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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휘 May 26. 2019

여전히 돈키호테

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테리 길리엄이 연출을 맡았고, 아담 드라이버가 CF 감독 역을 맡아 연기 했고,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여기는 스페인의 노인을 조나단 프라이스가 맡았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은 미국인 CF 감독인 토비가 자신의 촬영팀과 함께 스페인을 찾는다. 그가 맡은 광고의 컨셉은 돈키호테였다. 그러다 토비는 우연한 계기로 자신이 몇년 전 이 근처에서 돈키호테 이야기를 찍은 영화를 보게 된다. 그는 친구들과 영화를 찍으면서, 전문 배우가 아니라 그 지역의 주민들을 섭외 했다. 이때 돈키호테로, 구두수선공을 섭외했고 그 마을 술집 주인의 딸이던 안젤리카도 영화에 섭외했다. 토비는 자기가 찍었던 영화를 떠올리며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 술집에는 여전히 그 주인이던 라울이 있었다. 하지만 안젤리카는 토비의 옛 영화를 찍고 배우란 꿈을 쫓아 마을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러다 구두수선공을 만난다. 구두수선공은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여기고 있었으며 토비를 보자마자 그를 산초라고 생각한다. 토비는 돈키호테로 부터 도망쳤고, 이러던 과정에서 마을에 불이난다. 이 화재때문에 경찰에게 연행되고, 토비를 연행하던 경찰차가 말을 타고 자신의 산초를 찾으러온 돈키호테를 만났고 결국, 토비는 돈키호테의 산초가 되어 그를 따라다니게 된다. 

영화는 돈키호테와 산초가된 토비의 여정으로 이루어졌다. 소설 돈키호테처럼 돈키호테는 풍차를 만나고 둘은 각종 기이한 경험을 한다. 이 기이한 경험들은 현대라는 배경과, 축제 중이라 중근세의 문화를 재현하는 복식과 양식이 자연스러운 상황이 돈키호테의 기이한 행적과 맡물려 돌아간다.


토비는 돈키호테를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고생하게 되는데, 그러다 안젤리카를 다시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 영화는 돈키호테와 토비의 기이한 모험, 즉 여전히 구 시대를 살아가고 믿는 이상한 사람들의 여정에 이상한 사랑의 층위가 더하게 된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의 감독이 영국의 중세 배경 코미디 영화인 <몬티파이썬 시리즈>의 각본과 연출을 했었다는 걸 떠올리게 한다. 이건 좋은 의미일수도 있고 나쁜 의미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몬티파이썬 시리즈가 지향한 방향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몬티파이썬이 어찌되었든 시대극이라면,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캐릭터가 옛시대의 행동과 역할을 연기하거나 어찌되었든 현대라는 분명한 배경 속에서 옛시대의 인물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는 결국 몬티파이썬과 달리 현대와 돈키호테가 살아가는 과거의 시차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시차는 계속해서 관객의 몰입을 방해한다. 관객들의 몰입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의미를 찾는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구시대를 살아가는 돈키호테, 그가 지키고자 하는 기사도. 이 기사도가 우수꽝스러워보이지만 이 구시대적인 삶의 방식이 고결하기도 하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구시대에서 잃어버린 숭고함과 고결함도 있다, 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발견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건 이 영화의 상영 시간에 비해 너무 단순하고 너무나 빈약하다. 더 많의 의미와 상징을 찾아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해도 충분하진 않은 느낌이었다. 영화는 혼란스럽고, 결말은 예상하는 방향으로 나름의 의미있는 방향으로 모아지지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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