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나는 AI와 함께 '딥 리서치'라는 강력한 시스템을 완성하며, 막연한 아이디어도 체계적인 과정을 거치면 하나의 결과물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글은 그 자신감이 내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대한 기록이자, 이번 연재 1차 사이클을 마무리하는 중간 점검이다.
나만의 콜드 스타트
기술 업계에서는 사용자 데이터가 부족해 초기 서비스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어려운 상황을 ‘콜드 스타트’라고 부른다. 나에게는 이 말이 머릿속에 아이디어는 넘치지만 막상 손을 움직이기 어려운 그 ‘창작의 초기 무력감’을 의미했다.
오랫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완수했지만, 정작 내 의지로 기획해 끝까지 완성한 '나만의 프로젝트'는 손에 꼽혔다. 나는 늘 시작 앞에서 머뭇거리는 사람이었다. 아니, 시작은 해도 완성이 드문 사람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AI와 함께 만든 작은 완성들
그러던 중 AI를 '사고의 파트너'로 삼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생각들이 AI와의 대화를 거치며 서서히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AI와의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그 생각의 파편들을 결과물로 바꾸는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자 비로소 작은 완성들이 쌓여갔다.
크몽 프로필을 다듬는 일이 그랬다. AI와의 대화를 통해 나의 전문 분야와 강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완성했고, 그 결과 'ICT와 ESG 전문 번역'이라는 명확한 포지셔닝을 세울 수 있었다.
링크드인에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AI와 협업하여 주제를 정하고 맥락을 전개하는 나만의 워크플로우를 완성하자, 짧은 글 하나에도 내가 걷는 길과 변화를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작은 시도들이 쌓이면서, 나는 아이디어만 많았던 사람에서 실행 방법을 아는 사람으로 점차 바뀌어갔다.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
애초 나의 'AI 전환 프로젝트' 3부작은 리서치 보고서(1부)를 완성한 뒤, 곧바로 업무용 RAG 시스템(2부)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로세스 설계자'로서 전체 그림을 다시 조망해보니, 처음부터 거대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가장 빈번하고, 가장 고통스러운 지점부터 해결해야 했다. 나에게 그것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놓치고, 글쓰기를 시작하기 어려워하는' 문제였다. 바로 이 글의 주제이기도 한 나의 '콜드 스타트'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계획을 수정했다. 거대한 RAG 시스템에 앞서, 먼저 나의 일상적인 지식 생산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 구축을 시작하려 한다. 이것이 나의 3부작 중 2부가 될 것이다.
전환의 시간
변화는 한 번에 오지 않았다. '30점짜리 보고서'라는 처절한 실패에서 시작해,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을 활용해 작은 결과물들을 만들어내는 과정. 이 작은 완성들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다음 단계를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 더 단단해졌다.
생성형 AI를 '완성의 파트너'로 삼으며 걸어온 이 시간을 나는 '시작'이 아닌 '전환'이라 부른다.
지금까지 총 7편의 글로 AI와 함께 자신만의 길을 찾아온 한 번역가의 성장 기록 1부를 마친다. 이 작은 완성들이 쌓여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길을 열어줄지, 나와 같은 길을 걷는 누군가에게 또 하나의 작은 지도가 되기를 바라며, 그다음 여정도 계속해서 기록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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