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레터#02] Z세대가 중독된 플렉스 문화
"오늘 FLEX 해버렸지 뭐야~"
2019년을 뜨겁게 달군 단어는 무엇일까요? 밀레니얼 세대, Z세대가 즐겨 쓰던 플렉스(FLEX)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흔히 쓰는 유행어 같은 말인데요. 최근 지상파 한 토크쇼에서도 플렉스 코너를 만들며 자기 과시, 자랑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냥 단순히 유행처럼 번진 말이 아니라 문화로까지 자리 잡고 있다는데요. 대체 플렉스가 뭐길래 이처럼 열광하는 걸까요? 브랜드들은 이 트렌드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요?
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오늘 수박 레터에서는 Z세대가 중독된 '플렉스 문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플렉스(FLEX)란 단어는 미국 힙합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다, 구부리다, 팔 다리에 힘을 주다 등의 의미가 있는데요. 준비운동을 하며 근육이 올라오는 것에 확장된 의미로 '자랑하다'라는 뜻을 같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힙합에서는 해당 단어를 부와 귀중품을 자랑하다. 과시하다. 뽐내다. 존재감을 드러내다 등의 의미로 쓰고있습니다. 국내 힙합에서도 기리보이, 염따, 빈지노 등 여러 가수들이 플렉스란 단어로 노래를 내기도 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겨냥한 것은 유튜버 염따 덕분입니다. 라이브 방송이나 콘텐츠를 통해 '빠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는 등의 유행어를 만들었는데요. 플렉스를 활용한 티셔츠, 슬리퍼 등의 굿즈를 만들고, 더콰이엇의 3억짜리 벤틀리 수리비를 벌기 위해 자신이 망가뜨린 벤틀리 사진으로 한정판 후드티를 만들어 3일 만에 20억이 넘는 매출을 벌어들이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꾸준한 콘텐츠와 진정성 있는 이야기, 드라마 같은 웃픈 30대 아저씨의 모습으로 자신만의 브랜드, 플렉스 해버린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수박C 코멘트;
힙합 하는 뮤지션의 노래 속 FLEX를 직접 콘텐츠로 접하고 그것을 굿즈 상품화하여 대중들과 공유한 모습에서 젊은 세대와 노는 방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플렉스 하면 염따가 떠오르는 건 당연해진 거겠죠? 플렉스라는 단어가 달리 보이는 날입니다.
12월 4일 이동욱은 토크쇼가 하고 싶어서 라는 프로그램이 방영했습니다. 첫 게스트가 배우 공유라는 것부터가 드라마 도깨비에서의 둘의 케미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역시나 입담 좋은 둘과 감초 같은 장도연의 리액션이 더해지면서 프로그램은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띄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이동욱은 "요즘은 겸손이 미덕이 아닌 시대이지 않나 주어지는 키워드에 플렉스를 하면 자신을 자랑하는 코너"라고 소개했습니다. 바로 힙합판에서 볼 수 있던 플렉스를 토크쇼에 접목시킨 형태인데요. 능청스러운 공유의 대답과 이동욱의 티키타카 케미로 완성되었고 방송이 끝난 뒤 검색창에 플렉스 단어가 급상승하는 등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대중에게까지 전파되는 계기였습니다.
동욱: 대중이 공유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겸손 버전으로 틀에 박힌 대답을 해주시면 될 것 같다.
공유: 이런 질문 나올 때마다 진짜 난처하다"며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동욱: 이렇게 하면 플렉스가 실패다. 플렉스 버전으로 답해달라.
공유: (다리를 꼬며) 자랑할게 너무 많아서 생각을 좀 해야 돼. 잘생겼지 뭐. 뭐 그런 얘기들 많이 하더라. 옷이 공유 빨을 받았다 라고
@수박C 코멘트;
유튜브를 보지 않는 세대들까지도 모두가 플렉스에 빠져버린 시간이었는데요. 공감되지 않는 과시로 가득 찬 플렉스가 아닌 누구나 맞장구를 칠 수 있는 능청스럽고 귀여운 플렉스였습니다. 이렇게 플렉스 한 것이 유쾌 상쾌 통쾌한 시간일 줄이야. 사실 공유랑 이동욱 얼굴이 다 한 거였죠 뭐(진심). 힙합판에서 젊은세대의 유행어로 이제는 방송에까지 진출했으니 많은 브랜드에서 플렉스 캠페인을 기획할 것 같네요.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도 #플렉스 #플렉스했지뭐야 등을 해시태그 한 명품 인증사진들이 올라오고 있어요. 불황 속에서도 국내 명품시장의 매출이 2년 새 3.5배 상승했다고 해요. 소비층의 세대는 1020으로 '90년대생 라면 먹으면서 명품을 소비한다'라는 유사 기사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명품 업계에서도 트렌드에 맞춰 90만~100만 원대의 운동화 제품을 선보이는 추세입니다.
명품 구매 품목 전체 1위는 운동화(27.7%)가 꼽혔습니다.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명품을 소비하고 싶은 세대의 취향을 겨냥한 것입니다. 20대 명품 구매자들은 캐주얼하고 합리적인 SPA 브랜드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명품과 SPA 브랜드 제품을 함께 입는 '믹스 앤 매치'로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연출하곤 합니다.
@수박C 코멘트;
해당 뉴스를 접하자마자 인턴 친구들에게 "요즘 90년대생들은 라면 먹으면서 명품 사니?"라는 라떼향 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도 그런 기사는 많이 보는데 제 주변에는 잘 없어요"라는 일반화의 오류를 맞은 대답을 들었는데요. 일부 Z세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 전부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but) 운동화는 참 예쁘네요.
지난 10월 할로윈을 맞이하여 배민에서 깜짝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배달의 민족 어플을 사용하면서 주문한 총금액을 계산해 주는 것인데요. 배민은 매년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숫자들을 우리에게 선물했습니다. 주문 횟수와 평균 주문 금액 등을 보여주기도 했고 운세를 점치기도 했죠. 하지만 알고 싶으면서도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 이 숫자는 할로윈이라는 시기와 절묘한 깜짝 이벤트였습니다. 정말 깜짝으로 진행해서 이미 기간이 모두 지나간 다음 이벤트를 마주한 사람과 운 좋게 참여한 사람 두 그룹으로 나뉠 정도. 그리고 셀럽들의 어마어마한 인증 금액에 억 소리까지 마주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밴쯔가 1억 7천만 원이라는 주문금액을 찍으며 제대로 플렉스 해버린 것입니다.
@수박C 코멘트;
트렌드에 맞게 자랑하고 싶은 플렉스 하고 싶은 타겟의 마음을 겨냥한 이벤트가 아니었나 싶어요. 알고 싶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불편한 진실의 숫자로 말이죠. 개그우먼 이국주는 2천만 원이 넘는 결과를 인증하며 내가 살찐 이유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내년 할로윈에도 이 이벤트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배달의 민족으로 꾸준히 소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걸 노린 이벤트겠죠? 소~~ 름!
젊은 세대들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고, 플렉스 문화에 중독된 것은 유튜브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패션 유튜버들이 1천만 ~ 2천만 원을 넘나드는 명품을 쓸어오는 '쇼핑 하울 영상' 콘텐츠가 바로 주인공인데요. '나와 같은 나이 때인데 명품을 쇼핑하네' 하는 시샘의 눈초리도 있지만 대리만족이라는 감정으로 인기를 끄는 콘텐츠입니다. 대신 욕해주는 페이지, 대신 먹어주는 먹방 유튜버, 대신 쇼핑해주는 명품 하울 영상 등 감정을 대신 표출해주는 콘텐츠가 2019년의 영상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정도입니다.
소셜에서도 #플렉스해버렸지뭐야 #flex해버렸지뭐야 해시태그의 게시물이 6천건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명품 또는 쇼핑을 하며 태그를 걸기고 하고, 자랑하고 싶은 일상에도 태그하는 문화가 되었습니다. 관련 해시태그로는 #고퀄 #아이폰 #탕진잼 #명품 등이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VIP'에서도 사채를 써가며 명품 하울 영상에 중독된 유튜버 이야기가 짧게 소개되었습니다. 대리만족도 좋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건강한 소비를 위한 인식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르바이트해서 명품 운동화를 사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이 진짜라면 너무 슬프니까 말이죠.
더. 워터멜론의 네 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승윤 건국대 교수와 함께 차상우, 우승우 공동대표가 함께 집필한 <디지털 시대와 노는 법>인데요. 이번 책도 일 잘하는 옆집 출판사 북스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오는 16일 첫 북 토크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2020년에도 지속될 브랜드를 함께 살펴보고 나누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더. 워터멜론이 대한민국 중소벤처기업부 와 창업진흥원과 함께 브랜드를 개발한 국내 최대의 스타트업 페스티벌인 COME UP K-Startup Week ComeUp 2019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80개 대표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 아닐까 하는데요. 브랜드 COMEUP은 '싹이 움트다', '해가 뜨다'등의 의미로 아시아 대표 스타트업 페스티벌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개발되었답니다.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 있는 페스티벌로 계속 나아가기를 응원합니다.
오늘은 마케터 C가 최근에 알게 된 '플렉스(FLEX)'란 단어를 강제로 배워보았습니다. 나름 트렌드에 밝다고 생각했는데 관심이 없던 분야라 늦게 접한 게 억울하기도 하더라고요. 더욱 일상 속에서 진주를 발견할 수 있도록 두 눈 크게 뜨고 탐험하려고 합니다. 저는 플렉스 문화가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야만 하는 젊은 세대의 흔들리는 마음을 투과한 문화가 아닐까 생각했는데요. 조금 더 삶의 의미를 갖고 나만의 가치를 찾으며 남들의 플렉스 한 것을 동경만 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고 자신 있게 나 자신의 브랜드를 플렉스 해버리는 게 어떨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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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워터멜론 마케터 C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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