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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웨이브컴퍼니 Jul 26. 2022

장기 휴가와 워케이션

[Work & Vacation] 아홉 번째 글

※ 더웨이브컴퍼니는 서울을 떠나 강릉, 사무실에서 벗어난 해변, 그리고 로컬에서 일하고 활동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역 그리고 일과 휴가, 워케이션에 관한 저희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하 출처 : 언스플래쉬


"이번 일주일 어떠셨나요?"
"너무 재밌었어요. 그런데 일주일은 너무 짧아요. 2박 3일 같은 느낌이었어요."


지난주 워케이션 프로그램 일로오션에 참여하고 서울로 돌아가던 참가자 분들과 나눴던 대화입니다. 강릉역으로 가는 워케이션 참가자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워케이션은 일과 휴식 중에 일에 방점이 찍혀 있구나.

휴가가 길어지면 워케이션의 필요성이 줄어들까?

한 달 연속으로 휴가를 쓸 수 있다면 어떨까? 등등


이 주제를 가지고 더웨이브컴퍼니 멤버들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휴가를 더 갈 수 있다는 조건으로 보장된 워케이션 기간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일반적으로 '당연히 휴가를 택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멤버들의 답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휴가가 길어진다면?


"좀 더 오래, 연속해서 쉴 수 있다는 점이 휴가가 길어졌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죠."


올 가을에는 유럽으로 여행 가겠다고 마음먹은 멤버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이에 공감했습니다. 유럽, 북미의 관행처럼 여름 혹은 겨울 시즌에 3주에서 한 달 정도, 그것도 연속해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면 단순히 관광을 가는 여행이 아닌, 한 달 살기와 같이 특정 지역에서 생활을 하며 그 도시 사람들과 소통하고 문화와 관습, 새로운 생활방식을 익히는 게 가능해집니다. 어쩌면 제2의 고향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죠. 


또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짧은 휴가기간으로는 엄두도 내기 힘들었던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죠. 예를 들어 자동차로 미국을 동서로 횡단하거나, 국내 전국일주를 할 수도 있고, 시베리아 고속철도를 타고 유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인도, 중국, 남미, 유럽 등 땅덩이가 넓은 곳을 조금 더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있죠. 휴가 때 여행을 가지 않는 경우에도, 시간이 길다면 무언가 배우기에도 충분합니다. 자격증을 딸 수도 있고, 한적한 자연 속에 있는 절, 수녀원과 같은 종교시설에서 마음을 수양할 수도 있죠. 요즘처럼 팬데믹으로 인해 어딘가로 떠나는 게 쉽지 않은 시기에는 집에서 평소와 같은 루틴을 반복하며 에너지를 채울 수 있습니다. 일을 제외하고요. 



업무 시간이 끝나고, 주어진 시간이 부족해서 물리적으로, 심적으로 하지 못했던 일들을 계획할 수 있는데 길어진 휴가의 최대 장점입니다. 반면, 걱정이 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 직장에서 안식월을 가진 선배의 경우인데, 처음 일주일은 회사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에, 마지막 일주일은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일하는 감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걱정이 들었다는 얘기를 하는 걸 봤어요."


이 얘기에 많은 사람이 공감했습니다. 퇴사가 아닌 이상, 은퇴가 아닌 이상, 일을 이어가야 하는데 휴가를 즐기는 동안 잠시 쉬게 되니 걱정이 되는 건 당연한 이치일 겁니다. 지난해 방영했던 tvN 예능프로그램 '온 앤 오프'처럼 일과 휴식을 스위치 작동하듯 끄고 켜면 좋겠지만, 우리 모두는 인간인지라 자연스러운 흐름의 변화에 따르기를 좋아하죠.


해변 오피스에 필요한 도구들 / 촬영 : 더웨이브컴퍼니


워케이션이 장기 휴가와 다른 점


휴가의 장점은 앞서 말했듯이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일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장점만큼 아쉬운 점도 존재하는 게 휴가죠. 그렇다면 워케이션은 이와 같은 아쉬운 점을 상쇄할 수 있을까요?

워케이션이 장기 휴가보다 나은 점은 일의 감각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워케이션은 일과 휴식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자 시스템이지만, 결국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위해서 나은 숙소와 새로운 환경,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과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일을 많이 하든, 그렇지 않든 사무실을 벗어나 일하는 것일 뿐 업무에서 벗어나는 건 아닙니다. 일을 하는 동시에, 쉼을 가져가는 거죠. 


이에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대로 쉬는 것도 아닌데 차라리 그 시간에 휴가를 가는 게 낫지 않나요?"


쉼의 연속성과 완전한 휴식을 원하는 분들에게 있어 ‘휴가를 가는 게 낫다’라고 답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일과 휴식 그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경우, 긴 시간의 휴식을 취할 시간적 여력이 없는 경우에 워케이션은 가장 좋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가져가면서, 내가 원하는 부분을 조금 더 강조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워케이션 프로그램 '일로오션' 참가자의 모습 / 촬영 : 더웨이브컴퍼니


2022년, 한국인, 한국 사회에 있어 워케이션은?


그리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긴 시간 동안, 그리고 연속해서 휴가를 쓰기 어렵습니다. 제도적으로 뒷받침된 곳이라고 해도 업무에 구멍이 생길까 봐, 상사 눈치 보여서 못 쓰는 경우가 많죠.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 육아휴직도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압박감을 받으며 쓰는 경우가 아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예전보다 더 나은 사회적인 분위기와 문화가 이어지면서 계속 그 모습이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에서 대부분 연차는 15일 내외입니다. 소위 말해 풀로 휴가를 당겨 써도 2주라는 뜻이죠. 그것마저 주말과 함께 나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사를 하거나 회사에 안식월 같은 제도가 있지 않는 한 긴 휴식은 실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워케이션은 이러한 점을 비롯해 현실적인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서 일한다는 경험은 휴가지에서 즐기는 휴식과는 다른, 코 워커에게 영감과 창의성, 마음의 안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치지만 쉴 수 없는 당신에게 이러한 경험은 특별한 선물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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