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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브이씨 THE VC Aug 16. 2022

현대차·기아차 품에 안긴 포티투닷

'불황형 M&A' 활성화의 신호탄? 

지난주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처음 보도될 당시, 현대차그룹이 주당 12만 9,000원, 기업가치 약 5,700억 원에 송창현 대표가 보유한 지분 36.19%를 비롯해 포티투닷 지분 79.64%(인수가 약 4,542억 원)을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보도되었는데요. 12일 실제 공시된 바에 의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업가치 약 5,836억 원에 지분 73.3%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현대자동차그룹 포티투닷 인수 지분 및 취득금액(출처: DART공시자료)


공시자료에 의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 현대자동차와 기아지동차를 통해 포티투탓 지분의 각각 47.1%와 26.2%를 인수했습니다. 이에 따른 인수 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포티투닷 보유지분은 각 55.9%와 37.3%로, 두 계열사의 합산 지분은 총 93.2%가 됩니다. 주당 인수가는 보도된 바와 같이 12만 9,000원으로, 각각 212만 9,160주와 118만 6,106만 주를 취득해 총 인수가는 4,277억 원으로 계산됩니다.



인수가 4,277억 원, 현대차·기아 품에 안긴 포티투닷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네이버랩스 대표를 지낸 송창현 대표에 의해 2019년 3월 설립된 포티투닷은 카메라와 레이더(감지 장치) 기반의 자율주행 솔루션 '에이키트(AKit)', 모빌리티 플랫폼 'TAP!'과 경량화된 자율주행 지도 'SDx Map' 등을 개발해 왔습니다.


현재 포티투닷의 보유특허 목록을 보면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주행 차량의 차로 판단 방법과 장치',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주행 차량의 차로 판단 방법과 장치 및 이를 포함하는 내비게이션 장치' 등 자율주행 기술 관련 특허뿐 아니라, '차량을 이용한 정보 수집 방법' 관련 특허, 차량 및 차량단말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과 관련된 특허와 해당 데이터를 활용한 주행경로 설정, 그리고 '승차 수요 이력 데이터에 대한 클러스터링 기법을 통한 승객 탑승 예상 지역 결정 방법', '승객의 이동 흐름을 고려한 차량의 이동 경로를 결정하는 방법 및 장치' 등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특허 역시 다수 보유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티투닷의 최근 등록 특허(출처: 더브이씨)

▶ 포티투닷의 특허 등록 정보 자세히보기→


특히 소형 신경망처리장치(NPU)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등을 탑재한 A4용지 반 장 정도 크기의 자율주행 솔루션인 에이키트는 차량 트렁크에 탑재되는 형태로, 포티투닷이 당초 2023년부터 완성체 업체에 에이키트를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었다는 점은 현대차그룹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 설립초기부터 꾸준히 투자에 참여하며 관심을 보여왔는데요. 현대자동차가 2019년 4월 20억 원 규모 시드 라운드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같은 8월에 다시 5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였고, 현대차그룹의 또다른 핵심 계열사인 기아자동차 역시 2019년 10월 300억 원 규모 프리-A 라운드 투자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말 상암동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포티투닷이 기아차의 '니로 EV' 차량 기반 자율주행차량 시범운행을 개시하기도 했습니다.


▶ 현대자동차의 투자집행 내역 자세히보기→



'유니콘 예약' 포티투닷의 인수, '불황형 M&A'의 신호탄?


포티투닷의 송창현 대표가 현대자동차그룹 TaaS 본부장이자 올해 신설된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 총괄 사장으로 재직 중인 만큼, 인수합병 이후 양사가 창출하게 될 시너지 효과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포티투닷의 인수가 자율주행 스타트업 업계에 주는 메세지에 대해서는 시선이 엇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는 최근 "지난해 투자 유치 때만 해도 B사(포티투닷, 인용자)의 기업가치는 5,000억 원 이상이어서 장차 유니콘이 될 것으로 거론됐는데 지금은 4,000억 원대 인수설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 투자 유치 때만 해도 B사의 기업가치는 5,000억 원 이상이어서 장차 유니콘이 될 것으로 거론됐는데 지금은 4,000억 원대 인수설이 나오고 있다"는 VC 관계자들의 증언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냉각되며, 현금에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들이 어쩔 수 없이 할인된 기업가치로 M&A를 택하는 이른바 '불황형 M&A'가 증가하게 될 것이며, 포티투닷 역시 그러한 사례에 속한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지난해 말 투자유치 당시까지만 해도 '유니콘 예약'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포티투닷인 만큼, 시리즈 A 투자 이후 채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이루어진 이번 인수 협상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이 현대차그룹이 책정한 기업가치가 터무니없이 낮다며 반발해 온 것으로 보도된 바 있기도 합니다. 당시 더벨은 현대차그룹이 시리즈A 포스트 밸류에이션 대비 12~13% 증가한 5,600억~5,650억원선을 기업가치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해당 금액과 한국일보가 보도한 인수가 4,000억 원대 모두 12일 실제 공시된 인수가 4,276억 원, 기업가치 5,836억 원에 얼추 부합하는 금액입니다.



해외는 이미 M&A 활발, "성과없는 자율주행, 통합 불가피"


특히 자율주행의 경우, 대부분 2021년 경으로 출시가 계획되었던 로보택시 등, 주요 수익모델의 상용화가 예상보다 크게 지연되며 더더욱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때문에 해외 시장에서는 테크 스타트업 업계 호황이 한창이던 지난해부터 M&A에 의한 통합(consolidation)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실제로도 지난해 토요타(Toyota)가 5억 5,000만 달러에 승차공유 업체 리프트(Lyft)가 자율주행 사업부를 인수하고,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Cruise)가 자율주행 스타트업 보야지(Voyage)를 인수하는 등, 다수의 M&A 계약이 체결됐으며, 2020년 말에도 우버(Uber)가 자사 자율주행 사업부 ATG를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바 있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Aurora)에 매각했습니다. 이에 대해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로보틱스 교수 라즈 라즈꾸마르(Raj Rajkumar)는 지난해 더버지(The Verge)와의 인터뷰를 통해 "AV(자율주행차) 업계는 너무 많은 것을 약속하고, 너무 적은 것을 내놓았다"며 "통합은 이미 오래전에 끝냈어야 할 과제"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중으로, 지난주에도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Bosch)가 자율주행 스타트업 파이브닷에이아이(Five.ai)를 인수했습니다. 파이브닷에이는 당초 로보택시를 통한 상용화를 추진하다 난항을 겪은 뒤, B2B 기술개발로 피봇을 단행하며 보쉬 등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M&A 쪽으로 더욱 방향이 기울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천정부지로 치솟은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의 몸값으로 인해 부담을 느낀 완성차 업체들이 M&A 대신 투자 쪽으로 방향을 틀며 M&A가 크게 위축되었던 2019~2020년과는 크게 대비되는 흐름입니다.


지난주 보쉬에 인수된 파이브닷에이아이(출처: 파이브닷에이아이)



투자 시장 침체 속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전망은? 


때문에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의 향후 거취가 어떻게 될 지에도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더브이씨 데이터에 의하면, 현재 국내에서 투자를 유치한 기록이 있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중 자동차 분야 스타트업은 총 23곳으로, 누적 1조 556억 원의 투자를 유치(지원금 제외)했습니다. 총투자 유치 금액순으로 상위 10개 업체 중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2021년 영업이익 1억 2,301만 원) 단 한 곳뿐입니다. 나머지 9개 기업은 모두 큰 폭의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투자유치 기록이 있는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목록(투자유치 금액순, 출처: 더브이씨)

▶ 스타트업 탐색 (키워드: 자율주행, 분야: 자동차 전체)


아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 및 관계사들의 자율주행차 관련 투자 내역으로, 이번에 인수한 포티투닷 외에 스트라드비젼에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를 통해 투자한 바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트라드비젼은 현대자동차 최근 전장사업(자동차에 포함되는 부품 중 전자장치)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엘지전자로부터도 투자를 유치한 바 있는 업체로, 엘지전자와는 증강현실헤드업디스플레이(AR-HUD)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력도 추진 한 바 있습니다. 주력제품은 인공지능(AI) 기반 카메라 인식 소프트웨어(SW) '에스브이넷'(SVNet)으로, 포티투닷과 유사하게 자동차 제조사 및 1차 협력업체(Tier-1)들이 주 고객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및 관계사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투자 내역(출처: 더브이씨)

 투자/M&A 탐색 (키워드: 자율주행, 분야: 자동차 전체, 투자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스트라드비젼의 경우,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글로벌 차량제조사 및 부품사들과도 탄탄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이미 2018년 시리즈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며 투자금의 약 절반 정도인 150억 원을 독일 협력사와의 레벨4 버스 양상 프로젝트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하고, 2020년 독일 현지 지사를 설립한 바 있는 스트라드비젼은 지난주 글로벌 3대 차량부품 회사인 독일 ZF 등으로부터 1,076억 원 규모 시리즈 C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며 해외 진출 기반 강화에 성공했습니다. 해당 투자에는 현대자동차와 합작 법인인 ‘모셔널’을 설립한 바 있는 미국 3대 자율주행기업 앱티브(Aptiv)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스트라드비젼은 이같은 투자금을 활용해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 중으로, 미국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해 미시간주에 북미 현지법인을 신설하고 현지 엔지니어링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전세계에 배치된 직원과 엔지니어 등 구성원 수도 6월 기준 308명으로 전년 동월(191명) 대비 6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 261억 6,667만 원(영업이익률 -656.4%, 당기순이익 267억 6,580만 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폭도 상당합니다.


일단 투자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대규모 시리즈 C 라운드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며 당분간 자금 관련 어려움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양산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 무렵으로 예상되고 있는 IPO가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초 스트라비전은 IPO를 통해 현재 기업가치의 약 2배 수준인 6,000~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현재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쏘카가 공모가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일반청약 흥행 참패를 기록하는 등, 테크주 대상 IPO 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스트라드비젼의 운명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빌리티 '큰손'들의 자율주행 투자 현황


한편, 현대자동차그룹 외 국내 모빌리티 기업들도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에 꾸준히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중으로, 아래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의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투자 내역입니다. 


쏘카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투자 내역(출처: 더브이씨)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투자 내역(출처: 더브이씨)


그 외 앞서 언급된 엘지전자나 부품사 만도, 포티투닷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던 신한 등도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더브이씨 '투자/M&A 탐색' 탭의 키워드 검색창에 '자율주행'을 입력하고, '투자대상 분야''자동차(전체)'로 선택하신 뒤, '투자자' 항목에 관심 있는 투자자의 이름을 입력하셔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더브이씨 '탐색' 기능 활용법 자세히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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