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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워터멜론 Dec 12. 2018

음악 플레이리스트로 엿듣는 누군가의 취향

더.워터멜론 마케터의 감성

제가 처음 어떤 분을 만났을 때, 그분께서 "혹시 뭐 듣는지 리스트 봐도 돼?"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당연히 봐도 되는데 왜 굳이 조심스레 물어보지?라고 의구심이 들었었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아 그게 나의 아주 사적인 부분이고, 내 감성, 내 취향이 드러나는 부분이겠구나. 사적인 부분에 침범해도 돼?라는 질문이었기에 당연히 조심스레 물어봐야 하는 부분이고요.


예전에 친구와 재밌는 시간을 보내다가 서로 무슨 음악을 듣는지 각자 음악 어플을 켜고(나는 애플 뮤직, 그 친구는 멜론)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근데 그 시기에 친구가 듣는 음악이 죄다 잔잔한 이별 음악인 거예요. 몇 번 듣다 보면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안 그래도 당시 그 친구는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었거든요. 순간 너무 신기했어요. 와, 네가 지금 듣고 있는 음악으로 너의 상황과 감정까지 드러나는구나! 다음에 만났을 때 그 친구의 음악 리스트가 밝은 것들로 채워져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매주 구독하고 있는 생각노트에서 언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누군가의 사적인, 개인 리스트가 공유되는 세상이라고.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면 간직하고 싶어 하는 것은 기본적인 욕심입니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우선 '좋아요'를 해두거나 재생목록(플레이 리스트)에 추가합니다. 새롭게 발견한 취향이 나의 리스트에 들어옵니다. 미약한 소유욕이 발현되고 퍼즐식으로 맞춰지는 음악 취향에 완성의 재미를 느낍니다.


저 또한 누군가의 인스타를 보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 사람이 좋아요를 누른 것들로 어느새 그 사람을 판단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세세한 취향까지 알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아주 사적인 리스트를 염탐하는 게 그 사람을 더 알아가는 과정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의 음악 플레이 리스트를 공유하며 도대체 더.워터멜론에서 마케터로 근무하는 Z는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나와 음악 감성이 맞는 분들이 있을까 두근대기도 하고. 


썰이 길었습니다. 제 음악 리스트, 공유해봅니다.





The Blaze - Opening

https://youtu.be/seeJFCIu9Ho

프랑스 출신 일렉트로닉 듀오로, 사촌지간인 Guillaume와 Jonathan이 멤버예요. 2016년에 첫 앨범을 냈고, 그다음 2월에 낸 'Territory'는 Louis Vuitton 2018 S/S Cruise Show에 쓰였어요. 위에 첨부드리는 곡은 올해 9월에 나온 앨범이랍니다. 둠칫둠칫 비트를 느껴보세요.



김오키 - 점도면에서 최대의 사랑

https://youtu.be/oPhGvJXAyFo

김오키(KIMOKI). 한국의 테너 색소폰 주자입니다. 오키는 처음 재즈 공연을 한 일본의 '오키나와'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원래는 백댄서, 스트릿 댄서로 활동했었는데 재즈에 매료되어 색소폰을 하겠다고 결심한 후 오롯이 독학을 통해 색소폰 주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위의 음악은 이번 앨범 '새턴메디테이션'에 수록된 '점도면에서 최대의 사랑'인데요. 처음 제목을 보고 와, 점도(viscosity) 측면에서 최대의 사랑이 어떻게 표현될까, 제목도 아주 끝내준다 생각했는데. 저 텍스트를 그대로 음미하며 음악을 들어보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새소년 - 긴 꿈

https://youtu.be/tzL4A8hyXc8

아마 많이들 아실 거예요. 새소년!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이 있는데요. 멤버 중 강토와 문팬시의 병역 의무로 인해 아쉽지만 새소년으로서의 활동을 마치기로 했답니다. 12월 마지막 주에 그래서 완전체 새소년으로서의 마지막 공연이 진행된다네요. 열심히 티켓팅 해보려고 합니다!



Astronauts, etc. - The Border

https://youtu.be/YaShp7fiNyk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일렉, 신스팝, 소울 프로젝트예요. 원래 예전 데뷔 앨범은 일렉에 R&B, 소울을 섞어놓은 느낌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무언가 더 신스팝 느낌이 강해졌어요. 요즘같이 추운 날, 방구석에서 조용히 와인 한 잔에 몸을 기울이며 듣고 싶은 음악이에요.



Electric Guest - Dear to Me

https://youtu.be/I1AmkMuB0pA

나왔습니다. 저의 최애, Electric Guest. 제일 처음 이들을 접한 음악은 Mondo라는 앨범의 'Awake'였는데요. 보컬의 그 무언가 쫄깃하다고나 할까요. 챡 감기는 목소리에 저도 차악- 감겨버리고 말았다지요.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이럴 땐 그저 방에서 콕 이불 감고 하루 종일 음악만 듣고 싶네요. 제가 오늘 공유드린 음악을 틀어두셔도 좋고, 각자의 취향대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들로 공간을 꽉 메워도 좋아요. 역시나 개인의 선호에 따라 나의 색깔이 나오고, 그게 바로 나 브랜딩의 시작이니까요(?). 



오늘 여러분의 음악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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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취향을 공유하고 싶은

더.워터멜론 Z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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