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러 가기까지 매일 길고 힘든 길

다이어트, 운동일기 19

by 흐르는 강물처럼

8/16부터 8/22까지

홈트. 필라테스. 걷기. 등산




8/19 화


[아침 홈트]

한 다리 서기. 한 다리로 서면서 두 손으로 땅 짚기.

풀플랭크, 마운틴클라이머, 와이드스쿼트


오랜만에 홈트를 했다.

8월 초 교육 다녀오고 난 이후로 처음 한 것 같다.

운동이 정말 어지간히 재미없고 하기 싫은가 보다.

어쩌면 그게 운동에 대한 진짜로 솔직한 내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조차도 그 생각들을 알지 못하도록 꽁꽁 숨겨놓아야 한다.

나 자신은 이 사실을 몰라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운동을 재미없어하고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 사실을, 운동을 진저리 나도록 싫어한다는 그 사실을 말이다.

나는 어쨌든 이 사실을 영원히 몰라야 하고, 설령 알게 되었더라도 처음부터 몰랐던 것처럼 바로 잊어버려야 다.

.

.

.

그렇다.

나는...

나는...

.

.

.

나는 운동을 좋아한다.

나는 운동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오늘도 운동하고 싶다.

.

.

.



오랜만에 홈트를 하려고 하는데, 한 다리 서기 동작이 하고 싶어졌다.

2년 전 필라테스를 처음 시작할 때는 한 다리로 서는 균형 잡는 동작을 거의 잘하지 못했었다.

다들 잘하는데... 나만 비틀거리고 흔들리는 것 같았다.


어쩌면 홈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만 잘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창피해서, 오기가 발동해서,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어서, 그런 이유로 집에서 조금이라도 연습해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혼자서 연습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로지 그 동작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거울 앞에 가서 다리로 서는 동작을 연습했다.

처음에는 1초도 버티며 서 있기 힘들었고 서 있는 한쪽 다리는 과중한 내 체중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바로 무너졌다.

어느 날 1초를 버텼고, 2초를 버텼고, 차츰 3초, 4초, 5초......

어느 순간 10초가 되었다.

운동을 실행하는 과정은 힘들었으나, 성취감은 달콤한 것이었다.

혼자만의 성취감을 조금씩 맛보기 시작하며, 나는 그 성취의 달콤함을 즐기기 시작했다.

필라테스 수업이 있던 어느 날 나는 전보다 훨씬 균형을 잘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자신감도 생겼다.

그동안 해온 연습으로 나는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왔던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고, 그것을 해낸 것이 감격스러웠다.

잠깐씩이라도 연습했던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나는 나 자신을 ‘균형 잡는 것을 원래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그렇게 나 자신을 그냥 놔두었을 뿐이었다.

무엇이든 연습하고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고 전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 기뻤다.

그때부터 나도 홈트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고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이든 그 나름의 의미가 있고 생각지 못한 시기에 예상하지 못한 형태와 모습으로 보상이 따른다.

한 다리 서기를 해보면서 그때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홈트를 다시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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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 목

[점심 필라테스]




8/22 금


점심시간 헬스장에 갈까 하다가 가지 않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밥 먹고 나서 가만히 앉아있기 뭐해서 동료들은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그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 소파 옆에서 슬퍼를 벗고 양말만 신은 상태로 가벼운 동작 몇 가지를 하였다.

(우리만 있는 공간이어서 가능했다.)


와이드스쿼트, 런지, 런지앤킥, 에어컨 선반 잡고 푸시업


헬스장 가는 것보다는 운동량이 훨씬 적기는 했지만 숨이 살짝 가빠오고 심장도 조금 더 빨리 뛰는 것 같았다.

운동을 하니 숨은 가빠지며 몸은 편안하지는 않지만, 대신 마음의 평정을 얻는다.



[오후 등산]


오후 4시 30분 조퇴를 하고 회사 인근에 있는 산으로 향했다.

회사 동료들 몇 명이서 등산을 하기로 한 날이다.

회사에서 산 입구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동안 생각보다 너무나 뜨거운 햇볕에 온몸이 태양아래 놓인 눈처럼 녹아버릴 것 같았다.

35도, 36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이었다.

그러나, 나뭇잎이 우거진 산속에 들어가니 더위는 한결 덜 했고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이온음료를 꽝꽝 얼려서 갔는데 적당히 녹아서 잠시 쉬는 시간에 시원하게 잘 마시며 갈증을 해결했다.

거의 3시간 산을 타고 내리는 길고 힘든 산행이었는데, 뒤처지지 않고 동료들을 용케 잘 쫓아다니며 산을 올랐다.

힘든 오르막길이 두어 번 있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고 평탄한 산길이었다.

우리가 선택한 산행길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고요하여 운치가 있었다.

어쩌면 날씨가 너무 덥고 습해서 사람들이 산에 지 않고 쉬는 것일지도 모른다.


몇 주간 무릎과 골반뼈가 좋지 않아 운동을 열심히 하지 못하여 이번 산행이 자신이 없었는데 다행히 내 몸은 생각보다 잘 버텨주었다.

꾸준하게 했던 이런저런 운동이 내 신체를 단련하고 다져주어 어느 정도 체력도 강해진 모양이다.

산에 내려와서는 오리백숙으로 저녁식사를 먹으며 반주를 마셨다.

음식도 맛있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 더욱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무슨 운동이든 막상 시작하면 불만 없이 열심히 하는데, 운동을 시작하기까지 또는 운동하러 가기까지 그 과정이 왜 매일매일 힘든 것인지 모르겠다.

사실 교육 다녀온 이후 무릎과 골반뼈 부위에 통증이 계속 있었고 제대로 운동하기 힘든 상태였다.

한동안 운동과 관련된 많은 것들을 멈추어야 했고, 무엇인가를 하려는 의지도 많이 꺾였다. 그중에는 지금 이 운동일기를 쓰는 것도 포함된다.

(그렇다. 나는 지금 이 글로 운동일기를 제 때 업로드하지 못한 변명을 하고 있다.)

나의 신체적 통증과 물리적 상태는 온전한 정신적 의지와 건강한 마음까지 갉아먹어버렸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뭐 해, 이렇게 아프기나 한 걸. 살도 안 빠지고 아무 결과가 없는 걸.

이런 생각이 나를 삼켜 버렸고 나의 기분과 에너지는 바닥의 끝을 모르고 가라앉았다.

운동 한번 할라 치면 여전히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하고 의지를 다져야만 한다.

그런 다음에 이 무거운 몸뚱이를 겨우 일으킬 수 있었다.



스스로 슬럼프로 진단하며 멈춰있던 시간에 머물러 있다가, 서서히 조금씩 벗어나며 나의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몸 여기저기 아프다는 이유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운동을 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드 아무런 결과가 없는 것 같아서였다.

체중과 근육량 숫자는 거의 변동이 없어서 낙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살이 쪄서 입지 못했던 날 바지를 입어보는데, 바지가 쑥 들어가며 지퍼가 어렵지 않게 잠기는 것이었다.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눈바디'로 살펴본 내 복부 분이 예전보다는 날씬해진 것 같았다.

체중계 숫자들만 보고서 실망했었는데,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나는 미세하게 변화하고 있다.

미리 실망하지 말기.

미리 포기하지 말기.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지금의 내가 조금은 바보처럼 생각되어도, 조금은 미련하게 느껴져도 말이다.


보물을 찾기 위해 땅을 파다가 멈춘 바 이 지점 밑에 어쩌면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는 것이니까.

그래, 지금은 멈추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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