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괄호)가 먼저야...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순서
1. 냉장고 문을 연다.
2.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다.
3. 냉장고 문을 닫는다.
기린을 냉장고에 넣는 순서는?
1. 냉장고 문을 연다.
2. 코끼리를 꺼낸다.
3. 기린을 넣는다.
4. 냉장고 문을 닫는다.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유행하던(?) 이야기의 한 토막이다. 코끼리나 기린을 냉장고에 넣는다는 상황으로 상상력을 발휘한 대답을 만들어내는 질문이었다. 이러한 질문을 하려던 것은 아니고, 위의 상황을 보면 지켜야 하는 "순서"라는 게 존재한다. 그 부분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앞선 상황에서는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가 있다. 그러한 확신에서 두 번째 상황에서는 반듯이 코끼리를 꺼내고 기린을 넣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상황은 실재가 아니니 진지하기보단 순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유머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합치기와 가르기는 수를 배워야 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그 개념을 바탕으로 더하기, 빼기, 곱하기 그리고 나누기를 배우는 것이다. 이 중에서 하나라도 이해가 안 된다면 사칙연산을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우리 원에 다니는 학생 중에 집에서 연산을 공부하다가 온 학생이 있다. 그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시중에 문제집을 사서 풀었고, 매일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연산을 해왔다고 전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의 계산을 옆에서 지켜보면 규칙에 대한 이해가 없고, 상황에 따라 자신이 세운 규칙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우가 종종 있다. 집에서 한다고 무조건 틀린 방법은 아니다. 단지 그 방법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옆에서 지도를 해줘야 한다. 방법을 처음 배우는 학생의 경우엔 새로운 문제를 접하게 되면 배운 방법 밖에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한 경우에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다른 방법을 떠올릴 수 있도록 상황이 그려지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교육시설에서 온 학생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 꼭 어딜 보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사칙연산은 순서가 어떻게 될까?
사칙연산에서는 처음으로 연산해야 되는 기호는 바로 (괄호)이다. 사칙연산에서 괄호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모든 연산 기호보다 우선적으로 괄호를 먼저 계산해야만 그 계산 결과가 올바르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연산은 괄호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괄호 안에 계산을 가장 먼저 하고 난 뒤에는 곱셈과 나눗셈 혹은 나눗셈과 곱셈의 순서로 계산하면 되는데 곱셈과 나눗셈 중 가장 먼저 나오는 연산을 먼저 하면 된다. 그리고 곱셈과 나눗셈의 연산이 끝나면 덧셈과 뺄셈 혹은 뺄셈과 덧셈 순서로 연산을 하면 되는데 그때는 곱셈과 나눗셈의 연산과 마찬가지로 먼저 나오는 연산 기호부터 계산하면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가장 많이 혼돈하는 경우가 바로 사칙연산이 모두 나오게 되는 혼합계산에서부터 시작된다. 괄호를 포함한 사칙연산 기호가 모두 나오게 되며, 이제껏 배운 모든 연산에 방법을 총동원하여 계산해야 되기 때문에 혼란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선생님들로부터 괄호가 가장 먼저 해야 되는 연산 기호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문제를 보면 괄호 안에 있는 내용부터 계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혼합 계산에서는 종종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괄호를 계산하고 나면 식 안에서 곱하기나 나누기 기호를 찾아 계산을 해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괄호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계산하는 경향을 보인다. 괄호 다음으로 곱셈기호가 오든 나누기 기호가 오든 그 순서에 상관없이 연산을 하는 실수를 한다.
예를 들면,
3+(6-4)+7×5 를 계산할 때,
=3+2+7×5 에서 바로 7을 더하는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괄호를 계산하더라도 다른 연산기호를 헷갈려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특히 관호 바로 옆에 덧셈기호나 뺄셈기호가 있다면 나눗셈 기호와 곱셈기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덧셈과 뺄셈을 연산하는 경우를 말한다. 수많은 저학년의 학생이 이전까지 익숙하지 않은 사칙연산 계산법에서는 쉽게 적응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학생들이 수업을 배우면 이해는 하고 있지만 계산에 들어가면 종종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연산하는 순서를 옆에서 지켜보고 연산하는 순서가 올바르지 않다면 올바르게 지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모님은 이 부분을 가르칠 때 조금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하나의 연산기호를 공부할 때보다 오랜 시간 학생들 곁에서 계산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학생들은 연산의 규칙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문제를 풀 때 그 연산 기호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 습관이 들 때까지는 학생 곁에서 문제 푸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긴장하게 하면 안 된다. 그저 문제를 푸는 동안 다른 순서로 문제를 푸는 경우를 보면 그때만 풀이를 멈추게 하고, 순서를 다시 체크하게 한다. 만약 자율성을 침범하면서 부모나 선생님이 옆에서 풀어주기만 한다면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못하게 된다. 학생들이 자칫 긴장을 하게 되면 그때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부모님의 혹은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그 연산 기호 순서를 찾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