는 이렇게 비루한 우리같은 사람들을 위해 '전세자금대출' 이라는 훌륭한 제도를 두었다. 전세보증금의 20~30% 가량의 돈만 보유하고 있으면 나머지 70~80%의 금액을 대출해주는 제도인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건 당연하게도 정부에서 나오는 전세자금대출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전세자금대출을 '낮은' 금리로 받으려면 또 몇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여기가 가장 집구하기의 난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가 알아봤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선 신청자격은 다음과 같다. 

"부부합산 연 총소득이 5천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 (단, 신혼가구인 경우 6천만원 이하)

두 사람이 버는 연간 소득이 5천만원을 넘어서는 안 되고, 혹여나 가지고 있는 집이 있으면 신청자격이 없다. 다행히 신혼부부의 경우 연 소득 관문이 조금 관대한 편이나 여기에서 곧바로 신청자격을 박탈당하는 경우들도 많다고 한다. 정부에서 하는거니까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가게 설계해 둔듯. 


그리고 임차보증금은 "2억원 이하"(단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3억원) 여야 한다. 

전용면적 역시 제한이 있다. 85㎡이하(수도권을 제외한 도시지역이 아닌 읍, 또는 면 지역은 100 ㎡이하)여야 한다. 즉,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받고싶은 사람들은 위 조건 이상의 전세집을 알아보면 헛수고라는 것. 85㎡는 평수로 변환하면 25평 가량 된다고 하니 집 구하실 때 참고하시면 된다.


그리고 대망의 금리. 


주택도시기금 사이트를 참고해 금리 기준을 긁어왔다. 

풀어 설명하자면 연소득이 얼마나 되냐에 따라, 보증금이 어느정도 규모인지에 따라 금리의 구간이 달라진다. 그리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는 운 좋게도 신혼부부 우대금리를 적용받았다. 0.7%나 된다니! 생전 멀게만 느껴졌던 정부의 정책이었는데 실효성이 느껴진건 처음이었다. 알고보니 올 1월에 신혼부부 우대금리 혜택 수준이 확대된 것이었는데 우리는 2월에 대출을 받았으니 완전 따끈따끈한 제도의 수혜자들이었다. (관련기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4/2017012401286.html



그리고 또 중요한 대출 한도. 


이것때문에 꽤 고생했다. 전세 계약서상 임차보증금의 70% 이내, 최대 1억 4천만원(신혼가구 기준) 까지 대출이 가능하대서 별 생각없이 맘 편하게 대출받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신청인의 소득, 부채, 신용도에 따라 대출한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필요서류를 잔뜩 제출하고 정말 아슬아슬하게 필요한 금액 수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 남의 돈 끌어다 쓰는건 힘들다. 정말. 


그리고 계약이 진행되던 중 새삼스레 알게된 사실인데,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대출을 받는 시점에 해당 집의 '세대주'여야 한다. 이게 무슨말이냐면 미리 집을 계약하고 집 계약금의 5% 가량을 지불했다는 영수증까지 끊어와야 은행이나 나라에서 대출을 해준다. 때문에 미리 집 계약을 했는데 그 집이 부채가 많이 껴있다던지, 불법증축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대상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도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때문에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생각이 있는 분들은 집을 알아볼 때 부동산에 반드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집인지를 꼭 물어보고 재차 확인해야한다. 나같은 경우는 부동산에서 떼어주기 전 미리 집의 등기부등본을 떼서 보기도 했다. 



쓰다보니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홍보만 줄창 한것 같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 부동산 알아보러 다니던 시절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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