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찾기

다이어트, 운동일기 18

by 흐르는 강물처럼

8/2부터 8/15까지

홈트. 걷기. 필라테스. 요가.




8/2 토


[아침 홈트, 걷기]

비둘기자세. 런지. 와이드스쿼트.

걷기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조금 속도를 높여 빨리 걸었다.

지난번 주문한 무릎보호대가 배송되어 착용해 보았는데 눈에 띄는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 아쉬웠다.

토요일 아침, 하루를 일찍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오늘 산책은 큰 의미가 있었다.




8/4 월


3박 4일 교육 일정이 있어서 교육받는 장소로 다.

캐리어에 옷과 짐을 챙기다 보니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그저 집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떠나서 그런 것일까.

직장 다니면서 밥 하고 살림하기, 가족들 챙기기, 학원 라이딩...

그 모든 의무로부터 자유의 몸이 되었다.

적어도 4일 동안은.


그러나, 장시간 의자에 앉아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 시력과 집중력, 체력의 한계를 절감하였다.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강의 스케줄은 만만치 않았다.

온전한 자유를 만끽하고 누리는 것은 그다음에 가능한 일이었다.




8/5 화


[아침 홈트, 걷기]

앉은 자세로 한 다리씩 스트레칭, 비둘기자세. 다운독, 무릎 대고 푸시업, 풀플랭크, 마운틴클라이머, 와이드스쿼트

걷기


벽에 눈뜨자마자 좁은 숙소에서 간단하게 몸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새벽이어도 여름 공기는 습하고 어젯밤의 지열이 남아있는 듯 후덥지근했다.

교육받는 곳 근 커다란 호수공원이 있는데, 그곳에 가면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러닝이 과연 대세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뛰고 있다.

러닝화도 챙겨 온 터라 나 역시 뛰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기는 했지만, 호수공원을 크게 한 바퀴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으로 만족했다.

생각보다 덥지는 않았지만 1시간 가까이 걸었더니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방으로 돌아와 샤워하니 한결 몸이 가볍고 원하다.

세탁기에 빨랫감을 돌리고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강의 들을 준비를 하였다.

건강하고 모범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저녁 걷기]

방안 에어컨 소리가 경운기처럼 크게 들려서 간밤에 잠을 설쳤다.

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려고 밖으로 나갔다.

갑자기 '파니니'가 먹고 싶어서 근처 식당을 검색하고 찾아갔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난 후 숙소로 돌아오면서 호수공원으로 향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교각 주변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데, 시간마다 색깔이 바뀌며 잔잔한 물결에 비쳤다.

조명의 불빛은 도시와 호수의 경관을 아름답게 장식하며 어둠을 밀어낸다.

호수가 있는 이곳의 밤은 은은하지 않고 화려하다.

투명한 호수 아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선 마냥 신비롭게 느껴진다.

물속이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몇 년 전 교육 왔을 때 똑같은 장소에서 보았던 그 물고기들은 아닐까? 반갑다.





8/6 수


[아침 운동, 걷기]

앉은 자세로 한 다리씩 스트레칭, 비둘기자세, 와이드스쿼트

빠른 걷기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산책하면서 걸었다.

이틀 연속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서 뿌듯하다.

적어도 여기에 머무는 동안은 밥을 하지 않으니 아침 시간이 여유롭고 마음은 한결 자유롭다.

밥에 얽매인 내 인생이 갑자기 서글퍼진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얼마만이던가.

누가 해주는 밥을 먹는 것 자체만으로, 밥이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8/7 목


교육 일정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에 배정된 수업들을 듣고 오후에는 시험이 있었다.

그것도 시험이라고 나름대로 긴장하고 전날 밤에 열심히 책을 보고 공부했다.

모든 교육 일정이 끝나고 난 후 다시 장시간 운전을 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역시 집이 편하고 좋다.

가족들도 나 없이 잘 먹고 잘 지냈다고 하니 그것도 좋다.

나는 절대로, 결코 서운하지 않다.



8/8 금


교육받는 동안 걷기도 많이 하고 단백질도 열심히 챙겨 먹었기에 체중도 빠지고 근육량은 늘어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결과는 전혀 달랐다.

강의를 듣느라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던 탓일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많이 먹은 것일까.

피로는 쌓였고 체중은 늘었고 근육량은 줄어들었다.

더구나 많이 걸은 탓인지 무릎과 골반 뼈도 쿡쿡 쑤시며 아프기까지속상하고 화가 많이 났다.

아플 때 억지로 운동하는 것도 내 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은 분명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동안 홈트를 멈추게 되었다.




8/11 월


[저녁 요가]

상당한 시간 무릎을 꿇은 상태로 상체를 움직이는 동작을 하였다.

요가나 필라테스는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스트레칭이나 이완을 해주면서 동작을 한다.

그런데, 무릎 꿇은 자세를 오늘처럼 이렇게 오랫동안 하게 하는 것은 정말 별로였다.

무릎 꿇은 자세가 몸 어디에 좋다고 하는 선생님의 설명도 전혀 와닿지 않았다.

그렇잖아도 무릎이 아프던 처지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무릎 꿇은 다리를 풀었다.

요가 동호회 회원들 평균 나 40대, 50대인데...

나이가 들면 관절의 움직임이 뻣뻣해져서 마음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선생님이 정말 모르는 것일까?

모른다면 강사로서 분명 부족한 것이고, 알고 있다면 배려가 없는 것일 텐데.

건강을 위한 요가수업이니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8/12 화


[점심 필라테스]

매트 옆에 서클링이 한가득 들어있는 박스가 나란히 놓여 있다.

수업시간에 쓸 것이니 하나씩 챙겨가라고 한다.

서클링을 하는 날이로구나. 오늘도 죽었구나.’

서클링을 가지고 하는 필라테스 수업은 항상 힘들었기 때문에 긴장이 된다.


똑바로 서서 서클링 위에 한쪽 다리를 직각으로 살짝 올려놓고 몇 초를 버틴다.

비스듬히 발을 올려놓으면 서클링이 쓰러지고, 서클링 위에 발을 너무 세게 누르면 서클링의 탄성에 의해서 튕겨져 나가기 십상이다.

서클링을 세게 누르지 않고 발을 살짝만 올려놓아야 하므로 중심 잡기가 더욱 쉽지 다.

서클링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주변에서 둔탁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동작을 하는 내내 계속되었다.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몇 번이나 흔들거렸다.

복근, 버티는 다리 쪽의 허벅지, 엉덩이 근육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동작이었다.




8/14 목


[점심 필라테스]

앞에 위치한 다리는 살짝 구부려서 서고, 뒤에 위치한 다리는 멀리 뻗어서 앞꿈치만 닿게 선다.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뒤에 있던 다리를 몸과 수평이 되도록 들어 올리며 동시에 두 팔은 손가락 끝이 바닥에 닿도록 내린다.(바닥에 꼭 닿지 않아도 된다).



다시 복근에 힘을 주면서 원래 자세로 돌아오고 다리를 바꾸어가며 여러 번 반복한다.

별거 없는 동작 같은데도 복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에 힘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수업 끝나고 나서 이틀 동안이나 다리와 엉덩이, 허벅지가 땅겨서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정말 오랜만에 끝내주는 근육통을 만났다.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원하는 결과는 별로 얻지 못했다.

그동안의 노력이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되어 속상하고 허무했고, 운동과 다이어트를 계속할 목적과 의지는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예전처럼 절제하지 않고 음식을 마구 먹기도 했다.

무기력의 늪으로 빠지며 마음의 중심을 잃고 허우적대었다.

이런 것을 슬럼프라고 하나.


그러다가 '배우 진서연이 직접 들려주는 엄마적 사고 실천법'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배우 진서연은 영화 '독전'에 출연하여 인상 깊은 연기로 그 인기가 급부상하였다.

나 역시 그녀의 연기를 보고 충격을 받은 바 있다. ]

배우 진서연은 자신을 '의지가 정말 나약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자신만의 팁을 이야기하였다.


배우 진서연은 아주 작고 하찮은 루틴을 정하여 시작한다고 한다.

이루기 쉬운 자그마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들을 아주 조금씩, 천천히, 하나씩 장시간에 걸쳐서 매일매일 해내는 것이다.

그것들을 통해 작은 성취감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것에 대한 관심이 더욱 생기고, 조금 더 해볼까 하는 욕심이 생기면서 그다음 단계의 것들을 실행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내가 나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고 나의 자존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철인 3종 경기'처럼 절대로 해내지 못할 것 같았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결국 해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영상을 보고 나니 내가 처음에 홈트를 시작할 때가 떠올랐다.

첫날은 침대에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요가매트로 가기

그다음 날은 플랭크 10초만 버티기

그다음 날은 20초만...

그다음 날은 30초만...

그렇게 버티는 시간을 늘리다가 동작을 하나씩 더 추가하였다.

동작이 익숙해지면 개수를 늘렸다.

하다 보면 조금 더 해볼까 하는 욕심이 생겼고, 열심히 하게 되었다.

홈트도 처음 시작할 때 그렇게 했다.

초심을 떠올리자. 초심을 찾아보자.

처음 기억을 차분히 떠올리며 조금씩 다시 해보는 거다.

절대로 해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들, 불가능의 영역이라고 판단한 것들도 언젠가 할 수 있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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