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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기 Feb 02. 2022

SELF PROJECT│기록하는 2022년

Prologue│일기 쓰기를 시작하며

2022년 올 한 해는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매일매일 쓰는 것이 목표다. 많이 쓰는 것은 목표가 아니다. 양은 욕심부리지 않을 거다. 5줄이라도 쓰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 


일기 쓰기를 계획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벌써 22년의 1월이 다 사라져 버린 것에서 오는 허무함도 있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줄어드는 내 기억력에 대한 불신도 있다. 기록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도 있고, 내 삶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내 하루하루도 꽤 멋진 날들인데,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기록하지 않고 흘려보냈기에 나는 나의 하루 대신 다른 이의 하루를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오늘은 벌써 2월의 둘째 날이고, 1월은 이미 사라졌다. 12개 중에 1개를 날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바쁜 2월이 시작될 거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그런 것들-설 연휴 동안 푹 쉰 날들에서 오는 여유와 삶에 대한 감사들-은 사라져 버리고, 대신 반복되는 일상과 불만족만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원래 신정보다는 구정을 더 좋아하고, 음력으로 해보자면 아직 22년의 이틀만 지났다. 


일기를 쓰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분명 5줄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어느새 스스로 또 엄청난 것을 기대하고 있다. 책 출판이라거나, 유명인이 된 미래라거나, 그것도 아니면 글쓰기 능력의 향상이라도. 대단한 시작은 대단한 결과를 얻기 어렵고, 오히려 끝맺음조차 안될 때가 있기에 사실 조금 불안하다. 그럼에도 '새 마음'이나 '새 출발'과 같은 대단한 시작을 좋아하는 나이기 때문에 대단한 시작을 해본다.  


이 일기 쓰기의 끝에 무엇인가가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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