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를 찾는 아바나-쿠바

by SseuN 쓴

국민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서 '박성광'님은 이렇게 외칩니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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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려는 준비를 하는 5월의 어느 날.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선


"울티모"


라는 소리가 거리 곳곳에서 들린다.


아바나는 쿠바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은 곳으로 미국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다양한 인종과 나라의 사람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이곳에 사는 사람은 이러한 풍경이 익숙한 듯, 연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게 앞에서 메뉴를 외치거나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수신호를 연발한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들도 눈에 띈다. 관광지라고 해서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다거나 외국인들이 보는 메뉴판이 다른 경우는 거의 없다. 물자가 부족한 탓에 멕시코 비행기를 통해 들어오는 물량으로 삶을 살다 보니 먹을만한 음식도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겨우 들어간 식당엔 사람들이 가득했고, 많은 건 아니지만 몇 명이 무리를 지어 입구에 서 있었다. 나는 그들 앞에서 외친다.


"울티모"


꼴찌를 찾는 쿠바라는 이야기는 바로 '울티모'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들이 몰려든 곳이라면 어디든 외치는 소리가 바로 '올티모'라는 소리다. 우리나라 말로는 꼴찌 혹은 마지막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자유로운 군집에서 마지막에 도착한 사람을 찾아 그 사람 뒤로 줄을 선다는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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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를 알 수는 없지만 조금 편한 방식을 택한 듯하다. 사람들이 모이고 줄을 서면 뜨거운 태양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울티모'는 줄 서는 사람을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꼴찌만 찾으면 되는 나라. 그래서 내 바로 앞사람을 기억했다가 그 사람 바로 다음에 서면 되는 나라. 그게 쿠바의 매력이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남자 박보검. 연진이를 보고 싶어 하던 송혜교가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만난 장소가 바로 이곳 쿠바의 아바나였다. 분노의 질주에서 뜨거운 질주를 보여준 곳도 역시나 쿠바 아바나의 말레꼰 해안도로이다.


아바나는 그런 곳이다. 무수히 많은 인종이 섞여 세계 어느 곳이라고 할 수도 없는 길거리엔 'Chan Chan'과 같이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영화에 나와 귀에 익숙한 노래가 아득히 들린다. 기타 줄 하나는 분명 그 소임을 다하고 늘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주를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연주에 독특한 음이 섞여 특별한 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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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구시가지는 신시가지에 비해 사람이 훨씬 많다. 새롭게 만들어진 신시가지는 건물이 조금 더 높고 비즈니스나 신혼여행을 온 사람들이 머무르기 좋은 곳이라면 배낭여행이나 현지형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시가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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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 터진 파스타에 모히또 한 잔을 마시며 헤밍웨이의 자취를 쫓아가다 보면 하루 이틀은 금방 지나 버린다. 무수히 많은 그의 자취는 쿠바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 대변해 준다.


이사 한번 쉽게 하지 못하는 쿠바사람들. 여행으로 이곳에 온 사람들. 서로 처지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시간을 만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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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설탕으로 만들어진 독한 술 '럼'처럼 가난함 속에 웃음과 여유를 잃어버리지 않는 쿠바의 사람들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지금에도 눈에 그려지는 듯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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