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망설이는 은지들에게

by 김작가

엄마가 되면 나를 잃어버릴까? 결혼과 출산을 앞둔 여성이라면 한 번쯤 던져봤을 질문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엄마가 되면 오히려 더 성숙한 나를 만날 수 있다. 엄마가 되는 것은 오히려 나 자신을 더 깊이 알게 되는 과정인 일거양득(一擧兩得)이 가능하다. 내가 이 깨달음을 얻은 건 시아버지의 한마디 덕분이었다.

“막창 먹을래? 아니면 삼겹살 먹을래?”

저녁 식사 전 시어머니가 나에게 묻자 시아버지께서 대신 대답해주셨다.

“말라꼬 묻노, 둘다 꾸버 뿌면 되지.(대구 사투리: 그런 질문은 하지 말고 둘 다 구우면 되잖아)” 그 날 저녁 나는 일거양득의 지혜를 얻었고, 막창과 삼겹살 모두 맛있게 먹었다. 그 날 나는 알았다. 인생에서 굳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법은 없다는 것을. 엄마로서의 나도, 나로서의 나도 모두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이를 키우며 나는 내가 몰랐던 인내와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됐다. 물론 완벽하지 않다. SNS 속 반짝이는 엄마들의 모습은 가끔 나를 주눅 들게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더 나아가 성숙한 나를 만나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 고마 둘 다 꾸버 뿌자. 엄마라는 나도, 나로서 살아가는 나도.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내 해피엔딩을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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