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참 맛은 묘하다. 겨우 들이는 재료가 물과 균과 쌀 뿐임을 알아서 그런지. 참으로 수수해 보이는 것들로 깊은 맛과 향을 낸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깊이와 풍미는 혼란스럽게도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더 받는 듯 하다. 막걸리는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비 할 수 없는 깊음을 만들어내는 특징이 있다. 쌀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끌어내는 것도 그 중 하나의 특징이다. 다만 공기의 온도와 습도, 균의 종류와 물까지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무수히도 많이 있지만 결코 같은 맛을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막걸리의 기본 원료는 쌀, 누룩, 물이며, 여기에 다양한 부재료가 추가될 수 있다. 원료의 종류와 비율에 따라 막걸리의 맛과 향, 발효 과정이 달라진다. 어쩌면 미묘한 차이 일지도 모르지만 온도와 습도까지도 영향을 받는 음식이다. 물론 원료를 쌀과 누룩, 물이 전부지만 물질적으로 들어가는 요소 이외에도 많은 조건이 막걸리를 만들어 낸다.
(1) 쌀: 막걸리의 핵심 원료
쌀은 막걸리의 주된 탄수화물 공급원으로, 발효 과정에서 당분으로 변환되어 알코올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멥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며,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제공한다.
찹쌀: 점성이 높아 묵직하고 단맛이 강한 막걸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현미, 흑미: 고소한 맛과 풍부한 영양소를 제공하며, 건강 막걸리에 활용된다.
최근에는 보리, 고구마, 옥수수, 감자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한 막걸리도 등장하여 개성 있는 풍미를 제공한다.
(2) 누룩: 발효를 위한 미생물 공급원
누룩은 곡물을 발효시켜 만드는 발효제로, 미생물(곰팡이, 효모, 유산균 등)이 포함되어 있어 술의 맛과 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입국(粒麴): 일본식 누룩으로 쌀이나 밀을 이용해 만든 일본식 누룩으로, 깔끔한 맛을 낸다.
덩어리 누룩(조선 누룩): 밀, 보리 등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발효시킨 것으로, 복합적인 향과 깊은 맛을 제공한다.
전통 누룩: 쌀, 보리, 밀가루 등 곡물을 기본 재료로 하며, 누룩 곰팡이와 효모를 포함하고 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져 깊고 풍부한 맛을 내는 막걸리에 사용된다.
개량 누룩: 현대적인 방식으로 효모를 추가하여 발효를 촉진하는 누룩이다. 발효 속도가 빠르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상업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3) 물: 막걸리 품질의 결정 요소
막걸리의 약 80% 이상이 물로 구성되므로, 사용하는 물의 품질이 술의 맛과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담이지만 막걸리에 관심을 가지기 전 맥주에 대한 호기심으로 맥주를 직접 만들어 본적이 있는데, 맥주를 만들 때 사용하는 생수를 시중에 파는 두가지 종류로 만들었더니 같은 장소 같은 재료를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통의 맥주 맛이 달랐던 경험이 있다.
물이 술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맑은 물이 있는 곳에서 술을 빚는 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수를 사용하면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우물에서 나오는 물 또한 지하수와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 에서 우물에 사는 산신령이 물을 마르게 하여 좋은 술을 만들 수 없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이 장면에서 막걸리를 만드는 사람이 물에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지 잘 보여주는 예시가 나온다.
물의 성질은 맑고 탁함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깔끔한 뒷맛을 원할 경우 연수(연한 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무겁고 단단한 맛을 내기 위해선 경도가 높은 물을 사용하여 만든다. 연수와 경수는 물의 특징을 설명할 때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이 많이 포함된 정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미네랄들이 많을수록 물은 더 단단한 느낌을 주며, 이를 경도라고 한다.
산도와 온도 또한 막걸리의 맛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산도는 중성에 가까울수록 좋고, 온도는 상온을 지닐 수 있도록 해야 발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물의 온도는 높을수록 균이 살 수 없고, 낮을수록 발효가 일어나기 어렵다,
(4) 기타 부재료
최근에는 다양한 부재료를 활용하여 개성 있는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로 막걸리 본연의 맛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부재료를 사용하여 지역에 특생 있는 막걸리는 만들어 보는 것도 나름의 홍보의 목적이나 생경한 맛을 즐기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과일 (사과, 배, 감귤 등): 상큼한 맛과 향을 더해 젊은 층에게 인기 있다. 한약재 (인삼, 홍삼, 오미자 등): 건강 기능성을 강조한 프리미엄 막걸리에 사용된다.
탄산 첨가: 생막걸리의 자연 탄산감을 강조하거나 인공적으로 추가하여 청량감을 높이기도 한다.
막걸리는 전통적으로 양조(醸造)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기본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원료 준비
막걸리 제조를 위해 쌀을 깨끗이 씻어 불린 후 증기로 쪄서 고두밥을 만든다.
고두밥은 적절한 점성을 유지해야 하며, 너무 딱딱하면 발효가 어렵고 너무 무르면 맛이 탁해진다.
(2) 발효제(누룩) 혼합
찐 쌀에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를 유도한다. 누룩의 종류에 따라 발효 속도와 향미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1차 발효(주모 발효) → 2차 발효(본 발효)의 과정을 거친다.
(3) 1차 발효 (주모 발효)
발효 초기 단계로, 누룩 속 미생물이 활성화되며 당화(糖化)와 초발효가 진행된다.
약 2530도의 따뜻한 환경에서 35일 동안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효모가 당을 알코올과 탄산으로 변환하기 시작한다.
(4) 2차 발효 (본 발효)
주모에 추가로 쌀과 물을 넣고 약 7~14일간 발효를 진행한다.
발효 중에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여 최적의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효모가 활성화되면서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고, 막걸리 특유의 풍미가 형성된다.
(5) 여과 및 숙성
발효가 완료되면 여과 과정을 거쳐 찌꺼기를 제거한다.
생막걸리는 바로 병입하여 출하하며, 살균막걸리는 저온 살균 후 유통된다.
구분 전통 방식 현대 방식
발효제 전통 누룩 사용 인공 배양 효모 사용
발효 환경 자연 발효 온도·습도 제어 시스템 사용
숙성 시간 상대적으로 길음 (2~3주) 단축 가능 (5~10일)
보관 방법 생막걸리 위주 살균막걸리 가능
맛과 향 깊고 복합적 깔끔하고 일정한 맛 유지
유통 기한 짧음 길게 유지 가능
현대적인 양조법은 대량 생산과 품질 균일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일부 프리미엄 막걸리는 전통 방식을 재현하는 형태로 생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