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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풍 west wind Dec 01. 2024

비밀 정상회의(1)

무찌마숑_추억섬의 비밀

마리, 텅 비어 있는 흔들의자를 빤히 바라본다. 


마리         마숑, 점심으로 뭘 드시고 싶어요? 


텅 빈 흔들의자를 확인하고,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마리. 

이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다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라진다. 


마리          마숑도 참.... 너무 과묵하다니까. 

                그래요. 점심도 제가 알아서 준비할게요. 

                기대하세요. 호호호. 


타이거, 사라지는 마리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길게, 한숨 내쉬는 타이거. 

다시 흔들의자로 뛰어 올라간다. 


타이거가 올라간 반동으로 흔들리는 흔들의자. 


타이거(N)      마숑이 사라지고....... 

                   마리는.... 안타깝게도...  

                    ..... 마리는 

피터(E)         마리! 저 왔어요. 

타이거(N)      저 왔어요....?! 


타이거, 잔뜩 화가 나서 마당을 향해 으르렁거린다. 


타이거         카아앙!! 


타이거, 이층에 있는 베란다에서 마당으로 뛰어내린다. 


타이거가 뛰어내린 반동으로 더욱 격하게 흔들리는 흔들의자. 


밑에서 들리는 소리. 

피터(E)        아악! 

                  타이거, 아파! 아파! 

타이거(E)     카아앙!!! 

피터(E)        물지 마! 악!! 

타이거(E)     카아앙!!! 

피터(E)        할퀴지 마! 

                  악! 마리! 살려줘요!  

타이거(E)     카아아아앙!!!!! 

피터(E)        나 좀 살려줘요! 마리~! 

                  타이거! 그만... 아악!!! 

타이거(E)     카아아아앙!!!!! 

피터(E)        아악~~! 마~~~리~~~~!!! 


흔들의자, 흔들림이 멈춘다. 

텅 비어 있는 흔들의자. 

.........

 ....

 ... 


아르 공화국. 

대통령의 비밀거처. 

책상에 앉아 있는 대통령. 


그의 전면에 펼쳐져 있는 각국 정상들의 입체 영상들.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남자1         국제유가가 이렇게 치솟아서야...... 

남자2         우리 입장도 생각해 주셔야지요. 

                 귀국의 입장만 내세워서야 서로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여자1         자! 자! 서로 적당 선에서 타협하시죠. 


아르 대통령, 무료한 지 손가락으로 책상을 규칙적으로 툭- 툭 친다. 

그는, 80이 넘은 다 늙은 노인이다. 


남자1         480으로 타협하시죠. 

                우리, 이러다 쿠데타 일어나게 생겼어요. 

남자2         530! 우리 국민도 먹고는 살아야죠. 

남자1         아니, 그렇게 많이 올리시면 우리도 곤란하죠. 

                 임기 말인 제 입장도 고려해 주셔야죠. 

                 다시 재선 되어야, 우리가 살죠. 

                 483! 더 이상은 안 됩니다. 

남자2         아시다시피, 자원엔 한계가 있어요.  

                 우리라고, 뭐 무한정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거 저거, 대책을 세우려면..... 

                 왕국을 유지한다는 게.... 


남자1과 남자2, 계속 협상을 한다. 

그 사이에 끼어드는 다른 정상들의 말로 어수선해진다. 


아르 대통령의 손가락 움직임이 멈춘다. 


일순 조용해지는 각국의 정상들. 


대통령         유가 문제는 500으로 결정하죠. 

                  이의 있으신 분? 

남자1           없습니다. 

여자1           없어요. 

여자2           없음. 

남자2            ..... 흠 .... 없습니다. 

대통령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무리하죠. 

                   전, 다음 일정이 있어서.... 


아르 대통령, 손을 뻗어 영상 회의 스위치를 끄려고 한다.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비르케가 말문을 연다. 

그는 불독이 변형된 수인이다. 


비르케         아르 대통령! 

대통령         네에. 말씀하시죠. 비르케 수상. 

비르케         제일 중요한 사안이 빠진 거 같습니다만. 


아르 대통령, 흥미롭다는 듯 두 손으로 깍지를 쥐고 턱을 괸다. 

잠시, 고개를 좌우로 돌린다. 


대통령         (비르케를 응시하며) 제일 중요한 사안이라... 

                  그게 뭐죠? 비르케 수상! 

비르케         마숑! 


순간 웅성거리는 각국의 정상들. 

(“마숑?”“마숑!!!”“마숑이 누구야?”“살아있어?” 등등의 말들.....)  


비르케와 대통령, 눈빛으로 기싸움을 한다. 


대통령         마숑!  

                  마숑이라.... 

                  참... 그리운 이름이군요. 

비르케         찾고는 있는 겁니까? 

대통령         네. 아시다시피! 

                  본 공화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가 

                  그녀를 찾고 있지 않습니까? 

비르케         어디에 있습니까? 

대통령         글쎄요. 

                  저도 알고 싶습니다. 

                  오랜 세월, 행방이 묘연한 여자라서.... 


비르케, 아르 대통령을 매섭게 노려본다. 


비르케         혹시, 그녀를 감추시고 계시는 거면.... 

대통령         감춰요, 제가? 


아르 대통령, 의뭉스런 웃음을 짓는다. 


대통령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군요. 

                  그럼, 강력한 협상카드를  

                  제가 지니고 있는 거니까. 


비르케, 말없이 아르 대통령을 바라본다. 

그를 제외한 각국의 정상들은 긴장과 곤혹스러움, 기대감 등이 저마다 뒤섞인 표정으로 아르 대통령을 바라본다. 


아르 대통령, 몸을 뒤로 젖힌다. 


대통령         하지만, 아쉽게도, 

                  제 손엔 아무런 카드가 없습니다. 

                  아! 쉽! 게! 도 말이죠. 


비르케, 의뭉스런 표정으로 아르 대통령을 노려본다. 


자신을 바라보는 비르케의 시선을 마주 대하는 아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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