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작가 Nov 08. 2021

남편의 육아휴직을 꿈꾸는 은지들에게(1)

남편 육아휴직 8일 차

남편의 육아휴직 4일 차 새벽 1시에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여보, 복직하고 싶어. 너무 힘들어."

이 무슨, 본인이 해서 고민 끝에 육아휴직한다고 하더니 3일 만에 복직하고 싶단다.


무엇 때문에 너무 힘든지 말지 못할 정도로 복합적 마음을 토해냈다.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 해도 티 나지 않고 내가 마음에 드는 정리정돈이 되지 않는 상태, 내일 뭐 먹지, 내일 딸내미 반찬은 뭐해야 할지, 그 와중에 징징거리는 19개월 딸내미 케어까지 이 상황 자체 심리적인 압박감이 상당다고 했다. 나도 육아휴직 기간 내내 그 압박감에 시달렸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었다. 회사 업무는 오늘 내가 달성한 목표, 업무를 기록하는 순간이라도 있지만 집안일&육아는 과거부터 오늘까지 내가 못한 일만 드러나는  연속이다. 해도 티 안나고, 안하면 티 확나는 그런 세상 억울한 업무 중 하나 바로 집안일과 육아.


그래도 남편의 육아휴직이 기대되는 이유는 복직하고 싶어 하는 그 마음 때문이다. 

커피를 아무리 설명해도 한 번 마셔봐야 그 맛을 안다고 말할 수 있듯이 육아휴직도 마찬가지다. 직접 겪어보고 힘든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영역은 부모가 2인 3각 경기를 마라톤으로 해야 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집안일이, 육아가 혼자 힘들기 때문에 함께 사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왜 필요한지 몸소 알게 된다면 이 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즉, 힘든 줄 알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육아휴직이 진짜 육아를 위한 휴직이 되길, 진짜 딸이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시간이 되길, 진짜 인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길

내가 겪었던 육아휴직의 힘듦, 뿌듯함, 행복함을 그대도 느끼기를 그리고 복직은 조금 미뤄두시기를...(치즈케이크 사줬잖아..)






작가의 이전글 아직 봄을 기다리는 은지들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