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s Make Local 2022 스케치
‘로컬 브랜드’
고향을 가거나 여행을 가거나, 혹은 온라인에서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단어. 최근 ‘로컬’은 그야말로 핫 토픽입니다.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빵 하나를 먹더라도 크고 유명한 대기업의 브랜드보다 특정 지역의 골목에 숨어있는 동네 빵집의 시그니처 메뉴를 찾아다니게 됐습니다.
그렇기에 로컬과 로컬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는 골목길 경제학자인 교수님 뿐만 아니라 동네 빵집 사장님과 취향이 확고한 로컬의 고객들까지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고민의 과정에서 아보카도는 비로컬과 함께 핫토픽을 이야기해보는 자리인 로컬 브랜드 토크 세미나 <Brands Make Local 2022>에 다양한 분들을 모셨습니다. <Brands Make Local 2022>는 다른 로컬 컨퍼런스들과 다르게 어떤 인사이트를 나누었을까요?
브랜드 scene 과 로컬 scene이 만나다
로컬을 브랜드로 만드는 10가지 법칙
로컬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마케팅
애플 사이더 혁명을 일으킨 댄싱사이더
패널토크
“브랜드 씬과 로컬 씬이 만나다”
행사의 흐름은 로컬 스타트업 미디어 BELOCAL의 김혁주 대표님이 이끌어주셨습니다. 각각 다른 주제로 로컬 브랜드를 풀어나갈 아보카도 한재호 팀장님, YC Ground CBO인 문영호 저자님, 댄싱사이더 컴퍼니 이대로 대표님의 3가지 세션과 패널토크를 소개해주셨는데요. 브랜드 scene과 로컬 scene이 만나서 서로가 바라보는 로컬과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내년의 대한민국에 로컬과 브랜드는 어떤 새로운 파도를 일으킬지 주목해주실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이번 <Brands Make Local 2022>의 특별한 점에 주목! 2022년 한 해동안 로컬에 대한 키워드가 회자되는 것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지만, 로컬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이죠. 즉 로컬을 ‘브랜드’와 함께하는 방향성으로 풀어보는 자리, 관계자 및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로컬 브랜드는 어떤 주체가 어떤 이야기들을 할까?’ 등에 대한 궁금한 점을 풀어보는 자리임을 멋지게 소개해주셨습니다.
세션1. 로컬 브랜드가 꼭 알아야 할 로컬을 브랜드로 만드는 10가지 법칙
첫 번째 세션은 아보카도의 한재호 팀장님이 <로컬을 브랜드로 만드는 10가지 법칙>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저희 아보카도는 ‘브랜드 민주화’라는 비전으로 운영되고 있어 로컬 브랜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로컬을 브랜드로 만드는 10가지 법칙은 크게 3가지 궁금증에 대한 답들을 시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로컬이 뭐지? → 결국 지역. 서울을 포함한 모든 지역은 곧 로컬이다.
로컬 브랜드는 뭐지? → 지역을 토대로 활동하는 브랜드가 로컬 브랜드다.
로컬 브랜딩은 어떻게 하는 거지? → 지역과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같이 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역 / 브랜드 / 지속적으로 같이 의 키워드로 10가지 법칙이 태어났습니다. 한재호 팀장님은 아래와 같이 로컬 브랜드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로 10가지 법칙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전국 어디에 있든지 자기만의 관점으로 브랜딩 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기회가 있다”
10가지 법칙들은 사업, 자기다움, 브랜드의 이름과 스토리, 상징요소, 지역과의 연결고리, 브랜드 경험, 인터널 브랜딩, 사업 확장성, 생태계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되었습니다. 각각의 법칙에 함께 소개된 사례들 덕분에 쉽게 와닿는 이야기들이었는데요. 각각의 이야기에서의 한마디 포인트들을 소개해드립니다.
로컬 비즈니스는 브랜드로 시작하라
브랜드는 사실 ‘생존’과는 거리가 있지 않나 하고 생각을 하실 거예요. 너무 한가한 이야기 아닌가? 브랜드 해서 살아남을 수 있나?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가? 그렇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가 있어야 하고, 비즈니스는 브랜드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로컬 브랜드의 자기다움 기반은 로컬이다
자기다움을 어떻게 찾나요?라고 물으신다면, 질문해보세요!라고 답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좋아하나, 나는 무엇을 싫어하나. 이는 곧 모두 브랜드란 무엇인가, 좋은 브랜드는 무엇인가로 연결되는 질문입니다. 자기다움을 찾는 길은 ‘질문해보는 것’이에요.
브랜드 네임에 지역 명칭은 필수가 아니다
청송사과, 안동소주, 나주배는 로컬 브랜드일까요? 로컬 브랜드에는 자기만의 관점, 자기만의 해석,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그게 핵심이거든요!
스토리에 로컬을 녹여라
모두 다 처음 보는 브랜드 일거예요. 그런데도 각자의 사정, 각자의 히스토리, 각자의 시작과 미래 전부가 매력적이잖아요. ‘지역성’이 있는 로컬은 이런 각자의 사정이 ‘더’ 매력적입니다. 지역까지 더해지면 ‘나만 갖고 있는 이야기’가 ‘그 지역에서 나만 갖고 있는 이야기’로 변신합니다.
로컬 브랜드 하면 생각나는 자신만의 상징요소를 만들어라
맥도널드, 배달의민족, 미키마우스, 프릳츠 커피, 아보카도. 심지어 코로나 맥주의 레몬까지. 컬러, 향기, 캐릭터 어떤 것도 상징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기억하게 만드는 것’ 들이라면요!
가까운 곳에 집중하라, 로컬 팬이 중요하다.
‘좁혀서’ 좋아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부터 좋아하게 만들어야죠. 팬덤은 1명부터 시작하는 거니까요. 그 처음의 한 사람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절대 잊지 못할” 로컬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라
지금은 어디든 언제든 아무 때나 아무 데나 갈 수 있어도, ‘시간’이 들기 때문에 한 번만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절대 잊지 못하는’ 브랜드 경험이 중요합니다. 규모의 문제와는 별개로요. 한 번의 경험이 영원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각자의 방식을 통해 잊지 못할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보세요!
로컬 브랜드의 성장은 구성원과 함께 만든다
춘천의 감자밭은 서울에 있는 사람들이 춘천에 와서 살게 하고 싶다는 의지로 출발했습니다. Internal Branding인 것이죠. 내부 구성원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만큼 바깥에서도 그 브랜드를 좋아하게 됩니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단 한 명의 동료가 결정적이기에, 스스로 그리고 동료들과 생각을 공유해보세요!
로컬 브랜드의 확장은 다시 로컬이다
로컬 브랜드가 확장하려면 지역이 성장해야 브랜드도 성장합니다. 브랜드가 성장하면 브랜드가 속한 지역도 성장합니다. 매력적인 브랜드가 지역에 많아질수록 그 지역에는 브랜드도 다시 늘어날 것이고, 결국 같이 성장해나가는 것입니다. 대전이 커지는 길이 성심당이 계속 커지는 길 아닐까요?
연대하라, 함께하라
로컬 스타트업 미디어인 비로컬, 여러 기관, 로컬 브랜드, 브랜드 전문가들이 뭉쳐서 이렇게 <Brands Make Local 2022>가 만들어진 것과 비슷합니다. 지속가능한 로컬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연대로부터, 사람으로부터 로컬이 더 성장하겠죠.
"올바른 브랜드로 가는 길"
책 <날마다 브랜드>에서 나온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로 세션은 마무리됐습니다. 일회성이 아닌 꾸준함과 지속성이 곧 비즈니스가 되고 브랜드가 되기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이야말로 어렵지만 올바른 브랜드로 가는 길이라고 해주셨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로컬 브랜드였던 분들보다는 지역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니 고민이 생기고 고민을 해결해나가며 브랜드가 되어가는 분들이실 겁니다. 로컬 브랜드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로컬과 브랜드를 만드는 일에 한재호 팀장님의 10가지 법칙이 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션2. 로컬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마케팅 이야기
부산에서 와주신 문영호 저자님의 두 번째 세션 <로컬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마케팅>으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부산의 영어학원인 YC College에 팬클럽까지 만들었을 정도로 로컬에서 큰 인기를 얻고 계신 저자님. 심리학을 전공하신 만큼 현재 로컬 브랜드가 팬을 가질 수 있는, 팬을 만들 수밖에 없는 매력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또 깊이 있게 풀어주셨습니다.
“관계, 우리, 그리움의 키워드”
로컬의 요소들은 결국 ‘사람’이 찾는 것들입니다. my mom = ‘우리’ 엄마? 대한민국은 결합의 민족이라고 합니다. 자꾸만 ‘나의’ 것들을 ‘우리의’ 것이라고 부르는 관계가 많죠. 대한민국에서 로컬은 나의 동네보다는 ‘우리 동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결국 로컬 브랜드는 본능인 셈입니다. 또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커뮤니티, 클럽, 모임 서비스의 성공 요소에 숨은 ‘그리움’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주셨습니다. 우리 지역에 있던, 우리 지역에 함께 하던 사람과의 소통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는 욕구를 잘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즉 로컬은 이 관계, 우리, 그리움이라는 3가지 요소가 한 데 어우러져 ‘팬’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파는 행위보다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어, 선택받기 위한 매력을 가지자”
이렇게 우리의 그리움을 건드린 로컬 브랜드는 ‘파는’ 행위가 아닌, 우리라는 단일민족에게 ‘선택당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력이 필요하고요. 가장 맛있는, 가장 잘 가르치는, 가장 노래를 잘하는 이들이 반드시 선택받지는 않는 것처럼,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되 ‘매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매력’을 만들기 위한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1. 소비자들은 ‘아름다운 것’을 보고 제품의 신용과 신뢰를 연결시킨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의사결정에 많은 생각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제품보다는, 가장 좋다고 믿는 제품을 사는 겁니다. 좋다고 믿는 그 결정에는 디자인과 스토리가 큰 역할을 합니다. 맥주를 마시고 싶은 소비자가 오늘 밤 마실 맥주를 고를 때, 독일에 다녀온 맥주 발효 연구가가 만든 맥주는 잘 몰라도 ‘예쁜 맥주’는 잘 고르는 것처럼요. 좋은 제품만으로 성공하는 브랜드는 소수지만, 좋은 제품에 매력을 더한 이들이 더 많은 것이죠.
2. 전문, 정감, 공감이 있는 '스토리'는 감정을 일으킨다.
매력의 또 다른 면에 있는 ‘스토리’를 살펴볼까요. 문영호 저자님의 심리학적 이론에 따르면 이성은 결론을 낳고 감성은 행동을 낳는다고 합니다. 즉 사람들은 이성보다 감성으로 행동하므로, 우리가 원하는 행동인 구매를 이끌기 위해서는 감성을 건드려야 하는 것이죠. 스토리는 감정을 일으키고 행동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저자님은 <브랜드 애드머레이션>에서 다뤄진 ‘어떻게 큰 회사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을까’에 대한 이야기로 스토리에 필요한 요소를 소개하셨습니다. 신뢰를 얻기 위한 전문성, 사랑을 얻기 위한 정감성, 존중을 얻기 위한 공감성. 3가지가 담겨있는 스토리라면 감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요:)
"브랜딩의 핵심은 믿게 만드는 것"
문영호 저자님이 말씀해주신 브랜딩의 핵심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는 게 아닌,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믿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다움을 꾸준하게 가꾸어나간다는 점에서 한재호 팀장님의 말씀과도 연결되는 맥락이죠. 주장이 반복되면 신뢰가 높아지고, 고객의 신뢰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단 하나의 팬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팬으로 시작해서 여러 명의 팬을 만드는 브랜드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로컬. 화두이긴 하지만, 로컬과 브랜드는 결국 ‘우리’이기 때문에 꼭 화두가 아니더라도 끌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끌려온 이들에게 선택당하는, 그런 로컬 브랜드가 되어볼까요:)
세션3. 애플 사이더 혁명을 일으킨 댄싱사이더 컴퍼니
마지막 세션의 댄싱 사이더 컴퍼니 이대로 대표님은 ‘틀을 깨는 긍정의 에너지’ 그 자체였습니다. 내부 직원들을 ‘선수’라고 칭하고, 팬들을 ‘댄서’라고 칭합니다. 호명으로부터 오는 라포 형성에 특화된 브랜드라고 생각했답니다!
댄싱 사이더의 ‘선수’들(내부 직원)은 cool(자기다움) / lively(긍정의 에너지) / defiant(틀을 깨는) 3가지 키워드로 설명됩니다. 자기다움, 대표님들의 긍정의 에너지, 로고 디자인 등 각각의 키워드를 설명해주는 댄싱 사이더의 즐거운 에피소드들을 소개해주셨답니다.
“브랜드의 얼굴인 내부 직원들로 즐거움의 가치를 전달하다”
이대로 대표님은 지금까지의 술이라는 제품은 즐거움보다 ‘과함’이라는 부정적 키워드에 치중되어있다고 생각하고, 함께 마시는 술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즐거움 그리고 대화와 용기에 집중했습니다.
이는 댄싱사이더 내부 직원인 ‘player(선수)’들과 #Cool하고 #Lively한 긍정의 에너지를 가지고 좋은 사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팀원들과 피구대회 사진을 찍기도 하고, 지역에서만 나올 수 있는 리소스로 재미를 추구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죠. 한편 외부에서 만나게 되는 고객인 댄싱사이더 찐팬들은 ‘댄서’로 불립니다. 댄서에게는 고객 관점을 적용함으로써 선수들과 함께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신다고 합니다. 영업사원이 아닌 같이 술을 즐기는 친구로 관계를 형성하고, 구매하세요 보다는 함께 경험해보세요라고 건네는 것입니다. 로컬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가 재미와 라포를 동시에 쌓기 위해서 ‘이름’을 붙여주는 것, 가치와 스토리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답니다:)
“틀을 깨는 디자인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다”
#Defiant(틀을깨는) 디자인을 통해서도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댄싱사이더. 경직된 사회에서 즐기는 모습을 담은 로고 디자인부터, 멜론30(멜론서리) 같은 독특한 스토리를 풀어내는 라벨 디자인, 재치 있는 브랜드 굿즈와 콘텐츠까지. 사이더라는 맛있는 술이 만들어내는 즐거움과 틀을 깨는 용기가 잘 드러나는 디자인들이 가득했습니다.
“충주 사과도, 그 어떤 로컬도. 멋있고 힙할 수 있어요!”
#Glocal이라는 키워드 아래, 로컬에 있지만 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꾸준하게 가지고 계셨다고 합니다. 백화점도 없는 충주지만, 좋은 술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셨대요. 지역에서 살아남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지역 상생을 이끌어내기 때문이죠. 로컬라이즈가 곧 글로벌라이즈가 된다는 의지를 다지며 지방도 멋있고 잘하고 힙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댄싱사이더처럼, 어떤 로컬과 브랜드도 멋지게 잘할 수 있다는 응원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패널토크 : 모더레이터 우승우 대표(우)
김혁주 대표(혁) / 심병철 책임(심) / 이창길 대표(창) / 이대로 대표(이)
한 가지의 질문에 각기 다른 시선으로 360도의 인사이트를 심어준 패널토크! 세션과는 또 다른 인사이트를 얻고 비교적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어주셨습니다.
1. 요즘 브랜딩 잘한다! 고 생각하는 로컬 브랜드가 있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이) 요즘 브랜드라기보다, 테라로사 브랜드가 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로컬의 브랜드로써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그 브랜드를 위해서 그 지역에 가게 하는. 커피라는 콘셉트를 강릉에 뿌리내린 아이디어와 커피 문화를 전 국민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브랜드 아닌가 생각해요. 커피에 빠진 대표님의 공간 설계가 10년 20년이 지나서 빛을 본 것 같아요. 그런 열정과 장기적인 시간 투자를 고려했을 때 요즘의 빨리 효과를 보려는 사회이다 보니 그런 오래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잘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창) 최근에 다시 한번 깜짝 놀란 브랜드인데 서촌유희입니다. 요즘 브랜드는 사실 안 예쁜 게 없잖아요. 맛없는 것도 없고요. 대한민국은 완벽하게 상향 평준화되었구나. 비비고 만두가 나온 이후로 맛에 대한 건 끝난 것 같았어요. 그런 건 많은데, ‘감도’가 뛰어나다고 할까요. 거기에 ‘밀도’까지 들어간 브랜드는 보기 어렵거든요. 예를 들어서, 책이라는 주제로 스테이를 만들 때, 책을 읽는 방식에서부터 시작해서 책을 고르고, 책을 꽂고.. 그런 작업 과정에서 더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받아들이고. 그렇게 감도와 밀도가 쌓여가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또 하나는 브랜드를 하고 있는 리더와 대표가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인천맥주 대표님을 보고 그랬어요. 아는 건 안다고 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는 그런 솔직한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심) 제가 브랜딩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해요.(ㅎㅎ)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놀고 있잖아요. 이분들은 브랜딩 할 때 ‘사람’에서부터 브랜딩을 시작하는 것 같아요. 댄싱사이더 대표님도, 개항로 대표님도 그렇고요. 대표님이 가지고 계신 캐릭터에서부터 시작해요. 좋아하는 활동에서 비즈니스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때 공부하기 시작하는 게 브랜딩이죠. 로컬 크리에이터와 로컬 브랜딩에 접근을 할 때는, 일반적인 상품/아이템이 아니라 사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개항로와 댄싱사이더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혁) 강릉의 송림도향을 초청드렸는데, 로컬에 계시던 분들은 보통 식음료를 벗어나는 영역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으실 수 있어요. 개인 취향이다 보니까요. 그런데 강릉의 송림도향은 소재 가치를 이야기하기도 하더라고요. 우리나라가 나무 자원을 어마어마하게 가지고 있고, 그 영역의 브랜딩을 함께 이야기할 거예요 라는 식으로요. 또 영도의 무명일기는 본인들의 브랜딩의 체계만 구축하시는 게 아니라 ‘영도는 내 거다’라는 마인드로 움직이고 계셔서. 이 브랜드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2. 그렇다면 브랜딩을 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요? 본질이나 핵심은 별로인데 분칠은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아요. (about 밀도와 감도)
(창) 제가 생각하기에도 되게 어려운 단어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사람에 대한 밀도와 감도가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합니다. 서촌유희는 브랜드나 책에 대한 밀도와 감도가 뛰어나죠. 상향평준화됐기 때문에, 이제 브랜딩이 없으면 아마 아예 안될 거예요. 맛없는 것도 없고, 안 예쁜 것도 없는 시대잖아요. 누구나 모든 걸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 달라지기 위해서는 별 차이가 없을 때 누가 더 브랜딩을 잘하냐 누가 더 메시지를 잘 전달했느냐를 다르게 하는 것이 브랜딩이라서요. 이런 브랜딩을 잘하는 게 앞으로 더 중요할 것 같아요. 누구나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이제 국민들은 브랜딩을 감싼 옷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잘 구분해요. 그래서 자신만의 밀도와 감도를 만드는 브랜딩이 가장 중요하죠. 그래야 차이가 극명해지고 따라 할 수 없게 될 것 같아요. 감도와 밀도가 브랜드의 한 끗 차이를 만들지 않을까.
(우) 실제로 사업을 하다 보면 브랜드가 중요한 것도 알고, 경영하면 할 것도 많잖아요. 우선순위 정하기도 힘들 것 같아요. 이대로 대표님은 브랜딩을 잘한다는 게 어떤 의미셨어요?. (ex. 버티기, 좋은 사업 전략)
(이) 스페셜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변화를 주면서 만들어 나아가고 있는데요. 비즈니스이다 보니 업의 성격과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 같아요. 서비스업에 맞는 브랜딩을 제조업에 가져온다고 해서, 그게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브랜딩을 안 하느니만 못한 거죠. 업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 게 중요해요. 생뚱맞은 게 좋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지만, 너무 맞닿아있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우리가 다른 비슷한 기업들보다 무엇을 더 제시할 수 있느냐, 어떤 감성을 더 자아낼 수 있느냐의 영역인 것 같아요.
3. 리소스가 부족한 로컬 브랜드들이 브랜딩을 하는데 어떤 점을 가장 어려워하나요? 어떤 도움을 주고 계신가요?
(심) 브랜딩을 필요로 한다라고 하는 시점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때 이런 분들은, 내가 좋아서 하는 거고, 내 취미고. 그런 관점에서 시작한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걸 시작했는데 어떻게 알리고 비즈니스로 만들까?라는 고민을 정리를 해야 되거든요. 이 분들은 그냥 내가 원래 하던 건데, 이걸 브랜딩으로 연결된다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시는 거죠. 되게 근원적인 것들이요. 저는 그래서 이럴 때, 그 브랜드의 어떤 분야를 해결하고 싶을 때 그 분야에서 대표님을 가장 잘 아는 분을 만나보시라고 해요. 예를 들어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하면, 대표님이 아시는 분들 중에 디자인을 잘 아시는 분을 만나보라고 합니다.
(혁) 팀장님이 ‘나다움’ 얘기를 해주셨어요.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같은 단어를 쓰는데 다르게 얘기하는 경우가 많죠. 로컬 영역에 계신 분들이 ‘나다움’을 이야기하실 때 로컬은 원래 추구하던 삶의 영역이고, 브랜드나 마케팅을 입는 순간 내가 아니라는 생각을 종종 하세요. 여기에서 더 발전해나가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4. 개항로나 댄싱사이더는 계속 더 매력적인 브랜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브랜드를 만드시는 데 가장 어려웠던 것, 어떤 도움을 받았을 때 제일 고마움을 느끼셨나요?
(창) 개항로 프로젝트 진행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우리가 카피가 되면 끝날 텐데.’ 였어요. 내가 한걸 성수동 사람들이 똑같이 따라 하면 어떡하지? 큰 회사가 따라 하면 어떡하지? 가 제일 어려웠어요. 너무 빠르게 잘 되고 빠르게 카피할 수 있는 게 무서움이었죠. 카피가 안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고, 방법은 자원과 시간과 철학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우리 동네에는 40~60개 노포가 존재함을 알게 됐고, 노포랑 콜라보레이션도 하게 됐어요. 그렇게 카피에 대한 걱정을 줄여나갔습니다. 서울에는 없어도 지역마다 있는 ‘텃세’도 힘들었어요.(ㅎㅎ)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까 노포 어르신들이 좋아해 주시게 돼서 벅찼던 것 같아요.
(이) 브랜딩을 잘하려면 실력 있고 좋은 브랜드 매니저, 브랜드 마케터가 있어야 의도하는 메시지를 심어줄 수 있는데, 리크루팅이 참 어려워요. 현실적인 어려움이에요. 서울/경기/인천에 탤런트가 집중되어 있고, 젊은 분들이 당연히 다 이쪽(수도권)에 있으니까요. 지역에서 ‘어떻게 브랜딩을 만들어나갈까’ 고민하면, 결국 제한된 자원 안에서 어떻게 우리다움을 알리고 임팩트를 주기적으로 만들어낼지가 필요합니다. 작은 브랜드들은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되는지도 잘 모르고, 루트가 활성화되어있지 않아서 그런 어려움이 있었어요.
“로컬을 만드는 브랜드, 브랜드를 만드는 로컬. 그리고 사람이 함께 했습니다”
약 50명의 참여자 분들이 함께 해주신 <Brands Make Local 2022>. 각 세션 사이마다 있었던 인터미션에도 로컬과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4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인사이트와 소통이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신선한 기획, 경계를 허무는 용자들의 스토리, 로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생각.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이 4시간의 행사에서 느낀 점들을 하나둘 전달해주셨고, 덕분에 저희 아보카도와 BELOCAL도 뿌듯하게 행사를 마쳤습니다. 이렇게 로컬과 브랜드를 위해 자신만의 분야와 자신만의 지역에서 힘써주고 계신 ‘사람’이 모여주셨으니, 벌써 로컬 브랜드를 위한 10가지 법칙 중 10번을 지킨 셈이네요:)
2022년 열심히 달려온 스몰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를 응원하며, 2023년 아보카도의 또 다른 행사들도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연대하라, 함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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