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 Vacation] 열 번째 글
※ 더웨이브컴퍼니는 서울을 떠나 강릉, 사무실에서 벗어난 해변, 그리고 로컬에서 일하고 활동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역 그리고 일과 휴가, 워케이션에 관한 저희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7월 중순, 일로오션 기자 체험단으로 오신 참가자분께서 해준 말입니다. 제주, 부산, 거제, 목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워케이션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이고 있고,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부터는 워케이션을 바라보는 내외부의 시선, 그리고 해외에서 운영되는 워케이션,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시설과 공간, 서비스 등에 대해 알리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로 워케이션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크게 소비자(경영진과 근로자)와 언론, 그리고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제외)의 입장과 그들이 현재 워케이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봤습니다.
"공공기관이나 뉴스에서 유행하는 밈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그 밈의 수명은 다했다는 말이 있죠."
밈(Meme)은 인터넷이나 글, TV 등 여러 송수신 요소와 매체를 통해 특정 장면이나 상황을 또 다른 의미를 지닌 대상으로 여기고 이를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위 문장 역시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만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말이죠. 유행의 가장 마지막에 공공기관과 언론이 반응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언론과 공공기관, 두 곳이 그만큼 확실한 것에 눈길을 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실을 보도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입장에서는 확실한 가능성이 보이는 것을 소개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기도하죠.
그렇다면 지금 워케이션은 확실한 무언가로 변모하고 있는 걸까요?
1. 소비자 -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시험하거나, 영감을 받거나, 아니면 쉬거나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 중인 워케이션 프로그램 일로오션에는 지금까지 많은 분이 찾아주셨습니다. 일과 휴식,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일로오션을 통해 새로운 영감과 동력을 얻고 갔지요. 직접 받는 피드백을 포함해 개인 SNS, 블로그나 브런치 같은 글 콘텐츠 플랫폼에 올라오는 여러 내용을 검토해봤습니다.
B2B와 B2C에 따라 참가 이유가 다르지만, 공통되는 점은 '일과 휴식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였습니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두 가지를 분리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고, 두 가지를 기존 업무 공간인 사무실 밖에서 시도해보려는 경우 등이 있었습니다.
B2B는 기업에서 복지, 휴가 외의 또 다른 혜택으로서 제공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알아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업무 방식과 사내 문화의 변화가 가장 빠른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미 워케이션이라는 키워드가 널리 퍼졌고, 국내외의 여러 지역 중 자사에 맞는,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알아보려고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제주와 부산 등 대도시와 큰 관광도시 외의 새로운 거점, 특히, 강원도의 자연과 코워킹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이미 갖춰져 있는 프로그램과 연계하기 위해서 알아보는 경우였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진들은 새로운 사내 문화, 업무 키워드로 떠오른 '워케이션'이 자사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외국의 사례와 달리 한국에서는 어떻게 적용 가능한지를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팀 전체를 워케이션에 보내는 경우도 있었고, 원하는 사람만 선별해서 참여케 하고 피드백을 통해 장기적으로 워케이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 타진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B2C 형태를 통해 직접 알아보고 참가한 소비자나 B2B를 통해 온 소비자들은 워케이션, 특히 일과 휴식 모두를 동등하게 가져가거나, 일, 휴식 중 어느 하나에 더 집중하면서 다른 부분도 함께 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습니다.
휴식 면을 크게 가져가는 경우에는 정해진 워크 아워(Work Hour)를 압축적으로 활용하면서 그날 해야 하는 일을 완료하고 나머지 시간을 프로그램 참여와 함께 강릉 관광, 여러 가지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체험하는 시간에 할애했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파도살롱 명주점과 송정점의 파도서가, 강릉의 여러 독립 서점 등을 방문해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소나무 숲, 바다, 아르떼 뮤지엄과 같은 전시 공간에서 예술적 자극을 받는 참가자도 많았습니다.
말 그대로 워케이션의 '워크(Work)'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은 대도시의 사무실이나 강릉에서 일로오션을 위해 마련된 코워킹 스페이스나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일로오션에 참가하면서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평소처럼 업무 시간에 일을 하고 퇴근과 동시에 강릉을 즐기고 싶다'라는 말씀을 많이 했습니다. 이전에 더웨이브컴퍼니에서 캠페인으로 진행했던 '오늘 해변으로 퇴근합니다'를 꿈꾸며 오시는 경우였습니다.
저마다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다른 그림을 그리며 워케이션, 저희 일로오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었지만, ‘일과 휴식을 동시에 가져간다’라는 점은 워케이션을 제공하는 경영진, 워케이션에 참가하는 직장인, 프리랜서 등의 참가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부분이었습니다.
2. 언론 - Hot한 키워드를 분석하는 손길들
워케이션이 언론에 노출된 건 몇 해 전부터였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제 워케이션도 익숙해졌지요'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여러 언론사에서도 관심을 갖고 체험기나 리뷰, 각 프로그램과 지역에 따른 워케이션을 알아가기 위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달 진행한 일로오션 체험 기자단 일정에서도 해당 부분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기사를 채우기 위함을 넘어, 워케이션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업무 방식이자, 회사 문화가 국내에 정착할 수 있을지, 국내 여러 지역의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어떤지, 그리고 강릉과 강원도는 워케이션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취재기사를 쓰기 위해 여러 기자분들께서 모였습니다.
프로그램에 실제로 참여한 기자들은 각자 다양한 관점으로 기사의 꼭지를 잡았고, 면밀히 분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언론에서 워케이션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새로운 사내 문화 혹은 복지, 워라밸의 근거로 자리 잡고 있는 워케이션(워케이션의 기본적인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는 기사) 관련 링크
지역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과 관광 및 지역 산업 육성의 해답이 될 워케이션(워케이션의 산업적인 측면) 관련 링크
청년 마을과 청년 일자리 등과 연계한 워케이션 기사 관련 링크
말 그대로 '워케이션'이 지역경제와 청년 일자리, 관광사업과 새로운 업무 방식 등의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면과 예측을 담은 기사들이 많이 발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워케이션이 단순히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외국처럼 확실한 하나의 흐름이자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한다는 기사와 칼럼 역시 언론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한 워케이션을 소개하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지역마다 다른 모습으로 운영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관한 소개, 실제 워케이션 참가 리뷰, 대기업들의 사내 문화이자 복지의 측면으로 워케이션을 주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3. 정부 - '워케이션'을 지역의 새로운 해답으로 삼으려는 움직임
지난 대선 기간 중에 워케이션이 키워드로 언급된 적이 있었습니다. 대선 정책 가운데 관광 육성산업, 지역 경제 활성화의 방안으로 워케이션이 언급된 부분이었습니다. 이는 정당을 떠나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중앙 정부에서 검토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여러 지역에서 워케이션을 자자체 정책으로 들고 나왔습니다.
지난달 19일 장동혁 의원은 워케이션 관련 법안을 준비, 상정할 예정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장 의원은 "일하면 근무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공간 조성과 예산 지원을 제도화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후 7월 21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내 여행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국민여행적금'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관광 활성화 한 가지에만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인프라를 구성하고, 한 달 살기와 워케이션 등을 도입해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 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는 대도시와 지방 중소도시를 연결하고 단순히 짧은 시간 머물다가 떠나는 관광을 넘어, 한 달 살기 혹은 장기 거주를 유도하는 방안으로서 워케이션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각 지자체들 역시 지역 실정과 관광 상품을 결합시킨 워케이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로컬 콘텐츠 기업들과 연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